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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작가의 시선으로 한걸음 한 걸음 따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러시아 문학도 어렵다고 생각해서 거의 안 읽었는데 최근 읽기 시작 한지 얼마 안됐다.올해 여름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부터니 정말 얼마 안된 시간이고 다른 작품에서 다뤄지는 러시아의 모습은 딱딱하고 무미 건조하다 . 하물며 영화에서는 무슨 스파이만 자꾸 보내는 그런 나라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데,그런데 이것또한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 중이다.
러시아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여행 에세이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책을 덮고난 지금 읽기 전 상상 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 가득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여행은 이래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 그렇다고 여행 안내서는 더더욱 아니다 . 그저 작가가 러시아를 도시마다 다니고 시베리아를 열차로 횡단하며 잠시 멈추는 도시와 풍경들 , 특성,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혼자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결국 자기 마음과 함께 다니게 된다. 둘이서 다닐 때는 상대를 챙기느라 종종 잊곤 하는 자기 마음을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비로소 챙기게 된다. 여럿이 다닐때 생겨나는 서열과 위계에서도 풀려나 비로소 자기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p.16)
공산당원이면서도 아무 갈들 없이 헤비메탈의 전도사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왜냐하면 헤비메탈 사운드의 급진성이, 소비에트가 추구하는 미래를 향한 진보적인 미학의 맥락에 놓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맥락은 만들기 나름이다 (p.83)
러시아 길거리에서 헤비메탈 이라니 작가분 못지 않게 충격이다 . 내가 알고 있는 러시아는 도대체 어떤 나라였던걸까 하는 의문으 들기 시작한다 . 그들은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자신들의 가치관에 자신을 묶어두지 않았던듯하다
거리 사진에는 역사와 미학 뿐 아니라 나름의 윤리도 있다. 셔터에 손가락 끝을 얹는 매 순간마다 사진가는 , 눌러도 되는 순간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 판단의 하나가 다른 사람의 불행에 카메라를 들이밀지 말라는 것이다. 타인의 불행을 구경거리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기준은 오래된 것이다 . (p.126)
글과 함께 나오는 사진들이 정감있고 따듯하다. 프로 사진 작가는 아니고 소설가 이면서 가끔 사진을 찍는다고 하시는데 사진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물씬 난다. 사람들의 자연스런 모습, 경계하지 않는 인위적이지 않는 웃음등이 인상적인데 사진에 대한 그의 몇가지 생각이 눈길이 갔다
요즘 무엇인가에 바짝 쫓기는 기분으로 , 혹은 조바심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와중이었던 내게 쉼이 되어준 책이었다. 책을 펼칠때 생각했던 것보다 느낌이 많아 달랐는데 가르치듯 설명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내세우지 않으며 사람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그저 발길 머무는 대로 (물론 일정에 맞춰 이동했겠지만) 편하게, 내가 작가의 옆에 서서 동행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조곤 조곤 대화 하듯이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긴장하고 있는 내 마음이 느슨해 지는 나른함을 잠시 안겨준 그런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었으며 주관적으로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