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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평점 :
읽는 동안 주인공 성희가 키다리 이모같다는 것, 누구나 인생에 이런 키다리 이모가 한명쯤 있다면 이라는 상상과 진정한 어른에 대한 생각들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환상적이지만 환상적이지 않은 느낌은 기분 좋은 뭉클함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다
성희는 레즈비언이다. 레즈비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업소인 엘리제의 건물주이며 운영은 타인에게 맡기고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던 성희는 자신과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는 여자아이들과의 인연을 맺어 그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에게 편지를 보낸다.일곱 아이들에게 보내지는 편지는 각각의 아이들에게 맞는 미션을 보내고 미션을 성공하고 나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작은 보상을 하며 아이들의 크는 모습을 보며 지내던 중 자신의 삶에 시한부 통보를 받는다. 이제는 자신이 벌인 인들을 잘 마무리하는 일이 남았다.일곱 아이들에게 보내지는 마지막 미션과 함께 각각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에 성희와의 만남, 성희와의 만남을 이어오는 동안 있었던 그들의 삶의 변화는 어쩌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을 일이기에 더 아름다운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생각해본다. 나의 삶에도 이런 어른들이 있었던가. 그럼 나는 어른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분명히 해야 할 것. 엘리제는 숨지 않았다. 거기에 있었고. 계속 거기에 있다. 엘리제의 방식으로. 엘리제로(p.18-19)
왜 어떤 어른은 어린이를 만나면 꼭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을까. 지금 눈앞에 있는 어린아가 아니라 미래에 어른이 될 존재하고만 대화하겠다는 것처럼.차라리 어젯밤 꾼 꿈이 뭐야고 물어본다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수 있을텐데. 왜 재미없는 어른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p.85)
안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수밖에 없어. 된다고 생각해야 진짜 돼. 내가 안될 리가 없는데?무조건 되는데? 세상한테도 알려주고 너도 알고 있어야 해. (p.137)
연필을 쥐는 모양대로 굳은살이 생기는 손가락처럼,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은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들이 모여 만들어진 삶의 자세는 고유한 실루엣으로 존재를 증명한다. 그리고 아름의 자세는 너무도 듣는 사람의 실루엣인 것이다. 말하는 사람들이 찾고 있던 그대로.(p.187)
“난 답장도 잘 안하는데 이렇게 자꾸 편지를 쓰면 서운하지 않아?” 성희는 아무렇지도 않게,대답했다. “답장은 없어도 괜찮아.” 내가 너에게 어떤 말을 주었는지 내가 알고 있으니까. 기억하니까. 그러면 충분해. (p.219)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