강철의 소녀들 2
테츠카 카즈요시 지음 / 시공사(만화)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전쟁만화라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포탄 날아가고 피 튀고 죽고 미치는 엄청나게 진지한 밀리터리물이거나(액션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 아니면 군대를 배경으로 한 대폭주 하렘물이던지다. 한데, 일단 인기를 끌고 싶으면 캐릭터성을 살릴 필요가 있으니 처음에는 진지하게 하려고 해도 캐릭터 중심으로 미끄러지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아서는, 대중화는 불가능하다. 모토후시 고바야시의 밀리터리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거기다 일본 쪽 물건들은 군 경험이 없어서들 그런지 전쟁을 무슨 '전우들끼리 손에 손잡고 캠프 파이어하는' 수준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대표: 애욕과 불륜이 난무하는 기동주말드라마 건담 시드. 참고로 이번의 시드 데스티니는 신부탈취와 호모 로맨스가 넘치고 있다(…). 뭐 싫다는 건 아니다(먼산).
본인이 좋아하는 것은 1번의 무지무지 진지하고 전술적, 기술적으로 파고든 하드 밀리터리물과 2번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어 보급따위 신경쓸 필요 없는 먼치킨 판타지로 양극화되어 있다. 간혹가다 두 가지가 잘 섞여서 [마부라호-메이드 편]이라는 괴작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에는 워낙에 밀리터리 관련 작품이 부족하니 입맛대로 고를 처지가 아니다(변명). 단, 최소한의 합리성은 지켜줄 것(현실성까지는 안 바란다). 고로 무한파워폭주 드래곤볼 밀리터리 사이드 스토리는 금지. 결국 안 그래도 부족한 먹이가 대폭 감소! 이리하야 굶어죽기 직전에 발견한 것이 바로 [강철의 소녀들]이다.
그림체는 좀 부족하지만 예쁘기는 하니 합격선, 그리하여 기쁘게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다함께 외쳐봅시다. '뭐여!' (계란소년님의 블로그에서 발췌. 물론 허락같은 건 받은 바 없으므로 저작권법 위반~) 미소녀만으로 이루어진 하렘군대가 가차없이 박살나고 머리깨지고 터지고 찔리고 찢어지고 강간당하고 당하고 당하고(강조) XY하고 YZ하는 동네였던 것이다. 하드고어 동인지였냐?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로 야하지 않다. 그저 잔혹할 뿐… 엘프, 네코미미, 안경, 백합, 갖가지 동인틱한 미소녀에 4식 전차와 돌격포, 고지점령전과 방어전, 강간살해와 부상자 사살, 기타등등 실로 하드한 전쟁 극화를 적당히 버무려 양푼에 담아서 턱 내놓은 느낌이랄까. 소소한 번역, 특히 군사관련 용어에 관련해서는 문제가 좀 있지만 그거야 우리나라 사정상 어쩔 수 없고 이 무시무시한 작품에 덧칠이 거의 없다는 게 굉장하다. 그림체 자체가 못그린 거야 뭐 어쩌겠나. 어쨌거나 대대는 박살나고 레타는 포로로 잡혀서 위안부로 끌려가고 나라는 정복되고 동생은 강간당하고 있는 현재, '이놈의 작가'는 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나갈 것인가? 인생이 어쩌구 인간이 저쩌구하는 개똥철학도 없고 화려한 액션보다는 마구 죽어나가기 바쁜, 상당히 삐뚤어진 감각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다(나는 이해하고 있다…). 그런고로 할 말은 하나뿐. 적당히 하고 빨랑 다음권 내놔, 응? 늑대 돌격포로 편집부 긁어버리기 전에…
2권 이후가 영 소식이 없어서 3, 4권은 원문으로 살까 말까 고민중이다. 일본어도 모르면서…--; 참고로 3, 4권에 대한 다른 분들의 감상을 볼작치면, "반항한다고 어린아이까지 죽이지 마!!! 이놈의 작가야!!! T_T" 라던가? 한술더떠 이 물건은 계간지(봄, 여름, 가을, 겨울 1년에 4권 나오는 잡지)에 연재하고 있단다. 먼산.
솔직히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건 나만 보고 즐기면 그만♡. (자폭성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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