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이 솟은 간절한 바람 탑 전통문화 즐기기 4
이기범 지음, 김도연 그림, 박경식 감수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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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 라는 말이 있다.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질 리 없다는 뜻으로, 힘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한 일은 그 결과가 반드시 헛되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뜻이 아니더라도 하나하나 오롯이 정성과 땀으로 이루어낸 탑은 쉽게 무너질 수 없음을 우리는 믿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조상들은 그렇게도 정성껏 한탑한탑 쌓아올렸을게다. 귀한 돌로 만든 탑 뿐 아니라 길가에 흔히 굴러다니는 돌로 만들어진
그 수많은 돌탑 들.....우리네의 지극한 바람을 하나하나 올려놓은 돌탑, 오늘 그 탑에 관한 책을 읽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많은 이들이 하나하나 쌓아올린 간절함이 담겨있는 돌탑들......



우리는 절에 가거나 아니면 가까운 산에 오르더라도 어쩜 이렇게 올려놓았을까 싶은 작은 돌탑부터 거대한 돌탑까지 많은 탑을 봐왔다.
전에 TV에서 본 돌탑에는 죽은 자식을 애닯아 하며 무거운 돌을 지고와서 쌓아올린 가슴아픈 할머니의 사연을 담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애잔함을 주었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있는 돌이 간절함을 담고 쌓아올려지면서는 하나의 탑이 아니라 상징이자 마음의 위로가 되는 듯하다.
이 책에서도 우리 주변의 여러 탑들을 만나는 모습을 시작으로 우리 역사와 함께 한 우리땅의 우리 탑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서라벌 김현과 호랑이 처녀 이야기,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이렇듯 탑에 얽힌 슬프고도 정겨운 이야기도 들려준다.
언제봐도 감탄을 자아내는 가장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석탑,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 뿐 아니라 우리가 만나고 온 많은 탑들
그냥 감탄만 하고 왔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돌 하나하나를 다듬은 장인의 손길과 정성이 오롯이 느껴지는 듯하다.
탑은 그냥 종교의 하나인 불교를 통해 만들어진 구조물이 아니라 백성들의 염원과 기도, 정신적 뿌리이고 기둥이었던 게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탑에서 세계최초의 목판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나 섬세한 사리함 등 등 수많은 귀한 유물이 나온 것을 보면
우리 조상들의 탑에 담은 깊은 바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본 최초의 절 아스카사를 지을 때 일본인 100 여명이 백제옷을 입고 백제의 장인과 박사를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우리 문화의 자부심에 으쓱하기도 했지만 약탈당하고 사라진 탑 등을 생각하면 또 아쉽고 마음아파지는데.....
세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제의 약탈에 의해 손상된 장항리 오층석탑이나 부서진 탑 등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얼마전 부여에 가서 보고 온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다시 책에서 보니 반갑기도 했지만 백제의 멸망과 함께 한 석탑의 운명처럼
당나라 장수에 의해 네 면에 모두 쓰여진 아픈 글자 '대당평백제국비명'(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했다) 가 내내 마음에 남았다.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부여의 백제 정림사지 오층 석탑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이 탑 속에 나라와 자신의 바람을 차곡차곡 담았듯이 오늘도 또 앞으로도 우리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돌에 간절함을 담아 또 하나하나 쌓아올리겠지. '모습은 바뀌었지만 탑 안에 담긴 바람은 그대로' 라는 작가의 말처럼......
표지 속의 탑돌이를 하며 간절한 바람을 비는 사람들의 얼굴에 나의 모습이 또 우리 할머니의,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조근조근 들려주는 정겨운 탑의 이야기에 푸욱 빠져들다 보니 이 책을 들고 또 탑을 만나러 가고 싶어진다. 
 



경주 갔을 때 다보탑과 석가탑을 보고 와서 쓰고 그려본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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