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가 잠든 사이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지음, 권도희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평점 :
퇴행성 뇌장애를 앓고 있는 대법관은 대통령의 딸 졸업식에서 평소와 다른 엉뚱한 연설로 졸업식장의 분위기를 망치고 난 후 집에 돌아와 혼수상태에 빠진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직전 적의 스파이로 자신의 간병을 하고 있는 제이미에게 에이버리에게 전할 말을 남긴다. 에이버리를 법적 후견인으로 지정하면서 그녀는 그야말로 혼란스러운 태풍속으로 맥없이 빨려들어간다.
죽음의 위기에 놓이기도 하고 언론의 희생양으로 아버지와 아들을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친 희대의 스캔들에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마약 중독자인 엄마까지 세상에 노출되는 상황으로 몸과 영혼이 털리게 된다. 하워드 윈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자신이 뇌장애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전에 자신이 그 때를 정하고자 했고 온 나라를 혼란에 빠트릴수 있는 거대한 사건을 찾아가는 단서들을 곳곳에 숨겨뒀다. 그리고 그 일을 잘해내줄 사람으로 에이버리를 선택 한 것. 에이버리가 법적 후견인을 포기하지 못할 장치들까지 만들어 두는 치밀함을 보이는 하워드 윈. 분명 자신을 후견인으로 지정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것이라는 믿음과 그녀를 사지로 몰아넣는 누군가의 손길로 그녀는 이제 멈출수 없다.
해군 정보부에서 정보보안 일을 했던 제러드, 대법관의 변호사 노아, 의사인 룸메이트인 친구 링. 아군인지 적군인지 끝까지 햇갈리게 하던 리 요원,이혼 직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별거중이었던 아내 셀레스트의 지저분하고 얄미운 온갖 언론 플레이. 선량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용의 발톱을 숨기고 있는 대통령 스토크스, 생명과학과 유전학 회사간의 합병에 얽혀있는 정치적인 음모들, 하워드 윈에 숨겨둔 여러 가지 단서들을 찾아가는 재미. 체스판의 한가운데 에비버리를 던져놓고, 자신을 죽이고 승리를 얻어가게 하는 전략등 뒤엉킨 이야기들 속으로 빠져 들다보면 어느새 퍼즐이 맞춰지는 묘한 쾌감을 느낄수 있다.
미국의 대법원을 배경으로 부패와 음모를 파헤치는 정치 법정 스릴러. 꽤 분량이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잘 읽힌다. 탄탄한 스토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아주 꼼꼼하게 쓰여진 책을 읽다보니 작가의 이력이 궁금해졌는데 조지아 하원의원과 소수당 대표를 역임했고 변호사이기도 하다. 현실감있고 사실적인 표현들이나 장치들이 이야기의 맛을 더한다. 법정 스릴러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드라마 제작도 한다하니 기대된다
<정의가 잠든 사이에> 라는 제목에는 대법관의 혼수상태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잃어버린, 잠자는 정의를 말하기도 한다. 눈을 가린채로 거꾸로 서 있는 표지 또한 인상적이다.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