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요리 살인사건 미식가 미스터리 1
피터 킹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터 킹은 런던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등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한다.그리고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의 요리사에 버금가는 요리 실력을 자랑한단다. 그런 사람이 쓴 추리 소설은 과연 어떨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요리의 묘사도 현실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전직 요리사 이면서 지금은 희귀한 식재료나 와인을 구해주거나 대체 향신료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은 식탐정으로 불린다. 추리소설 마니아 이기도 한 주인공은 진짜 사립탐정이 되고싶어한다. 어느날 유명한 레스토랑의 소유주 레이몽이 주인공을 찾아와 경쟁 레스토랑 [르 투르케 도르]의 가장 인기있는 요리의 레시피를 알아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주인공은 식자재가 배달되어오는 차를 관찰하고 식당 주방의 오븐을 멀리서 슬쩍 보기도 하고 쓰레기통을 뒤져 그 요리의 레시피를 알아낸다. 주인공은 요리에 관해서는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이 판명되는 순간이다. 며칠뒤 [르 투르케 도르]의 소유주가 주인공을 찾아와 자신의 식당을 누군가가 망치려 한다며 그것이 누구인지를 조사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르 투르케 도르]에서 열리는 서클 오브 카렘의 만찬회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뜻하지 않은 죽음을 목격하게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단연 요리와 와인이다.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향신료 부터 시작해서 많은 요리들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 그래서 주석이 많이 달려있다.  그리고 어떤 요리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리는 지도 소개가 되어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지금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지 요리책을 읽고 있는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이 작가의 요리에 대한 지식에 감탄을 하게된다. 제목에 살인 사건 보다 프랑스 요리가 먼저 나오는 이유를 알것 같다. 
요리에 너무 힘을 주다 보니 살인 사건의 범인을 밝혀 내는 추리 부분에서는 긴장감이 좀 덜했던것 같다. 범인이 의외의 인물이긴 했으나 놀랄 정도 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식탐정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게 되서 좋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요리와 와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을 다 먹고 마셔볼 수 없음에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비잠
이란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사극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드라마 장르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넣어서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많고 이야기가 복잡하다 보니 처음 부터 보지 않으면 좀체로 이야기를 따라 잡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나비잠은 KBS 제1회 미니시리즈 공모 당선작을 소설화 한 작품이라 드라마를 보듯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최고의 기생 매창은 부안으로 내려온다. 어느날 양반에게 곤란을 겪고 있는 매창을 허균이 구해준다. 이 짧은 만남으로 매창은 허균을 마음에 담는다. 허균 역시 매창을 마음에 담는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소년 광해군이 있다. 광해군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부안에 내려와 몸을 사리고 있는 중이다. 광해군도 역시 어떤 계기로 매창을 마음에 담고 살아왔다. 머리를 올려주겠다는 신관사또의 제의를 거절한 매창은 양반을 기만했다는 죄로 옥에 갇히게 된다. 허균과 광해군, 그리고 기방의 행수 경패는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창이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진다. 

오해로 인한 허균과 매창의 엇갈리는 사랑, 최고가 되고자 벌이는 능애와 매창의 내기, 도도하고 정갈한 매창을 시기하는 관능적인 능애, 출생의 비밀, 매창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 매창의 신변을 보호하는 무술 잘하는 어릴적 친구, 부안 최고의 부자와 그의 망나니 아들등 미니시리즈 공모 당선작답게 드라마의 구성요소들을 고스란히 소설에 담고 있다. 

시장에서 곤란을 겪는 매창의 손목을 잡고 도망가는 허균, 사극에서 수없이 보아온 장면이라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눈앞에서 영상이 그대로 펼쳐지는 듯 했다.  신관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는 도도한 기생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고, 아무생각 없이 음주가무를 즐기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똑똑하고 사회 의식 있는 선비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광해군과 매창 그리고 허균의 삼각 관계라는 설정만 신선했고 내용은 식상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슴에 사랑을 묻어두고 적당히 물러서서 서로를 그리는 그들의 사랑은 요즘 드라마에서 흔히 볼수 없는 얘기였다.
나비잠이라는 제목처럼 아련한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기적 유전자 - 2010년 전면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대중들이 널리 읽을 수 있는 진화론에 관한 책이라 무지에서 탈피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도 관심을 끌었다. 

모든 유전자는 결국은 이기적이란다. 그럼 이타적 행동을 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도 역시 이기적인 이유에서 나오는 행동이란 거다. 예를 들어 포식자가 나타났을때 위험을 무릅쓰고 경고를 하는 개체는 포식자의 눈에 띄어 잡아 먹히기 쉬운데도 다른 동료들을 위해 그렇게 한다. 이타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혼자 도망가서 생존할 확률 보다 자기가 경고를 하고 같이 도망가는 것이 더 생존 확률이 높다는 이기적 유전자의 조종 때문이란 거다. 
모든 개체의 행동은 이런 이기적 유전자의 조종에의해서 일어나고 개체는 유전자가 조종하는 생존 기계라는 것이다. 유전자는 번식 통해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단다.  유전자는 번식을 해야만 계속 생존 하기 때문에 40대 이전에 번식을 못하게 하면 인간의 수명이 더 길어 지지 않을 까 하는 재미있는 추측도 있다. 

동물의 행동은,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그 행동을 하는 동물의 몸 내부에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그 행동을 담담하는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가진다.(p410)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p318)  문화도 진화를 하는데 그 속도가 유전적 진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단다.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이라는 단위를 밈이라 한다. 밈은 한 뇌에서 다른 뇌로 퍼져 나가면서 그 수가 늘어 난단다. 어디선가 들었던 밈이 이런 뜻이란걸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어디선가 들었던 얘기들도 종종 나온다.  죄수 둘이 따로 놓고 둘다 죄를 말하지 않으면 살고 나는 죄를 인정하고 상대가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다 뒤집어 쓰고 반대가 되면 상대가 다 뒤집어 쓰고 둘다 죄를 인정하면 혼자 인정하는 것보다 형량이 줄어든다면 나는 결국을 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와 친할머니 보다는 외할머니가 더 나를 사랑한단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바람을 폈을 수도 있기에 자신의 핏줄을 확신 할 수 없고 외할머니는 자신이 낳은 딸이 낳은 자식이기에 핏줄을 확신 할 수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내가 알고 있을 정도이니 이 책이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을 지 짐작 할 수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35세에 이 책을 출판했단다. 30대에 이렇게 많은 실험과 자료를 토대로 이런책을 쓸 수 있다니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세계적인 석학 리처드의 도킨스'란 수식어가 과장은 아닌듯 하다. 
그런데 인간이 유전자의 운반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좀 씁쓸하다. 이런 이유로 아마도 30년동안 이 책이 화제가 되고 끊임 없이 논란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유명한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 중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에 이은 두번재 작품이다. 표지가 발랄한걸로 봐서 음침한 추리소설은 아닌듯 하다.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면 꽤 유명한 작가인것 같은데 나는 처음 접한다.  이 한권의 책으로 작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실직한 마코토는  자신에게 닥친 계속된 불운에 화가 나서 하자키 해변에 화풀이를 하러 왔다. 바다를 보고 나쁜놈이라고 외치고 있는데 멀리 넘실거리는 파도위에 뭔가가 둥실 떠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 그것이 사체란 것을 알게된다. 모든것을 처분하고 몇가지 짐만 챙겨온 마코토는 사체를 발견한 사람으로 경찰에 협조를 하기 위해 하자키에 머물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헌책방에서 한달동안 일하게 된다. 헌책방 주인은 로맨스에 빠져 로맨스 소설만 팔고 있는  노 부인 마에다 베니코 이다. 헌책방 어제일리어란 이름도 마베니코가 처음 로맨스 소설에 빠지게한 <핏빛 어제일리어>란 소설 제목에서 따온것이다.  마에다 가문은 하자키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문이다. 해변에서 발견된 사체도 이 마에다 가문과 연관이 있다.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추리소설을 만났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별의미 없을 것 같은 행동과 말들이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준다.  예를 들자면 마코토가 헌책방에 우연히 들르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식이고 사건 현장의 목격자들의 증언을 보면 그냥 별 의미 없는 사람들을 본것 같지만 사실은 사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식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개성있고 재미있다. 이런 등장 인물들이 무심코 툭툭 내뱉는 대사들이 재치가 있고 웃을을 유발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표현들이 마음에 들었다.
사체가 나오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소설이 이렇게 상큼하고 발랄할 수가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 지 모르겠는데 딱 내 취향의 소설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추리소설을 쓰는 것 같은데 일단은 하자키 시리즈 부터 다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루
주원규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교 문제와 재개발 문제를 정면에서 비판한 소설이란 자극적인 문구를 보고 이 책에 끌렸다. 
평소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아서 인지 종교와 재개발이 어떤식으로 엮여 있을지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안수를 앞두고 있는 세명교회의 전도사 이다. 지금 세명교회는 교인이 2만명이 넘는 거대 교회이다. 이런 거대 교회의 담임 목사는 처음 세명교회를 일군 조창석의 아들 조정인이다. 조정인은 일찍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미국 금융권에서 일하다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명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조정인은 제대로 된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터라 그의 목사로서의 자질은 형편이 없다. 그래서 그의 설교문도 민우가 몰래 써주고 있다. 민우는  나약한 인간이라 이런 부조리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도 취할 수가 없다. 
세명교회 앞에 미래시장은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재개발 사업에 가장 큰 사업자는 세명교회이다, 그래서 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철거시켜야 했다. 시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갈곳이 없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속에 민우와 같이 신학대학에 다니던 윤서가 있다. 민우는 교회를 대신해 윤서와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서로 부터 재림 예수가 시장에 나타났다는 말을 듣게된다.

교회가 이런식으로 몸집을 불릴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허름하고 낡았던 지역이 멋진 빌딩들이 줄지어 있는 깨끗한 거리로 탈바꿈 할 때 한쪽에서는 살 곳을 잃고 거리로 나 앉는 사람들의 눈물이 있구나 싶었다.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노약자들고 구성된 시위단에 용역 회사의 쇠파이프가 날아들어도 꿈쩍도 않는 경찰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이런 현실을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거대 교회의 물질적 욕망, 철거민들의 안타까운 상황, 재림 예수등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다. 그 하고 싶은 말을 소설속의 '이 땅에 나타난 재림 예수'란 게시물에 담아낸것 같은데 그 뜻을 다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종교적인 감성을 띈 문장은 한번 읽어서는 선뜻 와닿지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나서도 뭔가 끝이 덜 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주인공 민우도 작가처럼 생겼고 세명교회를 벗어나 작가처럼 대안교회를 운영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