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시티 세트 - 전7권
프랭크 밀러 지음,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하드보일드의 극한이었던 1-2권.

1권에서 뜬금없던 대사들은 2권에서 대체 어떤 일인지가 설명이 되어, 두 권이 같이 그려졌던가 최소한 2권까지의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다만 1-2권의 장면들이 3-7권의 구석에서 나타날 뿐.

게다가 3권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한 괴물들은...

뭔가 상당히 착각하고 있는 아메리칸 닌자가 7권까지 꾸준하게 등장하는가 하면, 7권에 들어서는 슈퍼코만도(...)가 이건 뭐 와아~ 시대를 3천년 정도 착각한 완력과 넘쳐나는 전투본능, 그리고 그 이상의 무식함으로 가로막는 모든 것을 때려부수며 전진하던 하드보일드한 전권의 주인공들에 비해 이 친구는 날고 기고 구르고 심지어는 "무기 수집을 취미로 하는" 옛 전우까지 불러들여 압도적인 화력으로 끝장내버린다.

람보도 그랬고 레드 브리게이드(라는 B급을 넘어 C급에 육박하는 소련! 영화가 있었다. 참고로 국내 출시명은 붉은 군단. 어쩌다 여단이 군단으로 강화되었는지는 묻지 말기로 하자)도 그랬고 자고로 "잠자는 참전용사를 건드리지 말라"는 선인의 경고를 무시한 죄를 참으로 엄하게도 치른다.
그러고보니 람보는 베트남 참전, 붉은군단은 아프간 종군... 그렇다면 관습법에 의해 이 슈퍼코만도는 이라크나 아프간에서 부상 입고 퇴역했을 게 틀림없다고 본다. 이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특히 '빛과 그림자의 장난'도 미묘하게 그 맛이 변해서, 초기에는 날카롭게 그려낸 펜선으로 나뉘어져 있는 펜화라는 느낌이었던 그림체가 7권에 들어서는 묵화 비슷한 느낌이 되었달까. 나쁘진 않지만, 아메리칸 쿠노이치와 슈퍼코만도의 압박 덕분에 완전히 다른 만화가 되었다.

다른 만화라고 생각하면 제법 괜찮다. 아니, 아주 멋지다. 초반의 칙칙하고 진득한 하드보일드가 사라졌다는 게 아쉬울 뿐.

아, 그리고 이건 번역 문제냐, 아니면 진짜로 내용이 이상한 거냐?
7권의 슈퍼코만도가 만나러 간 "무기 수집을 취미로 하는" 노병은 대위님인데, 그 대위는 우리들의 슈퍼코만도를 중령이라고 부르면서 말을 놓는다. 번역자가 커널과 루터넌트 커널을 착각한 걸까, 아니면 중위 시절 대위님 밑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다 대위님은 부상으로 퇴역하고 우리들의 슈퍼코만도(...그만해)는 DIA와 SEAL과 operation D와 NSA(잠깐!?)와 MIB에서 경력을 쌓아 중령까지 올라갔다가 뭘 잘못해서 아프가니스탄에 침투, 아프가니스탄 공군 F-18C의 호위를 받으며 산악 동굴로 숨어드는 빈 라덴을 쫓아가다가 프레데터를 만나 퍼플하트를 받은 걸까?

...개인적으로 후자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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