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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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의 등대지기로 오랜 시간 혼자 살고 있는 새뮤얼그는 세상으로부터혹은 폭력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해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2주마다 한번씩 오는 보급선외에 접촉하는 이는 없다사람들의 권유에 뭍으로 나갈 시도는 해봤으나 사람들과 함께 뭍에 도착했을 때 몇발자국 걷지 못하고 찾아오는 이유 모를 공포와 호흡곤란으로 다시 섬으로 돌아와야 했다그에게 섬은 주거를 위한 곳이기에 앞서 안식처다외롭지 않다그렇게 그는 섬이 된다.


 

그럴듯한 사건이나 긴박한 일들이 없는 섬에 어느날 시체가 떠내려왔다잊을만 하면 어디엔가 떠내려오는 무연고 시신들이 있었기에 놀라지는 않았다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그를 밀었는데 그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사경을 헤매는 한 남자가 새뮤얼의 섬에 들어섰다그들의 동거가 시작됐다타인과 함께하는 이전과는 다른 하루하루,새뮤얼은 그와 공존할수 있을까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난민임이 분명한 남자와 새뮤얼의 동거는 침묵 자체가 불안과 공포가 되고 서로의 손끝 하나의 움직임조차 주시하게 되는 묘한 공기를 만들어낸다그런 불안속에서 새뮤얼은 잊고 있던 자신의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두려움이 커진다나라가 식민지가 되면서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쫒겨났던 어린시절,식민지의 나라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던 아버지그리고 소원하던 독립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줄 알았던 나라가 부패정권군부독재로 이어지고그들과 투쟁하던 많은 국민들그중에 하나였던 새뮤얼은 정치범으로 25년을 감옥에서 지내다 나온 세상은 가족마저 그를 반기지 않았다그렇게 섬에 정착하게 된 새뮤얼에게 23년간 유지해 오던 일상의 삶에 균열이 생긴다.

 


 

평화로운 삶속에 낯선 타인이 함께 하는 나흘동안 소통이 안되는 두사람의 사이에서 어떻게 불신이 쌓이게 되고 불안이 되는지어떻게 의심과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나흘간의 이야기로 펼쳐진다또한 둘의 이야기 속에 새롭게 생각해볼 거리는 불안정한 정세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난민들의 삶과 식민지 시대를 거쳐간 나라에서 개인의 얼마나 무참히 배척되고 무너질수 있는지 무심한 듯 써내려간 문장들은그래서 오히려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이미 다른 나라에서 작가로 인정 받던 작가가 정작 자신의 나라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소설속 이야기가 역사의 상흔을 다뤘다는 이유였다한다출간이 거부 되다가 신생 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하면서 셀로 뒤커상을 수상받게 되면서 자국에서도 주목 받게 됐다고 하는데 작가의 이력도 소설 같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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