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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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요가를 하고 있지만 요가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매일 소설을 쓰고 있지만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매일 살아가고 있지만 삶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매일 요가를 하고

그래서 매일 소설을 쓰고

그래서 매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으로 김혜나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는다. 작가에 대한 정보도 전작에 정보나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한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다는 건 어쩌면 하나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의 문고리를 잡은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조금은 난감한 표지에 그리 무겁지 않은 소설일거라는 예상과는 다른 쉼없이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지고 살아가는 요가강사 메이 (정윤희)와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의 이상 증상으로 4번의 수술로 생과 사를 넘나 들며 살아온 요한, 일년의 반 이상을 인도에 거주하며 인도여행 책자를 출간하며 지내는 케이. 그들의 사랑의 다른 삶의 결과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그들의 고뇌와 방황을 넘어 인간의 선과 악의 공존에 대해, 부질없는 인간의 삶에 대해, 그럼에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해 파헤치고 풀어 헤치는 내용이다.

 

어릴적부터 사랑밖으로 소외된 삶을 살았던 윤희가 겪어내야 하는 삶을 그리 녹녹하지 않았고 그녀가 갈구하는 사랑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랑또한 여의치 않아 지독한 사랑에 몸부림치다 나를 부정하는 마음으로, 오지 자신의 삶만 아니면 된다는 간절함으로 한국을 떠나 인도로 가게 되고 요가를 수행하게 되는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요가를 함으로 인해서 오히려 심연속에 숨겨져 있던 자신의 상처들을 끄집어 내며 그 상처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다. 마음안의 상처와 분노와 화가 응축된 고름처럼 터져 한없이 몰려오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폭식을 하게 되고 거식증에 시달리게 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시간의 흐름의 아닌 윤희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현실과 윤희가 케이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가 되는 이야기는 초반 부 끊기는 부분이 다소 당황스럽지만 중간이 지나면 이내 익숙해진다. 너무나 따듯한 억양과 말투로 사랑을 얘기하다가도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이중적인 사랑으로 선과 악,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넘나드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는 요한에게 사육 당하는 사랑을 하다 패이고 패인 사랑에 지친 윤희가 도망치듯 떠난 인도에서 만만 케이에게 자신의 사랑과 인생을 편지로 풀어내는 과정을 풀어내는 이야기로 윤희의 가족과 고모의 가족, 자살한 고모의 이야기 들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절망의 순간 차문디 언덕에서 다시 생각하게된 고모의 자살, 고모는 이 삶에 절망했기 때문에 죽은게 아니라 절망을 이야기 할수 없어서 죽은거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자신의 삶에 대해 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게 되는 윤희. 자신의 이야기가 모두 끝나서 자신안에 아무런 기억도 상처도 남지 않을때까지 편지를 할거라는 윤희에게서 희망을 본다.

 

 

그 마음을 조절하려고 하지 마요. 그냥 바라보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세요. 시간이 지나면, 계속 살다보면, 그러면 자연히 메이씨가 원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될거예요. 메이씨는 이미 달리는 버스에 타고 있잖아요. 그 안에서 메이씨가 어떻게 하든 그 버스는 결국 종착지를 향해서 달려갈 거예요. 그러니 그 안에서까지 너무 애쓰며 달리지 말아요. 가만히 앉아서 이 시람을, 나 자신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돼요. (p.39)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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