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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ㅣ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평점 :
18세기 파리. 지저분하고 온갖 냄새가 찌들어 있는 도시의 한쪽 구석에 생선 내장 찌꺼기 위에서 태어나 자신의 존재를 알렸던 남자 장바티스트 그르누이. 그의 어머니는 영아 살인혐의로 처형이 되고 구호시설로 옮겨져 여러 유모의 손을 쳐 가며 살게 되는 데 그에게는 특별한 게 있다. 사람이라면 나는 체취가 없는 아이, 먹을 것에 대한 탐욕이 지나친 아이, 유모들은 그를 악마라 부르며 키우기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고 후각이 남다른 그는 눈이 아닌 코로 모든 사물을 구별하고 찾아내는데 냄새는 그에게 삶을 살아가게 하는 능력이자 등대이자 신호등이다. 그에게 주어진 이 후각은 신의 선물이었을까. 저주였을까
하나의 무엇인가에 미쳐간다는 것이 과연 이 정도 일수 있을까. 물론 그의 냄새에 대한 광적이 집착은 한가지에 몰두한다는 열정하고는 다르다. 그에겐 전부 일수 밖에 없는 이 능력으로,옆에 있어도 존재를 알수 없는 그의 무취는 소름이 끼칠 정도이나 그는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을 남자 그르누이 .가죽 무두쟁이의 도제로, 유명 향수 제조인인 발디니의 도제로,그들의 만남은 그의 운명이었을지도 모를일이다.그의 능력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은 그가 떠나는 순간 찾아오는 운명의 먹구름을 막지 못한다 . 그가 옆에 있음으로 해서 누리던 부와 명성은 그르누이가 떠나는 순간 먼지처럼 그들에게서 목숨과 같이 빼앗아 간다.
순수하고 썩지 않은 영혼의 냄새를 가진 어린 여자 아이의 냄새에 그의 영혼은 빨려들게 되고 그것을 갖기 못해 심장이 아파오는 통증을 느낄 정도의 고통에 시달리면서 그것을 갖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사람을 죽이게 된 그르누이에게 죄책감은 없다, 그저 그가 가지고 싶었던 냄새를 취했다는 기쁨말고는 .
그런 그가 자신의 냄새 없음을 이용해서 자신이 가지고 싶은 향을 가지기 위해 저지르는 살인은 무려 25명. 온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은 그의 살인행각도 소름이지만 자신의 범행이 발각됐을 시 그이 행동 또한 기괴하다. 그는 그저 자신이 만든 향수를 증명하는 것에 충만함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한다.자신이 만들어낸 냄새로 지상이 신도 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으나 자신이 힘이 미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는 자신의 흔적을 향기 한방울도 남기고 싶지 않게 소멸시키고 만다
떠올리면 달콤함과 나른함 또는 매력적인 느낌을 생각나게 하는 향수 , 자신의 냄새를 덧입혀 속이고자 하는 이중성으로 향수를 선택했을까. 이런 매력적인 향수로 이리도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작가의 이런 상상력에 너무 부럽다. 깊이에의 강요를 읽고 난후 얼마 안되서 읽은 향수는 읽고도 한참 동안을 같은 작가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 당시엔 작가를 그리 신경쓰지 않고 읽었던 시기라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알고 어떻게 이리 결이 다른 이야기가 한사람이 쓴 것 일수 있을지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 그 느낌은 이번에도 거의 흡사한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그의 문체와 서서히 잡아 끄는 흐름, 18세기 파리 도시의 풍경을 구석구석 보는 듯한 소소한 즐거움에 지금 시대의 사이코 패스라고 불리는 부류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고 추정해 보는 등장인물의 성격 등 즐거운 상상은 덤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었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