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악의 꽃 - 1857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지음, 이효숙 옮김 / 더스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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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태생을 ‘저주’라 말하던, 평생을 우울의 그늘에서 살다간 남자의 기록,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그의 삶은 가정의 불화나 금전적인 문제 등 성인의 행동으로 볼수 없는 방탕하고 문란한 생활을 이해하기 어려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나라고 해도 이런 남자를 현실에서 만난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니 나도 그의 삶이 이해가 안되긴 했으니. 그럼에도 그는 삶을 놓지는 않았던 듯 보인다. 자신의 내면에 뿌리 깊게 박혀 마치 우울이 자신의 전부인 듯 살아가던 보들레르는 아마도 자신의 숨구멍, 숨이 막히는 현실을 벗어나는 도피처로 글을 쓴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다.쉴 새 없이 인간의 삶과 죄에 대해 고민하고 신과 인간의 관계에 고민하던 자신의 모든 것들을 글에 담아낸 결정판이라고 해도 좋을 <악의 꽃>을 이번에 초판본으로 만나는 행운을 가졌다.



시라기보다는 함축된 산문의 느낌이 드는 시, 그 시절엔 그 때까지의 시가 가지고 있는 형식을 깬 새로운 형식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시의 내용은 형식보다 훨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 시절엔 [보바리 부인]이 외설죄로 재판을 받던 시절이라 하는데 <악의 꽃> 또한 풍기가 문란하다는 이유로 ‘공중도덕 훼손죄’에 기소되고 벌금형을 받기도 했고 급기야 시집에 실렸던 여섯편의 시는 검열에까지 걸려 출판 금지에 이르렀다니.지금의 시선으로 보았을땐 그리 문제되지 않을 만한 내용이지만 그 시절엔 그랬나 보다.보들레르는 200년을 앞서 간 것일지도 모른다.



읽기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시알못인 내가 감히 보들레르의 시를 읽어보겠다고 덤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읽는 도중 검색해보게 된 그의 일생.작가는 어떤 식으로든 글에 자신의 인생이 투영된다고 하는데 보들레르의 삶 자체가 글이었다고 봐도 될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의 짧은 책읽기의 깊이와 넓이로는 이 시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직 멀었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를 이해를 해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읽기 초반에 가졌던 긴장감을 내려놓고 그저 한 사람의 일기를 읽는 마음으로 다시 읽기로 한다. 시의 전부를 이해 할 수는 없더라도 어느 한 인간의 고뇌와 인생이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주로 한 사회의 중앙이 아닌 그 둘레는 도는 이의 시선으로 쓰여진 시선, 양지 바른 따사한 뜰 보다는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음지에 시선을 두는 사람, 화려한 옷과 장식뒤에 숨은 눈물,사랑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아픔, 고상하고 선한 신의 이름을 행하는 사람들의 추한 뒷모습을 매서운 눈으로 보고 풍자한 한 사람,평생을 이방인으로 살다간 남자, 때로는 다섯 살 짜리 어린 아이처럼 징징거리기도, 혹은 사춘기 소년처럼 반항을 하며, 웃고 마시고 휘청거리는 외로움 뒤에 끝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한 남자를 엿볼수 있다.



출판사의 지원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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