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 마리아노 리베라 공식 자서전
마리아노 리베라 지음, 한승훈 옮김, 웨인 코피 기고 / 브레인스토어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롯데야구팬이긴 하지만 KBO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활동 중인 우리나라 몇몇 선수들 빼고는 그 많은 소속팀에 비슷해보이는 얼굴과 헷갈리는 이름 등 여전히 잘 모르기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선수를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축구를 잘 몰라도 호날두 선수와 무리뉴 감독의 책을 통해 스포츠가 아닌 그 사람의 진면목을 만나며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의 리베라 선수도 마찬가지로 감동을 주었다.

MLB '전설의 끝판왕', 무려 652세이브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고 2013년 은퇴한 야구계의 전설, 영구 결번 42번의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2014년 KBO 최다세이브투수상을 받은 손승락선수가 32세이브였으니 단순비교는 힘들다하더라도 어마어마한 기록임을 알 수 있다.) 그것도 오로지 뉴욕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말이다. 우리가 오승환 선수에게 몸에 푸른피가 흐른다는 표현을 쓸 정도였으니 18년, 양키맨으로 뛰어온 리베라 선수의 은퇴는 그 묵직함이 어떠할지....자신의 야구인생을 정리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책으로 남긴 그의 자서전은 야구계의 전설로서뿐 아니라 인간 마리아노 리베라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게 해주는 것 같다.

 

파나마의 어촌, 성실했지만 가난한 어부인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하던 소년, 오래된 목재조각으로 방망이를, 돌멩이를 그물과 테이프로 감아 공으로, 판지상자로 글러브를 만들어 바닷가에서 야구를 하던 한 소년이 메이저리그에서 우뚝 선 이야기는 그 스토리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무엇보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의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건 그의 깊은 신앙심과 공 앞에서 가지는 간결한 신념, 어떤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긍정이 아니었을까.
p.373 "내일은 더 좋은 날일 거야."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었다.

 

운동은 물론 어떤 분야든지 고수는 항상 기본을 강조한다. 마리아노 리베라 역시 마무리투수가 등장해야 하는 그 긴박하고 힘든 순간에도 항상 간결하고 뚜렷한 마인드가 인상적이었다.
p.107 "나는 포수 마이크 스탠리의 글러브에만 신경을 쏟았다. 구장에 다른 일은 없는 것처럼, 구장뿐 아니라 지구상에 다른 일이 없는 것처럼. '저 글러브 안에 공을 던지기만 하면 된다.' 내 초점은 오직 그것에 맞춰져 있었다. 내 자신에게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지자'고 말했다. 심플하게 생각하자."

 

그가 치뤄온 수많은 경기, 더구나 마무리였기에 한편한편이 다 각본없는 드라마같은 경기를 책으로 만나는 건 흥미진진했다. 어느날 선물처럼 찾아온, 만화같은 (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무기) 커트 패스트볼 탄생의 기원이나 경기에서 조용한 카리스마로 누구보다 대범한 이 선수가 비행공포증으로 쩔쩔매는 모습을 보는 건 재미있었다. 한국투수 김병현 선수와의 맞대결도 기록되어 있어 반가웠고. 물론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겪는 부상이라는 좌절도 있었지만 화려하게 등장했던 재능많은 선수들의 수많은 좌절과 굴곡에 비하면 마리아노 리베라는 그의 성실함이 충분하게 보상받은 행복한 야구선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설의 야구선수 뒤에는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가족에 대한 사랑, 동료에 대한 믿음, 무엇보다 야구에 쏟아부은 땀과 열정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인간 마리아노 리베라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작년 은퇴후 내한했을 때 만약 야구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어떤 포지션을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영어로 "CLOSER"라고 단호하게 말한 진정한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

 

 

 

 

The Closer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의 은퇴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메이저리그  잘 모르는데도 야구밖에 몰랐던 야구선수의 뒷모습에 울컥...은퇴후, 아내와 함께 교회를 짓고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늘 하고 싶어하던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그의 세이브 전설은 야구장밖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p.381 에필로그 중
나는 뉴욕 양키스를 위해 야구 경기를 세이브하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야구 안에서 겪는 내 경험들에 대해 매일 감사한 마음이었다. 매일 그 유니폼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양키스 소속 클로저로서 보낸 그 모든 시간 동안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살고,
경기를 뛰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팀과 팬들에게 주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기리고자 노력했다.
내 새로운 소명과 함께 추구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내 가능성엔 한계가 없고,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빌립보서 4장13절에 적혀 있는 말씀처럼 말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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