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법 -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장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한 때 눈길을 끌던 광고가 있었다. 모두가 ‘네’라고 말할 때 ‘아니오’ 라고 말하는 용기 라는 문구가 있는 광고였는데 다들 등을 보이고 앞으로만 가던 사람들 무리에서 한사람만이 뒤돌아서 ‘아니로’ 라고 하던 광고, 문구가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 대략 비슷한 문구였던 것 같은데 그 광고를 볼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서 한번은 쳐다보게 됐던 것 같다. 문구 외에 무엇을 광고하는 거였는지까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속해 있는 조직의 문화에 따라,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인간 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에 따라 우리는 적재 적소에서 부탁과 요구, 지시를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누구에게나 존재 한다. 그런 순간들에 ‘아니’ 라고 가뿐하게 말할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에 대한 당당함을 기본으로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내 판단과 행동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며 잘 ~ 그러니까 이책의 제목과 같이 아주 가뿐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방법은 평소에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오랜 시간 상사와 동료의 부탁에 거절하지 못하고 내가 끌어 안아 일속에 파묻히는 생활을 해놓고 이제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했다가도 어느새 허덕이고 있는 나를 볼 때마다 문제는 뭘까하고 고민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나한테는 인생의 숙제 같은 것이다. 거절하지 못하는 것, 상대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때 아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싶을 때 , 그저 모른척 해야 하는 게 답일수도 있는 데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알려주다가 어느새 , 결국 내가 하고 있는 상황, 수없이 겪었다. 현재도 역시 진행형인 고민이다. 이 책은 나같은 고민을 한번쯤 해본 사람들이라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책 한권 읽었다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건 아닐 것이고 해답이 들어있다고 하면 그것 또한 거짓말일게지. 그렇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 할수 있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비평하고, 판단하고, 혼자 머릿속으로 수많은 걱정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할 때 브레이크를 걸수 있는 방법을 제안 하는 것, 그것을 나의 일상에 대입해보기를 반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점이 아닐까..

내면의 골칫덩이들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는 당신의 몸이 떠안는다. 마음속에서 생겨난 부정적인 감정은 당신의 몸 상태를 바꿔 놓는다. 근육의 긴장이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심장이 뻐근해지기고 한다. 그렇다. 부정적인 생각은 당신을 아프게 만든다 (p.83) 

음...제기랄 ,,딱 나잖아. MBTI를 믿고 싶지 않지만 간혹 왜 이러지 하고 들여다볼 때 나랑 너무 같아 소름이 끼칠때가 있다. 난 찐 INFJ다. 언제 해봐도 바뀌지 않더라. 뒷끝 겁나 길다 아주 작렬이다. 속으로 이미 손절한 사람에게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얘기하고 부탁을 거절 못하는건 일상이다. 이건 아주 오래된 일상이기에 몇 년전 심각하게 번아웃이 온 적이 있다. 눈만 뜨면 머리가 아프고 사람 만나는게 무서워 약속을 안잡고, 잡힌 약속이 취소되면 되려 마음이 가벼워 지기도 했다. 그런 시기에 코로나는, 다른 건 몰라도 누군가를 대면해서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마저 들 정도였다. 

번아웃을 지낸 후 내 모습은 아주 조금은 달라지고 있다. 아직도 거절하는 순간에 마음이 편치 않고 미안한 맘이 들고 아 내가 그냥 할까 그랬나 싶은 순간들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의식적으로 내가 할 일이 아닌 것을 구분지으려고 노력한다는 것, 알지만 모른척 하려 한다는 것, 어떤 순간에도 내가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되짚는다는 것, 그런 상황들이 매번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런 노력을 쉬지 않는다는 것, 그런 내게 지금 잘하고 있다고 확인 시켜준 책을 만났다 

출판사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