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인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2
찬 쉐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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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작가중 가장 많은 작품이 외국에 번역 및 출간되고 2019년과 2020년에는 노벨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하는 중국의 작가 <찬쉐>, 중국의 카프카라고도 불린다는 작가 찬쉐를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로 만났다. 새로운 작가를 만난다는 셀렘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걱정반으로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뭐랄까 한마디로 이런 책이야 라고 말할수 없는 난해함이 깔려 있다.시간의 흐름은 무의미하고 나의 실체가 존재하는 이 땅 또한 나의 존재감을 증명해줄수 없는 또 다른 세계에 빠진 느낌이 들게 하는 데 나를 경계로 나의 밖인 모든 세상과 나의 안쪽인 다른 세상이 매일 24시간을 들고 나는 느낌이라고 할까.

 

 

의류 회사인 로즈를 이끌고 있는 빈센트와 아내 리사, 로즈에서 근무하는 존과 마리아, 고무농장을 운영하며 농장에서 쓰는 작업복을 로즈에서 구매하는 레이건과 그의 연인인 에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시간도,공간도,도덕적인 관념도,인간이 만들어 놓은 질서도,그 어떤것도 제한 받지 않는 공간으로의 자유로운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인데 그 매개체는 각각 다르다. 책을 읽음으로서 현실과 분리되는 존과 존의 아내인 마리아는 카펫을 짜는 행위로, 벤센트는 잠을 자는 행위로 각각 다르게 넘나드는 그들의 세계는 같은 공간이기도 하고 다른 공간이기도 하며 서로 만나기도 엇갈리기도 한다. 그들은 수시로 그들의 고통의 근원이 되는 과거에 넘나들기도 하고 자신을 알기위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장정 서슴치 않는데 시공간을 초월하고 주술적인 내용들이 묘하게 같이 흐르는 느낌도 든다. 앞뒤의 이야기를 연결 짓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작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최선인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했다. 문화대혁명으로 초등학교까지만 다녔고 문학과 철학은 독학으로 공부하며 글쓰기를 했다는 이력도,정치적인 이유로 가세가 기울어 어린시절에 무속신앙 신봉자인 할머니와 같이 생활하게 되는 시기가 작가의 세계관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닐른지 생각해보는 지점이다.

 

주인공들의 사랑과 욕망을 통해 끊임없이 나의 존재의 이유를 각성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다가왔고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빈 공간의 허기를 자유로 채우고자 하는 갈망으로 읽혔다.때론 몽환적이기도 때론 음산하고 축축함으로 때론 기이함으로 다가오는 독특한 소설이었다. 독자들이 읽어가기에 그리 친절하지 않은 작가인가 싶다. 내가 내공이 아직 부족한 이유도 크겠지만 난해했다.<자기만의 방>을 읽고 난 후에 느낌과도 비슷한 것이 뭔가 알 것 같은데 손에 쥐어지지 않는 무언가를 쥐고 있는 느낌이랄까. 표면적 글자의 수수께끼를 뚫고 그 밑바닥의 원형의 경지를 볼수 있었으면 한다는 옮긴이의 말에 나는 그 수수께끼를 풀었나 하는 의문을 잠시 가져본다

 

 

그래요. 그렇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마음으로 그를 기억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그러면 그 사람은 살아있는 것 아닐까요 (p.43)

 

그렇다면 저는요? 탑 아래에서의 생활은 무엇에 견줄수 있을까요? ” “당신의 생활은 연극에 견줄수 있어요.” (p.486)

 

 

평생 혼신의 힘을 쏟아 자신을 이야기의 숲으로 만들었다면 그 사람은 여전히 우리에게 속할까? / 그는 우리에게 속하지 않지만 날마다 우리와 함께 있어요/(......) 하지만 엄마 , 엄마 자신도 저와 아버지에게 속하지 않아요. (p.503)

 

읽는 동안 내가 중국의 문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됐다. 일본소설은 쉽게 접할수 있는 반면에 중국소설이라면 그리 접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생소했다. 같은 동양권이고 지척에 있는 나라의 문학의 흐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책을 읽어 나간다는 것이 출간되고 번역되어 타국의 독자의 손에 오기까지 시간을 생각한다면 뭐든 한 걸음을 느리게 걷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서포터즈로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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