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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정전
오가와 사토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평점 :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기대이상이었다. SF적인 요소는 분명 있으나 대놓고 SF는 아니기도 하고 그보다 내용이 탄탄하다. 각각의 단편이 조금씩 결이 다르지만 출판사 소개글에도 있듯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이라는 점은 각 단편의 공통점이라 볼수 있다.
읽으면서 발견하게 된 하나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단편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들과 아버지, 아버지의 행적을 따라가는 아들, 아들에게 무언가를 남기는 아버지. 그들의 이야기들이 억지스럽지 않게 가슴이 뭉클해지는 지점이 있었다는 것도 좋았다. 그중에 세편의 단편을 적어본다.
#마술사
마술사로 명성을 떨치던 리도는 마지막 공연에서 시간여행을 선보이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후 20 년동안 그의 아들과 딸(현직 마술사)이 그의 마지막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그의 마술의 비밀을 파헤치고 급기야 그 비밀을 풀고 딸은 그의 마술을 완벽하게 재현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아버지 리도의 시간 여행 마술을 막기 위해서 또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한다
#무지카문다나
과거에는 음악이 우주였던 남자, 처음에는 공포의 우주로, 나중에는 세상의 모든 것으로의 였던 남자.지금은 음악이 지극히 현실이 되어버린 남자 [다이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년후 아버지의 유품을 어머니에게서 받는다. 그렇게 트렁크에 들어있던 유품중에 카세트 테이프 하나, 유명한 작곡가였던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 테이프에는 ‘다이가를 위해’라고 쓰여져 있다. 듣고 또 듣고 음악을 분석하고 연주된 악기를 파헤치다 결국 이 노래가 연주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며 물건을 사고 팔수 있는 화폐의 가치를 가지는 곳인 델카바오로 향한다.
#거짓과정전
6개의 단편중 왜 책의 제목으로 쓰여졌는지 알 것 같은 단편? 아니 중편에 해당하는 이 글은 짧은 영화 한편을 후딱 본 느낌이 든다. CIA, KGB, 마르크스, 엥겔스, 첩보와 과학과 시간여행.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내용이 스릴있다. 이야기를 읽다가 역사의 한순간이 나오는 페이지에 자꾸 돌아보게 하는데 그 페이지가 이야기의 키를 쥐고 있는 순간이라는 것을 다 읽어나서야 할게 된다. 이 단편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사건을 더 만들어 장편으로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할 정도로 짜임새가 탄탄했다.
여러분야의 책을 좋아하지만 손이 덜 가는 장르가 SF 다. 나 SF 소설이야 ~라도 대놓고 SF 인건 내용을 따라가기도 힘들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 서포터즈 선택도서에서 이 책을 제외했다가 4월 출간 도서 일정이 지연되면서 뒤늦게 받아본 책이었다
처음 선택 도서를 놓고 고민할때는 표지가 맘에 안들어서 선택을 고민한 것도 있었는데 읽고 나서 보니 이야기의 어떤 면을 부각하고자 했는지 알 것 같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바라보는 남자, 혹은 주사위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비춰지는 것 같은 모습, 진실은 그 안에 있다. 안에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 아니면 던져진 주사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진실일까?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