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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퇴사다 - 박시은 에세이 ㅣ 인문학과 삶 시리즈 2
박시은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19년 11월
평점 :
퇴사냐 ? 월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 일을 다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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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채 끝나기전 회사는 내게 종이 한장을 들이밀었다.눈이 올 것 같은 잔뜩 흐린 2월의 어느날이었다.잿빛 하늘이 내가 기억 하는 그날의 풍경이다.날씨가 그랫는지 내기분이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냉기 가득한 2층 회의실 구석에서 그들은 사인을 종용했다.월급을 더 이상 올려주고 싶지 않다는 계약서였다.더 이상 진급도 없다는 무언의 통보이기도 했다. 장기근속 여직원 월급이 호봉제로 인해 무한정 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가장 힘 없는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꽤 오랫동안 준비한듯 보였다. (p.12) 프롤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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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나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데 나 홀로 회사를 사랑할 이유는 없다.우리는 철저히 비지니스관계일 뿐이다.나는 돈을 받는 노동자이고 회사는 합당한 임금을 지급 하는 것일뿐 큰 의미와 감정을 개입할 필요가 없다.지금껏 삶과 회사를 분리해 생각한 적은 없었다 회사가 잘되는 것이 내가 잘되는 것이라 여겼고 회사가 망하는 것은 곧 실직을 의미했다 인정받고 싶었고 더 잘하고 싶었다.자리를 비우면 동료에게 민폐가 될까봐 휴가도 자제했었다.그것이 책임감이고 성실함 이라 믿었다.회사는 또 다른 나의 세계였으니까 (p.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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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심했지만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에서 시작 해야 할지 가늠이 안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감도 잘 오지 않는다(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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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공평 해 보이지만 철저하게 공평하기도 하다.인생을 10으로 본다면 6의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4의 내키지 않는 직장 생활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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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같은 차디찬 시간 속에서 더 건강해진 나로 회복 할수 있게 한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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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꿈이 뭐니.? 내꿈은 퇴사다. 찌질하게 걱정에 휩싸여 울며불며 나오는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 멋지고 훌륭하게 그만두는 것이 목표다.당당하기 위해.잘 그만두기 위해,누구보다 오늘과 내일을 즐기고 배울것이다.(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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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여전히 같은 사무실에 머물러 있고 월급 통장에 찍히는 액수 또한 크게 바뀌진 않았다.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역시달라진 것은 없다.하지는 나는 달라져 있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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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고뇌와 아픔들이 밝고 당당하게 그려지고 있다.
회사에서 종이한장을 들이 밀던 그날.그 부당한 처사에 한마디의 대꾸도 없이 사인을 하고 돌아서던 그날 화자는 퇴사를 결심한다.퇴사를 고민한다는게 대책없이 그만두고 회사밖으로 나간다는걸 고민한다는건 결코 아니다.이 책의 마지막까지 화자가 퇴사한 모습이 나오지는 않으니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거기서 당장 나와!! 는 분명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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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꿈꾸며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들 산다.그중머 나도 예외는 아니니깐.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본인이 멀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른다는 막막함과 마주한 화자는 회사를 또다른 나로 생각하던 스스로를 회사와 분리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잘하는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무엇을 하면 행복한지를 찾아가는 작업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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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내주변에서 할수 있는것들을 하나씩 해가는 모습들은 읽고 있는 동안 지긋한 미소를 짓게 한다.하나씩 하나씩 스스로의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다지고 다지는 모습에서 정작 바라는것은 내꿈은 퇴사다 라고 외치는 순간 회사에 대한 쓸데없는 집착을 버리고 당당해질수 있는 나를 돌아보는것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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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하게 멋지게 퇴사하는법을 얘기하는 책은 결코 아니다 오늘도 자신의 일터에서 힘겹게 하루를 보내고 있을 우리에게, 타성에 젖어 좋은게 좋은거지라고 스스로 위안삼으며 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그어떤것도 의욕을 잃어 하루하루 버티기중인 우리에게,조금은 더 자신을 잃지 않는 건강한 직장생활을 해보자라는 위로와 응원.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같이 가보자라고 손내밀어 주는 고마운 책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