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만화 인류사 대모험 - 한눈에 보는 인류 진화의 역사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이서연 옮김 / 정민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이레이의 3분 만화 시리즈 중에 국내에 출간된 세 번째 책이다. 인류사 즉 인류의 기원과 진화 과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었는데, 재미있는 건 교과서적인 내용 외에도 색다르고 관심도가 높은 다양한 이슈들도 함께 다룬다는 점이다. 인류의 진화에서 나르시시즘의 면모를 찾아보거나 1976년 출판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단위를 유전자로 바꾸어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내용들이 각각 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고, 인류의 조상을 수생 유인원이나 외계인에서 찾아보는 가설들도 나온다. 책을 모두 읽고 나자 왠지 책 제목에서 인류사 뒤에 붙인 '대모험'은 인류사에 대해 이야기할 저변을 넓히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수생 유인원 가설과 호모 사피엔스 중 크로마뇽인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다. 수생 유인원은 대담한 가설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고 과학계보다도 오히려 민간에서 지지를 받았던 가설이라고 한다. 그것도 과학자가 아닌 유명 작가가 써낸 책의 영향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크로마뇽인의 경우 현재 인류와 유사한 외모에 두뇌의 용량은 약간 더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남긴 동굴 암벽화 때문에 '구석기시대 예술적 감각을 지닌 유일한 사람들'이었다는 책의 표현이 기억이 남는다. 

아르디피테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사피엔스 등등 비슷한 듯 다른 여러 가지 이름들과 그 의미, 과학자들이 추측한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생존방식 등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만화로 보게 되니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드문드문 실제 사료들(뼈 사진, 과학자들의 모습, 루시의 복원도 등등)도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사이즈가 조금 작다고 느꼈지만 만화로 진행되는 책의 구성을 해치지 않는 정도로 조정한 게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인류사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었고 인류사에 대한 몇 가지 상식을 늘려줄 수 있는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만화이니만큼 조금은 가볍고 즐겁게 역사를 만나게 해주는 시리즈라는 점이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가진 고민의 민낯, 더불어 학교에 강연 한 번 하러 갔다가 메일로 아이들의 상담 역할을 자처하게 되는, 자기 파악 최고봉이고 중3이랑 진심으로 싸우고 중3한테 진심으로 삐지는 조금 이상한 어른, 이태리 작가의 민낯도 함께 볼 수 있는 책. 이 책에는 크게 3명의 중학생과 3가지 고민이 나온다. 맨 처음 고민 해결에 이태리 작가의 도움을 받은 인혜는 친구 현우에게, 현우는 또 사촌동생 은영에게 마음대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끝을 낼 수는 없는, 늪과 같은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을 추천한다. 다행인 건 이상하긴 해도 늘 진심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 메일이 아이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현우 학생이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였기 때문에 저도 제 마음을 내줄게요. 마음을 내준 사람에게는 내 마음도 내주자는 게 저의 소박한 소망이거든요. 물론 그러다 뒤통수 맞은 적도 몇 번 있지만(인혜 학생 이야기는 아니에요) 안 그런 적이 더 많아요. ​

(이태리 작가가 현우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16p

그리고 작가님께서 작가님이 이상한지 아닌지 말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처음에는 예의상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려다 그럼 작가님께서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하실 것 같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작가님 조금 이상해요……. ​

(현우가 이태리 작가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34p



인혜의 이야기는 공감하며, 현우의 이야기는 폭소하며, 은영의 이야기는 분노하며 읽었다. 현우의 이야기처럼 커가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될 여러 감정들에 서툰 것은 그저 귀여웠지만, 인혜의 언니처럼 타인의 말과 시선에 상처받고 휘둘리며 심지어 자신을 해치는 지경에 이른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웠고, 은영처럼 주변의 못나고 쓰레기 같은 사람 하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이 점차 떨치고 일어나 함께 연대하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서로를 보듬는 모습엔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태리 작가 외에도 아이들을 도와주는 멋진 어른 역시 등장하는데, 아이들 주변에 그런 멋진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쉽지 않은 고민들이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정말 술술 읽히고, 사연과는 별개로 주인공들이 중학생인 만큼 특유의 풋풋하고 어수선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쭉 유지된다. 큰 고민 뒤로 나오는 아이들의 소소한 고민들에도 공감하고 전반적으론 많이 웃으며 읽었다. 이태리 작가의 독특한 캐릭터와 능수능란한 답변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우의 허를 찌르는 행동과 대사들("나, 진짜 멋있는 것 같아." 등등)에 진짜 대폭소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일단 여기저기 추천해 주고 있는 책.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ns로 소통하던 박범신 작가의 짧은 메시지들을 묶어 낸 책으로 새로운 구성과 일러스트를 더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개정판 이전의 책(2014년 출간된 버전)도 읽은 적이 있는데 작가님 쓴 글과 함께 직접 찍은 산 사진들이 아주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개정판은 사진은 완전히 빠지고 일러스트레이터 성호은 작가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색연필로 그려진 라인 드로잉 느낌의 일러스트인데, 글의 내용을 따라가는 그림들이 실려있어 직관적이지만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본문의 공백이 줄고, 간격이 조금 더 촘촘하게 구성되어 날씬하고 깔끔한 버전의 판본이 되었다.

'청년작가'의 이미지가 강한 작가라서 일까 느슨하게 마음을 풀어놓고 쓴 글보다도 사랑, 순정, 젊음 등에 대해 쓴 강한 메시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렇지 않은 글도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힐링이라는 제목에 맞게 너무 뾰족하지는 않게 다양한 것에 고민하고 생각한 문장들도 많았다. 예쁘게 늙고 싶다는 생각, 울음에 대한 생각들처럼, 살면서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조금은 싫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남긴 문장들에 공감했다. 책 뒤표지에 쓰인 소개 글을 보면 작가는 '세상에 대한 불만, 분노, 사랑' 등에 대한 짧은 단상들을 담았다고 하는데 나는 사랑과 바람을 더 담아 쓰인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둥글어진 것인지 문장들이 강렬해도 아프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가만가만 읽고 마음에 새기고 좋아하는 문장들을 꼽아보기에 참 좋은 책. 에세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이번에 읽을 때 이 책은 내게 에세이보다 마치 문장집이나 시집 같았다. 읽을 때마다 좋아하는 문장이 달라진다. 가볍게 여러 번 훑어보다가 글과 그림이 계속 보아도 꾸준히 좋았던 한 페이지를 골라 보며 서평을 마무리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 그려진 이미지와 벌레 문고라는 헌책방의 이름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이자 헌책방을 지키는 주인장의 이미지는 내 머릿속엔 책을 좋아하는 얌전한 책벌레 같은 여성이었다. 그런데 회사일은 맞지 않다는 걸 느끼고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작정 헌책방을 차렸다고 하니 얌전하기만 한 건 아니려나? 하는 의문이 들었고, 이 책은 열정적인 헌책방 창업이야기인 건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일단 이 책은 헌책방 창업에 도움을 주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저자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후기에서 말한다.) 저자가 헌책방을 차린 건 이미 이십여 년 전 이야기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겪은 이야기를 모은 것이라 헌책방을 여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자의 성격은 뭔가 거대한 목표를 세운다거나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내가 맞춘 건 오히려 이런 저자의 성격 면인데, 흘러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긴 하지만 그 결과에 그리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일이나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 거기에 책을 좋아하고 가만히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니 책벌레라는 이미지가 그리 크게 틀리진 않은 듯하다.





헌책방을 하는 동안 동시에 우체국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폐업하지 않았다는 건 참 대단하다. 경제적인 것들 말고도 헌책방을 운영하며 겪는 다양한 위기가 찾아왔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걸 그리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하루 벌레 문고 안에 쌓아온 좋은 기억들을 담담히 풀어놓는다는 느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끼, 거북이, 음악, 그리고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이 나서 이야기하고, 헌책방 안에서 생긴 인연들이 주고 간 좋은 추억을 에피소드 식으로 하나하나 들려준다. 헌책방을 지키는 이끼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던가, 72년생의 작가가 할머니가 되려면 아직 먼 이야기 같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평화롭게 벌레 문고를 유지해 나갈 것 같다는 예감은 든다. 저자가 남긴 후기에서처럼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하는 뭔가 밋밋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헌책방 이야기였다.




이끼와 거북이를 좋아하고, 이상하고 마니악 한 CD만 골라 팔고, 때때로 가게 안에서 라이브 공연이나 전시회를 하는 헌책방. 기념품으로 오리지널 토트백과 양치류 인형, 이끼 관찰 키트, 이끼 봉투는 어떠세요?

이렇게 책과는 동떨어진 것들만 특징이 되어버린 나의 벌레 문고. 생각해 보면 멀리까지 온 셈입니다.

본문 중 82p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은 오일파스텔 하루 한 그림
김지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은 워낙 좋아하고, 좋아하는 만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나는 꾸준히 출간되는 다양한 그림 취미 책들이 반갑다. 연필, 색연필, 플러스펜, 컬러 붓펜, 수채물감 등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리고 칠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던 차에 오일파스텔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한 번쯤 써봤을 크레파스와 비슷하다는 데 소개되는 작품들을 보면 유화처럼 꾸덕꾸덕한 느낌도 있고, 색을 가득 채운 풍경화도 예쁜 데다가 초보자들이 따라 그리기에도 매우 쉽다고들 했다. 솔깃하던 차에 오일파스텔로 그려낸 아름다운 풍경을 33장이나 담고 있는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에 담긴 풍경 그림들이 너무나도 취향이었다. 똑같이 따라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었지만,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그림 취미를 또 한 번 늘려보는 것도 즐겁겠다, 하고 욕심이 났다.

처음 사용해보는 오일파스텔은 낯설었지만, 이 책은 초보자에게 상당히 친절한 책이었다. 오일파스텔 드로잉에 앞서 준비물과 Q&A를 제일 먼저 보여주고, 뒤에서 그리게 될 풍경 그림의 부분을 가져와 기법이나 자주 쓰이는 요소 등을 연습시킨다. 처음부터 하나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건 어렵게 느껴지지만 일부분을 먼저 연습해보는 건 따라 할만 했다. 오일파스텔과 친해지기 단계가 끝나면 온전한 그림을 제시하는데 여러 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보여주고, 각 단계에서 사용한 도구나 색들도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제시된 그림의 디테일한 부분은 책 맨 뒤에서 '부록'이란 파트로 묶어 한 번 더 설명해 주기도 한다.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테두리나 모양을 비워두는 방법도 재미있었고, 그러데이션 연습을 할 때 힘의 강약에 따라 번지는 느낌이나 질감을 다양하게 살릴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손으로 직접 문지르기도 해서 손가락이 다양한 색으로 물드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재료들로 컬러링을 하거나 그림을 조금씩 그려봤는데, 오일파스텔은 다른 재료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확실히 있다는 걸 느꼈고, 무엇보다 하면서 즐거웠다. 책과 비교하면 똑같은 느낌을 내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책과 별개로 내가 그려낸 그림들을 보면 그럴싸해 보이는 게 또 신기했다. 얼른 연습 단계를 마치고, 책에서 제시한 그림을 하나하나 완성해 내 방에도 두고 싶고 주변에 선물도 하고 싶다. 전부 다 따라 그리고 나서도 전혀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예쁜 책, 오일파스텔과 풍경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아할 것 같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