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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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진 고민의 민낯, 더불어 학교에 강연 한 번 하러 갔다가 메일로 아이들의 상담 역할을 자처하게 되는, 자기 파악 최고봉이고 중3이랑 진심으로 싸우고 중3한테 진심으로 삐지는 조금 이상한 어른, 이태리 작가의 민낯도 함께 볼 수 있는 책. 이 책에는 크게 3명의 중학생과 3가지 고민이 나온다. 맨 처음 고민 해결에 이태리 작가의 도움을 받은 인혜는 친구 현우에게, 현우는 또 사촌동생 은영에게 마음대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끝을 낼 수는 없는, 늪과 같은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을 추천한다. 다행인 건 이상하긴 해도 늘 진심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 메일이 아이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현우 학생이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였기 때문에 저도 제 마음을 내줄게요. 마음을 내준 사람에게는 내 마음도 내주자는 게 저의 소박한 소망이거든요. 물론 그러다 뒤통수 맞은 적도 몇 번 있지만(인혜 학생 이야기는 아니에요) 안 그런 적이 더 많아요. ​

(이태리 작가가 현우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16p

그리고 작가님께서 작가님이 이상한지 아닌지 말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처음에는 예의상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려다 그럼 작가님께서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하실 것 같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작가님 조금 이상해요……. ​

(현우가 이태리 작가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34p



인혜의 이야기는 공감하며, 현우의 이야기는 폭소하며, 은영의 이야기는 분노하며 읽었다. 현우의 이야기처럼 커가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될 여러 감정들에 서툰 것은 그저 귀여웠지만, 인혜의 언니처럼 타인의 말과 시선에 상처받고 휘둘리며 심지어 자신을 해치는 지경에 이른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웠고, 은영처럼 주변의 못나고 쓰레기 같은 사람 하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이 점차 떨치고 일어나 함께 연대하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서로를 보듬는 모습엔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태리 작가 외에도 아이들을 도와주는 멋진 어른 역시 등장하는데, 아이들 주변에 그런 멋진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쉽지 않은 고민들이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정말 술술 읽히고, 사연과는 별개로 주인공들이 중학생인 만큼 특유의 풋풋하고 어수선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쭉 유지된다. 큰 고민 뒤로 나오는 아이들의 소소한 고민들에도 공감하고 전반적으론 많이 웃으며 읽었다. 이태리 작가의 독특한 캐릭터와 능수능란한 답변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우의 허를 찌르는 행동과 대사들("나, 진짜 멋있는 것 같아." 등등)에 진짜 대폭소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일단 여기저기 추천해 주고 있는 책.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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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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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소통하던 박범신 작가의 짧은 메시지들을 묶어 낸 책으로 새로운 구성과 일러스트를 더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개정판 이전의 책(2014년 출간된 버전)도 읽은 적이 있는데 작가님 쓴 글과 함께 직접 찍은 산 사진들이 아주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개정판은 사진은 완전히 빠지고 일러스트레이터 성호은 작가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색연필로 그려진 라인 드로잉 느낌의 일러스트인데, 글의 내용을 따라가는 그림들이 실려있어 직관적이지만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본문의 공백이 줄고, 간격이 조금 더 촘촘하게 구성되어 날씬하고 깔끔한 버전의 판본이 되었다.

'청년작가'의 이미지가 강한 작가라서 일까 느슨하게 마음을 풀어놓고 쓴 글보다도 사랑, 순정, 젊음 등에 대해 쓴 강한 메시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렇지 않은 글도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힐링이라는 제목에 맞게 너무 뾰족하지는 않게 다양한 것에 고민하고 생각한 문장들도 많았다. 예쁘게 늙고 싶다는 생각, 울음에 대한 생각들처럼, 살면서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조금은 싫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남긴 문장들에 공감했다. 책 뒤표지에 쓰인 소개 글을 보면 작가는 '세상에 대한 불만, 분노, 사랑' 등에 대한 짧은 단상들을 담았다고 하는데 나는 사랑과 바람을 더 담아 쓰인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둥글어진 것인지 문장들이 강렬해도 아프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가만가만 읽고 마음에 새기고 좋아하는 문장들을 꼽아보기에 참 좋은 책. 에세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이번에 읽을 때 이 책은 내게 에세이보다 마치 문장집이나 시집 같았다. 읽을 때마다 좋아하는 문장이 달라진다. 가볍게 여러 번 훑어보다가 글과 그림이 계속 보아도 꾸준히 좋았던 한 페이지를 골라 보며 서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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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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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그려진 이미지와 벌레 문고라는 헌책방의 이름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이자 헌책방을 지키는 주인장의 이미지는 내 머릿속엔 책을 좋아하는 얌전한 책벌레 같은 여성이었다. 그런데 회사일은 맞지 않다는 걸 느끼고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작정 헌책방을 차렸다고 하니 얌전하기만 한 건 아니려나? 하는 의문이 들었고, 이 책은 열정적인 헌책방 창업이야기인 건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일단 이 책은 헌책방 창업에 도움을 주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저자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후기에서 말한다.) 저자가 헌책방을 차린 건 이미 이십여 년 전 이야기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겪은 이야기를 모은 것이라 헌책방을 여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자의 성격은 뭔가 거대한 목표를 세운다거나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내가 맞춘 건 오히려 이런 저자의 성격 면인데, 흘러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긴 하지만 그 결과에 그리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일이나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 거기에 책을 좋아하고 가만히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니 책벌레라는 이미지가 그리 크게 틀리진 않은 듯하다.





헌책방을 하는 동안 동시에 우체국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폐업하지 않았다는 건 참 대단하다. 경제적인 것들 말고도 헌책방을 운영하며 겪는 다양한 위기가 찾아왔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걸 그리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하루 벌레 문고 안에 쌓아온 좋은 기억들을 담담히 풀어놓는다는 느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끼, 거북이, 음악, 그리고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이 나서 이야기하고, 헌책방 안에서 생긴 인연들이 주고 간 좋은 추억을 에피소드 식으로 하나하나 들려준다. 헌책방을 지키는 이끼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던가, 72년생의 작가가 할머니가 되려면 아직 먼 이야기 같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평화롭게 벌레 문고를 유지해 나갈 것 같다는 예감은 든다. 저자가 남긴 후기에서처럼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하는 뭔가 밋밋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헌책방 이야기였다.




이끼와 거북이를 좋아하고, 이상하고 마니악 한 CD만 골라 팔고, 때때로 가게 안에서 라이브 공연이나 전시회를 하는 헌책방. 기념품으로 오리지널 토트백과 양치류 인형, 이끼 관찰 키트, 이끼 봉투는 어떠세요?

이렇게 책과는 동떨어진 것들만 특징이 되어버린 나의 벌레 문고. 생각해 보면 멀리까지 온 셈입니다.

본문 중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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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일파스텔 하루 한 그림
김지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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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워낙 좋아하고, 좋아하는 만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나는 꾸준히 출간되는 다양한 그림 취미 책들이 반갑다. 연필, 색연필, 플러스펜, 컬러 붓펜, 수채물감 등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리고 칠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던 차에 오일파스텔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한 번쯤 써봤을 크레파스와 비슷하다는 데 소개되는 작품들을 보면 유화처럼 꾸덕꾸덕한 느낌도 있고, 색을 가득 채운 풍경화도 예쁜 데다가 초보자들이 따라 그리기에도 매우 쉽다고들 했다. 솔깃하던 차에 오일파스텔로 그려낸 아름다운 풍경을 33장이나 담고 있는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에 담긴 풍경 그림들이 너무나도 취향이었다. 똑같이 따라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었지만,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그림 취미를 또 한 번 늘려보는 것도 즐겁겠다, 하고 욕심이 났다.

처음 사용해보는 오일파스텔은 낯설었지만, 이 책은 초보자에게 상당히 친절한 책이었다. 오일파스텔 드로잉에 앞서 준비물과 Q&A를 제일 먼저 보여주고, 뒤에서 그리게 될 풍경 그림의 부분을 가져와 기법이나 자주 쓰이는 요소 등을 연습시킨다. 처음부터 하나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건 어렵게 느껴지지만 일부분을 먼저 연습해보는 건 따라 할만 했다. 오일파스텔과 친해지기 단계가 끝나면 온전한 그림을 제시하는데 여러 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보여주고, 각 단계에서 사용한 도구나 색들도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제시된 그림의 디테일한 부분은 책 맨 뒤에서 '부록'이란 파트로 묶어 한 번 더 설명해 주기도 한다.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테두리나 모양을 비워두는 방법도 재미있었고, 그러데이션 연습을 할 때 힘의 강약에 따라 번지는 느낌이나 질감을 다양하게 살릴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손으로 직접 문지르기도 해서 손가락이 다양한 색으로 물드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재료들로 컬러링을 하거나 그림을 조금씩 그려봤는데, 오일파스텔은 다른 재료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확실히 있다는 걸 느꼈고, 무엇보다 하면서 즐거웠다. 책과 비교하면 똑같은 느낌을 내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책과 별개로 내가 그려낸 그림들을 보면 그럴싸해 보이는 게 또 신기했다. 얼른 연습 단계를 마치고, 책에서 제시한 그림을 하나하나 완성해 내 방에도 두고 싶고 주변에 선물도 하고 싶다. 전부 다 따라 그리고 나서도 전혀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예쁜 책, 오일파스텔과 풍경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아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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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화 바이러스 세계사 - 모두가 쉽게 읽고 이해하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역사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이서연 옮김 / 정민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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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람들에겐 소설로 더욱 유명해진 페스트부터 스페인 독감, 에이즈, 말라리아, 홍역, 에볼라, 사스, 조류독감 등등 이름은 다 한 번쯤 들어본 다양한 전염병 이야기를 만화로 풀었다. 코로나19를 제외하면 총 12종류의 전염병을 다루고, 책의 말미에는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귀여운 그림에 그렇지 못한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요즘이라 더 궁금하고 알아야 할 전염병에 대한 내용들을 만화와 글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을 것 같고, 바이러스나 전염병의 정보 혹은 역사가 궁금은 하지만 두꺼운 역사 책이나 의학 책을 읽어볼 엄두는 나지 않는 어른들이 읽기에도 제격이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발생 연도가 가까워지고 있어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계속해왔고 지금도 역시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전염병이 퍼지면 감염 원인을 찾아내고 전파 경로를 추적하며 예방책을 펼치는 동시에 백신 개발에 주력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바이러스 극복에 크게 일조한 과학자나 의학자에게는 의학 분야 노벨상처럼 일종의 명예나 보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전염병의 역사가 쌓이고 의학이 발전했음에도 아주 오래전 등장한 바이러스는 대부분 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소규모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졌다.




1918년 나타나 2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고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스페인 독감처럼 바이러스는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왔고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류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무서운 점은 변이를 거듭하고, 항생제에도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백신을 개발해도 그 백신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언제 탄생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백신과 치료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염병 예방에 더 철저해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책의 메시지에 동의할 수밖에.




이 책에서는 12종류의 바이러스 세계사를 다룬 후에 '야생동물과 감염병'이라는 제목으로 야생동물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접촉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동시에 바이러스의 숙주인 야생동물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그들을 멸종시켜 바이러스를 없애려는 잘못된 생각을 경계한다. 많은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을 없앤다 해도 바이러스는 살아남아 또 다른 숙주를 찾아 나설 것이 분명하다는 이유에 정말 공감했다. 책에서 마지막으로 다루고 있는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법'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다루면서 기본적이지만 최고의 방역 방법(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다. 교육용으로도 정말 좋은 책. 이 시리즈를 기억해두고 나머지 책들도 찾아볼 생각이다. ​나처럼 만화를 좋아하거나 어려운 책을 피하고 싶은 친구, 아이가 있는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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