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클럽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2
강영숙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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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야만 사는 이들의 이야기 공동체

🏷 글쓰기에 덧입혀진 다채로운 욕망의 빛깔들

에세이 잡지에 산문 하나 발표한 이력이 전부인 김작가와 주변인들의 관심 밖에 사는 영인. 이 모녀는 계동의 버려진 한옥 집 한곳에 글짓기 교실을 연다. 영인이 중학교 2학년때에야 엄마라며 나타난 김작가와 영인은 그전까지 따로 살았다가 한집에 살게 되면서 어쩌면 생계를 위해 글짓기 교실을 연다.둘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서먹서먹한 관계이다.보통의 엄마와 딸과는 사뭇 다른 서로를 관망하며 지켜보는 사이.그녀들의 기가 막힌 가난과 인생에 녹아든 글을 쓰고 싶고 써야만 살아지는 그녀들의 삶 속에 그녀들의 글쓰기 교실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글짓기 교실에 모여든 동네 주부들의 글쓰기 모임.왁자지껄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내 귀에 들리는듯 하고 그녀들의 수다스러움이 쑥스러움이 눈에 선하듯 그 방의 공기가 전해 오는 듯 하며 초등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교실을 들어서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이야기,사랑에 속고 친구에 속아 아픔을 겪는 그녀들,캐릭터 강한 그녀들의 친구들인 K.R 와 그녀의 남자인 한대 때려주고픈 B.그들로 인해 나도 모르게 키득거리며 웃었다가.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다가를 반복하며 읽어 내는 이야기들속에 부록처럼 들어가 있는 작가 J의 글쓰기 강좌까지 참 맛깔나는 책이다

🏷 김작가의 계동의 글짓기교실에서

🏷 영인의 헤컨색 라이팅 클럽까지

김작가의 글짓기 교실이 추억을 살려내고 삶을 녹아내는 것이었다면 영인의 헤컨색 라이팅 클럽은 글을 쓰고자 하는 그리움에 사무친 영인의 몸부림의 결과물이었을지도 모른다.돈키호테 처럼

글을 써서 어딘가 투고를 한다든가 하는 목표없이 영인은 그냥 쓴다.그냥 쓰지 않고는 그 시간을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글쓰기에 목말라하고 끝없이 글을 쓰는 것처럼 한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인생은 글쓰기와 닮아 있다.김작가의 글짓기 교실과 영인의 라이팅 클럽에서 우리네 인생을 본다

#오늘의작가총서 #다시읽게될줄알았어 #한국문학 #고전

지금도 눈을 감으면 글짓기 교실의 유리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사선을 그으며 떨어져 내리던 굵은 여름 빗방울,축구하던 아이들의 까르륵 거리는 웃음소리 ,그곳에 드나들던 온갖 구질구질하고 우울한 인간들,그들이 몰고 들어온 먼지 입자들과 값싼 술냄새,그리고 대책 없는 자기폭로 ,두고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 라이터 ,담배,스타킹,립스틱 ,서류봉투,한페이지씩 파르르 떨며 되살아나는 여러종류의 책들,왜 그때 만났던 허접한 인간들에 관한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선명해 지기만 하는걸까 (P.18~19)

다음날부터 미친 사람처럼 길거리를 싸돌아다녔다.J작가가 말한 소설쓰기의 기본인 묘사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소설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제일 비슷하기 때문이야.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줘.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라구”. 그러니까 어떻게 보여주냐구요 .정말 답답하네!! (p.102)

글을 쓰겠다는 열망을 품는 순간부터 그사람은 환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일외에 다른 일에서 정신줄을 놓아 버리는 것이다.임신 초기에 울렁증처럼 평생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거기서 정도가 심해지면 바보가 된다.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저 병을 앓는다. (p.215)

한 번 써봐 .인생이 얼마나 깊어지는데 (p.255 )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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