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놀아보자 탈춤 전통문화 즐기기 6
송인현 지음, 장선환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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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의 생생함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어릴 때 아이가 즐겨읽던 그림책 중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가 떠올랐어요. 외갓집에 맡겨진 꼬마가 엄마, 아빠를 기다리다 우연히 발견한 다락방의 여러 탈을 써보며 그 역할에 빠져드는 재미난 동화였죠.
그러면서 '탈을 쓰고 있으면 아빠나 엄마는 내가 누군지 모를거야' 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꼬마
아이의 동심처럼 탈을 쓰면 나는 사라지고 탈의 주인공만 남게 되지요.
그 탈 뒤에서 바람난 남편을 꾸짖기도 하고 양반에 대한 비웃음과 조소를 마음껏 뿌리기도 했던 신명나는 우리네 서민의 흥겨움이 담긴 탈춤
한 마을 사람들이 모두 흥겹게 지켜보던, 자연스레 벌어지는 춤판이 아닌 이제는 우리가 애써 찾아가서 보아야만 한다는 아쉬움과 민속촌 등의 향토품 가게에서나 만나게 되는 탈에 대한 애틋함이 살아나는 책입니다.

탈춤이 이렇게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존재하는 줄 몰랐었는데 정말 탈의 종류만큼 지역마다 특색있는 탈출이름이 있네요. 이 책에서는 봉산탈춤을 전수받은 송인현님이 직접 쓰신 책이라 황해도의 봉산탈춤 7과장이 마치 눈앞에서 보듯 펼쳐집니다. 특히 봉산탈춤은 관청의 하급관리인 이속들이 중심이 되어 공연을 했기 때문에 춤을 추는 이들이 모두 남자였으며 세련되고 화려하다고 합니다. 1967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봉산탈춤, 그 화려한 탈춤 풍경이 고스란히 그림으로 되살아난 멋진 그림책이자 탈춤책입니다. 탈춤 용어들이 낯설기도 하지만 어리석은 양반을 조롱하는 양반말뚝이춤, 억울하게 죽음을 맞는 미얄할미영감춤, 파계승을 풍자한 탈춤 등 각각 다른 이야기와 재미를 주는 7과장으로 따라가다보니 저절로 흥이 생깁니다.
정말이지 탈춤은 춤, 노래, 재담 , 이야기가 있는 종합 선물세트같습니다.
우리나라 탈춤의 역사, 무려 7000년을 거슬러 올라간 조개탈부터 일제 강점기 이후 되살아난 탈춤 부흥까지....다양한 탈춤의 종류와 소쿠리, 털, 대나무 등 다양한 탈의 재료, 허도령과 그를 사모하는 여인의 슬픈 전설이 담겨있는 이매탈,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궁중탈놀이 처용무 이야기, 탈춤의 다양한 춤사위까지 탈춤 백과사전이기도 합니다.

해학과 재치가 돋보이는 탈춤대사 "양반인지 허리 꺾어 절반인지 개다리 소반인지, 꾸러미전에 백반인지, 말뚝아 꼴뚝아 밭 가운데 최뚝아 오뉴월에 메뚝아 부러진 다리 절뚝아" 전에 판소리에서 들었던 맛깔나는 입담과 재치과 떠오르네요. 판소리 '흥부가' 중 착한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가던 놀부가 또랑을 건너뛰다가 동생이 일러준 '화초장' 이름을 잊어버렸답니다.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 초장 아니다 반장 송장 구들장 아니다 장화초? 초장화?" 우리나라 말의 오밀조밀한 맛, 익살과 재치가 느껴지지 않나요?^^

농사수확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며 또 마을에 기쁜 일이 있을 때, 장이 설 때 우리조상들의 삶 속에 얼쑤 어깨춤이 절로나는 탈춤이 녹아있었네요. 탈춤에 나오는 용어들이 낯선 건 그만큼 우리와 멀어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 미안하기도 하지만 '탈을 쓰면 자유가 보인다'는 작가의 말처럼 내가 아닌 또다른 탈의 주인공이 되어 어깨춤을 추고 '낙양동천 이화정" "덩더쿵 덩덩" 내 입에 맞는
불림을 읊조리다보면 흥겨운 탈춤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지않을까 싶어요.

독후활동-"이런 걸 해야돼요?" 라고 항변하는 나이 든? 초딩과 중딩딸에게 탈을 만들어보라고 했답니다^^저두 인터넷에서 보고 만들어보았는데 장식품으로해도 될 것 같지 않나요? ㅎㅎ  

감자에 랩을 씌우고 지점토로 탈모양을 만듭니다.   

  

꼼꼼한 장인?의 손길로 형태를 갖춘 탈들   

     

정성껏 색칠하고 니스칠까지 하면 완벽한 우리 아이들만의 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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