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전쟁 - 소비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김영준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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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생각의 깊이가 다른 사람들이 있다. <골목의 전쟁>을 읽으며 저자인 김영준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라는 필명으로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이미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나는 <골목의 전쟁>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경제와 시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직접 뛰어들어 장사를 하지 않으니 나는 시장경제와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골목의 전쟁>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식하지 못할 뿐, 나는 수많은 흐름 속에서 소비하고 경제와 시장의 속임수에 당연한 듯 속으며 살아가고 있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제대로 알지 못해 무척 억울한데 하물며 직접 소비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눈뜨고 코 베이는 꼴이다.


<골목의 전쟁> 속 이야기 중에 많은 부분은 아마 누구나 한 번쯤 '그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봄직한 주제들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 문제를 파고들어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어 미래를 내다보지는 못한다. <골목의 전쟁>은 꼭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거리를 지나다 '저 가게는 왜 망했지?'라는 궁금증을 품어본 사람들에게 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준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프로 중에 하나가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방영한 장사 초보들의 부산 편이 특히 더 인상 깊었는데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의 발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장사가 쉽지 않다는 것, 특히 먹는 장사가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줘서 흥미로웠다. 꽤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부모님 덕분에 장사라면 치를 떨지만 장사의 재미도 일찌감치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 우리네 부모님들이 장사 하던 때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단지 자기만 열심히, 묵묵히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물론 '열심히' 해야겠지만 그것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것이다. 이제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다.


<골목의 전쟁>은 길지 않아서 읽기 쉽고 알찬 내용들도 가득하다. 가장 먼저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대만 카스테라'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통해 독자들의 책에 대한 집중력을 높인다. 이어서 들려주는 가게에 붙이기 시작한 '착한'이라는 굴레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무척 흥미로웠고 공감했다. 경제와 시장에 대한 이야기라 다소 이론적이거나 딱딱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주제 하나하나가 모두 잘 아는 이야기이며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이라 책은 순식간에 읽혔다.

장사나 사업을 준비함에 있어 당사자가 현혹되지 말아야 할 여러 가지 사례에 대해 알려주는데 그중에서 나는 다음의 구절이 기억에 남았다.

아이템 만능주의의 또 다른 허점은 '그 아이템이 정말 훌륭하다'라고 평가한 이가 사업을 구상하는 본인이라는 것이다. 즉, 그저 '그의 눈에만 훌륭한 아이템'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별다방 커피가 비싼 이유를 원가의 개념에 대한 설명과 재료비와 가격의 비율 그리고 한국 소비자의 소비성향까지 연결지며 '왜'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들려준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가의 정확한 개념을 모른다고 말한다. 장사를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 <골목의 전쟁>을 읽은 후에 당장 제대로 된 원가와 재료비 등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한국 상권은 크게 프랜차이즈와 골목가게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골목의 전쟁>에서도 역시 그 두 가지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해 준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수제'에 대한 의미, 프랜차이즈의 어두운 면, 전통시장이 쇠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며 살아남는 자와 도태되는 자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골목의 전쟁>에서는 현재 시장에 대한 문제점과 분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가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걷는 사람들을 유치해야 한다, 골목이 상권을 변화시키는 원인과 골목길의 중요성 등 자영업을 준비하기 전에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조언들을 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인 '왜 망하는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알려주는데 앞선 분석과 조언보다, 어쩌다 자영업자가 된 후에 어쩔 수 없이 망하게 된 사람들의 실패 원인에 대해 더 열심히 읽었다.

'어쩌다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큰 변화에 대해 큰 꿈을 꾸지 않고 있거나,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전망하여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노력의 배신을 이해하고 절박한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전극이 짜릿한 이유는 그것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력과 절박함이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은, 10년 전에 크게 유행한 어떤 책에 나온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그것이 이뤄지게 도와준다'라는 말고 크게 다를 바 없다.

시장에는 성공한 사람보다 몇 배나 많은 실패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린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만 쫓아간다. 성공한 이들의 달콤한 이야기에는 많은 것이 빠져있다. 하지만 이미 그 달콤함에 취한 수많은 예비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실패를 0.0001%도 생각하지 않는다.

<골목의 전쟁>을 자영업을 준비하는 지인에게 선물했다. 실패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장이 감추고 있는 이면을 제대로 알고 시작하길 바랄 뿐이다. 나는 <골목의 전쟁>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책 덕분에 나도 모르게 골목의 수많은 가게들을 예전보다 더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눈앞에 넘실거리며 흘러가는 시장의 흐름을 당신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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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장보영 지음 / 새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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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기준에서 보자면 나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지났다. 결혼을 꿈꾸기 보다 혼자 살아야 할 미래를 계획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요즘, 왠지 내가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는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라는 책을 만났다. '결혼 이후의 삶이 두렵고, 엄마가 되기 두려운 당신에게' 읽기를 권하는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처음 생각과 달리 결혼을 하지 않은 나에게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많은 예비 신부님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는 전혀 다른, 예측 불가능하고 스펙터클한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해 준다. 기혼자들 대부분이 겪는 일이지만 누구 하나 객관적으로 들려주지 않는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예습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어쩌다 보니 결혼이 늦었고 어영부영하다 보니 지금까지 와 버렸다.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 할 즈음에 나도 결혼이란 걸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했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 결혼 전에는 결혼하지 않는 내가 틀린것이라 충고하던 친구들은 결혼과 임신 후, 육아를 하며 욕과 불평만 늘어갔다. 그러게 왜 결혼을 했냐고 물어보면 다들 답은 한결같았다. "이럴 줄은 몰랐지."

맞다. 누가 그럴 줄 알고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겠는가. 그래서 결혼과 임신이 막연하게 두려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게 아닐까. 결혼과 임신, 육아의 무지함에 두려움, 막연한 공포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100% 체험형 깨달음이다. 그런 의미에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그런 두려움을 미리 책으로나마 겪어보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특히 조곤조곤 들려주는 저자의 글 분위기 덕분에 두려움은 곧 위안이 되고, 위안은 곧 기대감으로 변하게 된다.

'싱잉앤츠'라는 인디밴드에서 노래를 짓고 부른다는 저자의 글은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노랫말의 가사 같았고 맑은 하늘을 몽실 거리며 채우고 있는 구름 같았다. 결혼의 정신없음, 임신의 고통, 육아의 힘듦이 분명 있었겠지만 그 과정조차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노랫가락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책을 읽으며 만약에 내가 그녀와 같은 상황을 글로 쓴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생각해 봤다. 순간순간 불같은 내 성격에 임신 호르몬의 변화가 더해져 나온 글이라니. 생각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결혼을 시작으로 임신의 과정과 육아 초기까지의 기간 동안 있었던 몸과 감정의 변화, 결혼 생활 등 여자 일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 일어나는 시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엄마 되기를 선택하려는 사람들, 또는 계획하거나 고민하는 이들과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기분으로 글을 엮는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볕이 좋은 카페에 앉아 친한 언니, 친구와 조곤조곤 수다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혼부터 육아, 육아를 하면서 겪게 되는 가사분담 등에 대해 엮었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대부분은 임신 기간 동안의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처음 산부인과에 가는 날이나 태교에 대한 글 등 임신한 여자의 일상 그리고 막달로 갈수록 힘들어지는 신체의 변화 등 임신을 하게 됨으로써 겪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겪으며 엄마라는 존재와 아빠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무척 인상 깊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여자뿐만 아니라  곧 아빠가 될 남자도 읽어봤으면 한다. 임신 호르몬에 따라 출렁이듯 변하는 아내의 감정과 신체의 고통을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했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처럼 아기를 열 달동안 몸 안에 품어 온 엄마와 의지로 연결된다는 아빠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육아 편에 나오듯 아빠의 사랑은 엄마와는 또 다른 의미의 사랑이며 엄마가 되어가듯, 아빠 역시 아이의 탄생과 함께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책을 통해 미리 경험해보면 어떨까.

 

임신 환희와 힘겨움, 출산 과정을 거친 후 신체에 남아있는 고통들과 처음 겪는 육아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저자와 함께 겪듯 한껏 힘 줘가며 읽었다. 나는 나이가 많으니 이런 고통은 견디지 못할 거다부터 임신과 육아를 겪어봐도 괜찮지 않았을까 까지 이전에는 별생각 없었던 임신과 육아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을 상상해봤다. 조리원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발간 갓난아기들을 볼 때마다 목도 못 가누는 요 핏덩이를 한 명의 제대로 된 인간을 만들기 위해 부모들은 얼마나 많은 피땀을 흘려야 될까 생각 하곤 했다. 그래서 여자, 남자를 넘어서 아기가 태어난 후 엄마는 위대해 지고 아빠는 존경스러운 존재로 변화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마지막 페이지는 저자 남편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느끼고 쓴 책이다 보니 아빠의 입장이 되는 남편의 서면 인터뷰는 엄마가 쓴 이야기와 같으면서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나 이제 막 결혼을 한 부부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책이다. 두리뭉실한 좋은 말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가보지 않은 길을 한 발씩 조심스레 내딛는 저자가 뒷 사람들을 위해 밟기 쉬운 곳에 발자국을 남겨주며 걷는 것 같았다.

삶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 결혼과 비혼, 출산과 비출산등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걸어 가지는 않는다. 저자는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 결정을 긍정하며 주체적으로 행복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성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에서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저자가 보여주는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느끼는 변화들은, 미혼이지만 같은 여자로서 감정적으로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여자는 엄마가 되어 간다. 엄마가 되기로 결정한 용기 있는 그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다른 길을 선택한 용기 있는 또 다른 그대들에게도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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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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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영어는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다양한 영어 학습법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방법일 뿐 나는 여전히 영어를 잘하고 싶어 이 책, 저 책만 뒤적이고 있다. 영어공부에도 확실한 동기가 생기면 굉장한 집중력으로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얻기도 한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학창시절에 제대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프로 복서 자격증까지 취득한 문제아,  결국인 고교 중퇴를 하게 된 저자는 미국 UC 버클리에 합격하고 자신이 터득한 영어공부법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영어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굉장히 스펙터클한 저자의 인생사와 영어공부법이 궁금했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는 영어로 인생이 바뀐 저자의 이야기와 좋아하는 영화를 통해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우리는 이미 무척 많은 영어공부 방법을 알고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 영화라는 것을 도구로 영어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만약에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면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의 '영화 씹어먹기' 방법은 영어에 대한 흥미와 학습 능률을 올리기에 잘 맞는 방법이 될 것이다.

고교 자퇴 후 6개월 동안의 집중적인 공부로 영어를 한국어처럼 듣고 1년 만에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저자만의 장점이 보였다. 복싱에 빠져 프로 복서 자격증을 딸만큼 목표가 생기면 오직 그것만 보고 달려드는 저자의 저돌적인 집중력이, 그가 영어에 빠져들고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에서 말하는 '영화 씹어먹기' 공부법도 중요하지만 저자의 집중력과 끈기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영어 귀를 뚫기 위한 영어공부 학습법부터 어떤 영화부터 시작해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영어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지 알려준다. 저자는 <라푼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씹어먹기'를 시작했는데 처음 '영화 씹어먹기'를 하는 독자들도 애니메이션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라고 강하게 권유한다. 대사의 난이도가 높지 않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은어나 비속어 등이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영어만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2단계에서는 시간 활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귀가 트였다면 다음엔 입을 더 확실하게 트이게 할 방법을 말하는데 앞선 '영화 씹어먹기'를 제대로 마스터하지 않았다면 말하기를 위한 스토리텔링법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말하며,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단계별로 확실하게 학습하기를 권한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에 수록된 저자의 이야기, '영화 씹어먹기' 영어학습법 사이 사이에는 영어에 대한 다양한 팁이 포함되어 있는데 영어학습에 대한 궁금한 점과 도움이 되는 책과 방법에 대한 조언이 있어서 유익했다. 그중에서 저자가 공부에 활용했던 영화 추천은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많은 부록 중에서 '내게 용기와 의욕을 불어넣어 준 책들'과 '인생을 바꾸는 영어 책 읽기'에 대한 글이 좋았다.

어떤 방법이든 공부하는 사람의 치열한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영화 씹어먹기' 역시 시중의 수많은 카더라 방법 중의 하나가 될 뿐이다. 분명 영어로 성공한 그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방법으로 영어공부에 성공했고 그것을 최선을 다해 학습한 많은 사람들도 성취의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단 하나'만 기억하면 당신도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바로 치열함이다. 영어를 성취하고 싶다면 영어공부에 피와 땀을 흘리길 바란다. 1년 만에 영어를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게 된 저자 역시 느긋하게, 재미를 느끼며 영화를 봐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영어를 잘 하게 된 것이 아니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를 읽으며 그것부터 익힌다면 당신의 영어 성취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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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쓰면 돈 버는 2018 가계북
상상출판 편집부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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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라는 말을 자주 쓰는 요즘이다. 벌써 가을이 왔고 다음 주면 벌써 2017년의 11월이 시작된다.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깜깜해져 서글픈 퇴근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중에서 아직 두 달 남았지만 벌써 열 달이 지난 2017년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복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데, 언제나 그렇듯 잘 한 것보다 못한 것과 후회되는 일들만 가득하다. 특히 2017년을 시작하며 가계부를 써보자고 결심해 큰마음 먹고 가계부 앱도 결제해서 깔아놓았지만 가끔 쓰다가 결국 그냥 수많은 앱 중의 하나가 되어 버린 게 아쉽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프로는 '김생민의 영수증'이다. 팟캐스트를 통해 들어본 영수증은 정말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드는 프로였다. 나는 소비가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적게 쓴다고 생각될 정도인데, 문제는 정확한 수입과 지출에 대한 개념 없이 그냥 막 쓰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엔 가계부도 적고 제대로 돈 관리를 해보자 싶어 상상출판에서 나온 <2018 가계북>을 집어 들었다. 상상출판의 <2018 가계북>은 2017년을 몇 달 앞두고 반성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2017년 11월부터 작성할 수 있는 얼리버드 가계북이다.  

상상출판에서 나온 책은 주로 여행 가이드북이나 여행 에세이만 접했던 터라, 상상출판의 <2018 가계북>은 왠지 조금 낯설었다. 일상의 가계부가 아닌 여행을 위해 알뜰한 경제생활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즘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계부를 쓰거나 자동으로 등록이 된다. 나 역시도 늘 손에 잡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실패하지 않고 가계부를 쓸 거라 생각했지만 검색할 시간은 있어도 가계부 쓸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작은 화면으로 일부만 보고 있으니 전체적인 돈의 흐름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쉽게 쓸 수 있는 만큼 쉽게 지울 수 있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2018년엔 <2018 가계북>을 이용해 지워지지 않는 기록을 남기고 수시로 체크해 보기로 했다.

 

<2018 가계북>은 '북'이라는 단어답게 한 권의 묵직한 노트와도 같다. 따로 다이어리를 쓰지 않는다면 가계북을 적으며 일기나 간단한 일상의 메모를 같이 써도 좋을 것 같았다. <2018 가계북>에는 2018년을 시작하며 각자 이루고 싶은 꿈을 적는 페이지가 가장 먼저 나온다. 하나는 당장 적을 수 있겠는데 나머지 두 가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서 일단 2018년의 버킷리스트는 1월 1일에 쓰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의 꿈 통장이라는 목록의 1번은 무조건 '여행' 꿈 통장이다.

 

단순히 월별과 일별로만 나눠진 가계부가 아니라 진짜 책처럼 경제에 대한 팁과 조언을 해준다. <2018 가계북> 안에는 안전하게 돈 굴리는 방법, 저금리 시대의 절세 재테크, 절약하는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고 마지막으로 스스로 경제 트렌트를 공부할 수 있는 책도 추천해준다. 가계부를 쓰다가 마음이 해이해질 때 한 번씩 읽어보면 흐트러진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2018 가계북>은 2017년 10월과 11월이 겹쳐진 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오랫동안 가계부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없지만 나처럼 작심삼일 만에 포기하거나 아예 적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몇 줄 안되는 가계부의 공간을 채우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2018 가계북>는 '하루 5분 가계북 쓰는 법'을 통해 누구나 쉽게 가계부를 쓸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여기저기 적어놓았다면 이제 한눈에 모든 걸 볼 수 있는 <2018 가계북>에 2018년의 모든 추억을 남겨 보는 건 어떨까.

 

 

아직 2017년이라 그런지 2018의 연말이라는 단어가 무척 멀게 느껴지지만 2018 살림 결산, 2018 선물 결산, 2018 추억의 그날과 그곳이라는 스페셜 페이지를 보고 있으니 일 년 동안 꼼꼼히 작성해 내년 이맘때쯤엔 뿌듯한 마음으로 <2018 가계북>을 보리라 다짐했다.

 

 

2018년의 버킷리스트와 꿈 통장을 적으며 <2018 가계북>을 시작해 2019년 꿈 통장을 마지막으로 가계북은 끝난다. 제일 앞장에 적어놓은 꿈 통장을 모두 성취해 이곳에 다른 꿈을 적을 것인지, 여전히 2018년과 똑같은 꿈 통장 목록들이 적힐 것인지는 지금부터 나의 노력에 달렸다.

2017년도 벌써 끝나가지만, 2017년은 아직 두 달이나 남았고 더욱 멋진 일들만 가득할 2018년이 기다리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간절함'. 간절함이 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절대 힘들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2018 가계북>과 함께 2018년엔 모두 자신만의 꿈 통장을 가득 채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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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트레일스 - 길에서 찾은 생명, 문화, 역사, 과학의 기록
로버트 무어 지음, 전소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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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온 트레일스>는 제목 그대로다. 길 위의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온 트레일스>는 마치 내가 저자가 걸어왔던 그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 하이킹과 또 다른 분야인 트레일은 백패킹 분야에서 '걷는 길'이라는 의미로 쓰이며 <온 트레일스>에서 저자가 2009년에 시작한 3,360킬로미터에 이르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비롯해 페루의 잉카 트레일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의 올레길이 트레일 코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온 트레일스>의 프롤로그에는 왜 저자가 트레일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트레일을 통해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길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한 편의 에세이와 같은 저자의 이야기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길에서 겪고 느꼈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도 한편의 완벽한 기행문이었다. 그의 걸음을 따라가면서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자. 이제 당신의 눈앞에 펼쳐질 길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도시의 편리한 아스팔트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온 트레일스>는 길에 대해 다섯 종류의 역사와 하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바라보는 길은 흥미롭고 신선했다. 단순히 걷는다는 행위를 좋아할 뿐, 나는 그동안 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길 위를 걸은 후 길에 대해 알고 싶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온몸으로 길의 기록들을 배워 나가는 저자의 도전정신이 부러웠다.

길의 기원은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트레일을 발견한 대학 연구원 리우와 함께 길의 시작을 알아보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질학적인 면에서 바라본 길의 역사는 인간이 지구 최초의 정복자가 아님을, 지금의 길을 처음으로 걸었던 존재가 아님을 알게 해준다.

2장에서는 곤충 트레일을 통해서 본 인간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특히 트레일에 대해 흐릿한 개념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온 트레일스>에서 말하는 trail(트레일)은 무계획적이고 단정 짓지 않으며 제멋대로인 느낌이다. 오직 야생의 지역에만 존재할 뿐 문명화된 지역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흙 묻은 발이 지나가면서 뒤범벅된 자국을 남겨서 형성되는 경향이 있는, 믿고 따라갈 수 있는 흔적의 연속이다.


1장이 지질학, 2장이 곤충학에서 바라본 길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3장에서는 우리와 함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동물과 가축들의 길에 관해 들려준다. 저자는 인간이 다른 종의 동물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함께 살거나, 죽이거나 또는 연구하는 세 가지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온 트레일스>에서는 동물들의 트레일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트레일 위에서 동물들을 관찰하고 기르고, 사냥하는 방법을 통해 동물들이 길 위에서 생존해 온 방식을 이해하고 그들의 방법이 인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무분별한 길의 파괴로 인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그들의 길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길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다른 종과 함께 걸어온 길의 역사가 있다면 온전히 인간만이 걸어온 길의 역사도 있다. 4장 인간과 역사와 이야기가 얽히는 길에서는 저자가 걸었던 수많은 길의 역사와 처음 그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있다. 개척자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미국의 땅에 오기 전부터 그 트레일을 걸어왔던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신비하고 재미있었지만 동시에 길을 잃고,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수많은 길 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평온함보다 고난과 피의 흔적이 가득한 한국 역사 속의 길 또한 미국의 트레일보다 더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트레일을 처음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왜 트레일을 만들게 되었고,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트레일을 걷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5장 속에는 트레일을 걷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유롭게 생각하며 느긋하게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극한의 체험으로 트레일을 종주하는 그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아주 오래전에 포기했었던 도전에 대한 열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다.

트레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트레일은 오직 눈을 떴을 때 걷는 것과 걷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단 두 가지의 선택만 있는 아주 단순한 행동이다. 그리고 그 극한의 행동을 취함으로써 무엇을 얻고 잃는지는 오직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한 모든 사람이 <온 트레일스>의 저자처럼 길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고 여전히 길 위에 서 있지는 않다.

길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온 트레일스>는 단지 미국의 트레일 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아니다. 길 위에 있는 수많은 길을 보여주며 말한다. 이 길을 걷는 것도 당신의 몫이며 다른 길로 들어서는 것도 당신의 선택이다. 나는 <온 트레일스>를 읽으며 인생에 대해 떠올렸다. 각자 인생의 역사와 이야기, 앞으로 펼쳐질 것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트레일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거대한 나무 밑동과 갑자기 내리는 폭우, 미칠듯한 추위처럼 언제 어디에서 고통과 좌절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내리쬐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멋진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저자가 길을 걷고 길을 알게 되고, 앞으로 더 많은 길을 계획할 것이라 말하는 <온 트레일스>는 길에 대한 종합 인문학이자 생생한 기행문이다.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은 트레일 위에서 불리는 이름이 따로 있다고 한다. 저자인 로버트 무어의 트레일 이름은 스페이스맨이다. <온 트레일스>의 길을 걸으며 생각해봤다. 나는 트레일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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