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는 예뻤다 - 그저 행복한 셀렘의 시간, 몽골 9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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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람 제대로 난 저자의 몽골여행기와 여행정보가 가득 담긴 책. 이미 두 번의 세계 일주를 한 저자는 70대가 되어서도 몽골로 떠나 비자 없이 머물 수 있는 세 달을 꼭 채우고 난 후 세 번째 책 <고비는 예뻤다>를 써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자마자 또 미국 여행을 떠났다고 하니 그 체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책의 목록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는데 Part1은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여행정보들을 담고 있고, Part2에서는 다양한 몽골여행 코스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핫플에 대한 소개와 그곳을 직접 다녀온 자신의 에피소드를 함께 담았다. 마지막으로 Part3는 90일 동안 몽골에서 머물렀던 저자의 여행기를 풀어내며 몽골여행의 매력을 어필한다.


몽골 하면 게르, 밤하늘, 울란바토르가 수도라는 것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여서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몽골에 대한 모든 정보가 초면이었고 재미있었다.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몽골여행 팁은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유용하며 꼭 필요한 정보들이고, 후반의 이야기는 코스별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행일기에 가깝다.


가벼운 어투로 쓰인 여행기에는 호불호가 있을지 모르지만, 몽골에서 볼 수 있는 것, 체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저자가 개인적으로 느끼고 즐겼던 것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맛보기로 사진과 에피소드를 담은 Part2에서 몽골여행에 대한 로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표지에도 쓰인 고비사막의 사진은 정말 (책 제목대로) 예뻤고, 몽골 특유의 눈이 시원해지는 몇몇 풍경들이 매력적이었다.





 몽골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가야 한다. 더 오염되기 전에 가야 한다. 환상을 버리고 가야 한다. 힘들다는 걸 알고 가야 한다. 비슷한 거리의 동남아 국가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비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여름 한철 관광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모든 물가가 올라간다는 걸 알고 가야 한다. 개인 여행보다는 팀을 짜서 가는 게 휠씬 가성비가 좋다는 걸 알고 가야 한다.(...) " -프롤로그 중, 5p



책은 프롤로그부터 몽골여행에 대한 조언을 쏟아낸다. 여러 가지 장단이 있지만 아쉬운 점들을 뒤로하고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몽골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면, 저자의 조언처럼 한살이라도 어릴 때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여행지로서의 몽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몽골의 역사와 문화와 매력에 대해 더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 몽골이란 여행지가 궁금한 사람, 몽골 여행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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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사회 - 어른들은 절대 모르는 그들만의 리그
이세이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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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교 선생님을 비롯하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자들의 에세이를 종종 보게 된다. 예전엔 이런 책을 읽으면서 내가 기억하는 선생님들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그때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가 궁금해진다. 내가 선생님을 감동시킨 순간이 있었을까? 내가 자란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시던 선생님이 있을까? 반대로 내가 선생님에게 상처를 준 순간도 있지 않을까?


​어린이에 대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여러 아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가장 오래 관찰할 수 있는 건 교육기관의 선생님들이 아닐까.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일하다 보면 아이를 좋아하고 말고를 떠나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스러운 장면들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장면이 담긴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글은 특히 감동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개인이 가진 성향일 수도 있으나 학교에서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배워나간 다정함이 발휘되는 순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혹은 어른(교육자)들의 도움을 받아 배워나가는 것, 자신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 그리고 가끔 반대로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것을 모두 글에 담았다. 스스로를 I라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해주는 리액션만은 대문자 E가 확실한 저자의 글은 읽기 쉬웠다. 진지한 내용은 진지하고 단호하게,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상황이나 자신의 격한 감정들은 다양한 농담과 비유를 섞어 유머 있게 써낸다.

귀여운 신규라 하기엔 연차가 쌓였고, 대신 그만큼의 노하우와 한(?)도 쌓여서 학교 내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게 티가 난다. 마지막을 장식한 '학교에 민원 전화를 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이라는 제목의 글은 학교, 교사, 학부모, 아이들의 관계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아이들이 한데 모여 싸우고 화해하고 응원하고 서로에게 맞춰나가는 방법을 배워나가듯, 어른들도 다시 어릴 때 배웠던 것들을 복기해 보자. 지금 자신이 나름대로 그럴듯한 어른이 되었다면 그걸 배우도록 도왔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아이들의 배움을 도울 차례가 아닐까.



 대학생 때 교생실습에서, 1학년 수업과 6학년 수업을 연이어 참관한 적이 있다. 수업 중 양손으로 바지춤을 부여잡고 일어서서 "쉬 마려워요" 하던 1학년과 의젓하게 손을 들고 제법 어려운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던 6학년 아이들을 보며, 나는 그 사이에 촘촘히 끼어들었을 어떤 어른들의 노력을 가늠했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가위를 건넬 때 가위 날을 잡고 건네는 것도, 먹을 게 생기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한입 권하는 것도 누군가로부터 배운 거였다. 그러고 보면 저절로 크는 아이는 없다. 누군가의 말과 삶으로 곱게 빚어질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합니다"라는 뭉뚱그린 말로는 결코 체득되지 않는, 어린이들의 세계다.    (본문 중 1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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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1
엘리자 수아 뒤사팽 지음, 엘렌 베클랭 그림, 문현임 옮김 / 북극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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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그리고 형 셀린과 함께 살던 바닷가 마을을 떠나 새로 이사 온 셀레스틴은 지붕에 올라갔다가 이웃집 여자아이 로뜨를 만난다. 형이 준 '잠이 든 벌새'를 소중히 돌보면서 하늘 탐험가인 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셀레스틴은 그냥 형을 좋아하는 평범한 동생의 모습 같다. 


사실은 형이 떠난 후 자신은 형의 옷이 몸에 맞지 않을 정도로 쑥쑥 자랐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실레스틴은 하늘 탐험가가 되어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형의 모습을 본다.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 형을 추억하고, 기억 속의 형과 소통하고, 형이 남겨준 것을 무엇이든 소중히 보듬는다. 14살 사춘기 아이의 감성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전개라고 생각했다.




셀레스틴은 옆집에 사는 로뜨와 짧은 시간 동안 깊은 교류를 한다. 처음엔 온통 흑백이던 그림에서 색연필로 칠해진 듯한 벌새가 등장하고 후반부엔 가서 셀레스틴과 로뜨도 색감을 가지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지만 수많은 날갯짓을 통해 하늘을 나는 벌새. 그 부단한 움직임을 청소년기에 비유한 것은 이 책의 저자뿐은 아니었다. 벌새의 작은 체구, 엄청난 속도의 날갯짓은 알고 있었지만 잠을 잘 때는 마치 겨울잠에 든 동물처럼 거의 가사상태가 된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온전한 휴식 후에 다시 가볍게 몸을 공중으로 떠올리는 벌새의 모습이 참 기껍다. 잠든 벌새가 편히 쉴 자리를 마련해 준 셀레스틴과, 깨어난 벌새에게 필요할 테니 꽃을 가져다준 로뜨의 마음도. 벌새가 깨어나는 장면과 함께 셀레스틴의 내면이 쑥쑥 자라나고 있는 게 보인다. 주변인을 사랑할 줄 아는 다정한 아이 셀레스틴의 성장담. 진짜 멋있는 어른이 될 것 같아서 두근두근하며 봤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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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간 해부학자 - 그들의 뼈는 어떻게 금메달이 되었나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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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해부학? 작가의 전작인 미술관과 해부학보다는 연결 짓기 쉬운 편이지만 이야기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책을 펼치기 전부터 무척 기대됐다. 이 책은 하계올림픽 종목 중 복싱부터 서핑까지 총 28종목을 선별하여 해부학자의 시선을 곁들여 정성껏 해설한다.


각 종목의 기원, 역사, 규칙, 기술, 인기도나 최근 이슈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데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그 종목과 관련된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예를 들어 레슬링을 즐겨 했던 몸짱 철학자 플라톤부터 시작해 올림픽 스타들의 화려한 활약상의 비밀과 기록들까지)와 더불어 종목별로 단련되거나 손상되기 쉬운 여러 신체 부위들, 올림픽 영웅들의 활약상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해부학적 특징들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글 사이에는 긴박감 넘치는 운동 경기의 한 장면과 뼈와 근육(가끔은 뇌와 혈관, 장기까지도 보이는) 인체의 해부도가 함께 삽입되어 있다. 지난번 저자의 책에서도 느꼈지만 이렇게나 뼈 그림이 많이 나오고 낯선 근육 이름과 신체기관의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게 조금 신기하다. 해부학자의 해설에 따르면 인간의 몸에는 칼도 있고, 안장도 있고, 노도 있고 그 밖에도 참 다양한 것들이 있다.



조던이 더욱 놀라운 건 순간적으로 공중에 3초 이상 떠 있을 수 있는 능력이다. 최소한 3초 동안만큼은 조던이 공중부양을 한다는 얘기다. 비행기 (airplane)의 '에어'가 그의 성() 앞에 붙게 된 연유다. 실제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한 기자가 조던에게 "당신은 하늘을 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던은 망설임 없이 재치 있게 답했다. "조금은요!"

이쯤 되면 해부학자인 필자는 조던의 무릎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가 뛰어 날이 올라 시원하게 덩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인간이 운동이나 훈련을 통해 얼마나 높게 점프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조던, 아니 인간의 몸을 해부해 보지 않을 수 없다.

( 본문 중 131p )


각 스포츠 종목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데다가, 펜싱경기를 보며 복장뼈를 떠올리는 의대생(혹은 해부학자)의 일반적인 시선과 사고 회로 자체가 일반인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유연하게 전개되는 모든 이야기가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의대생들이 보면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일까 궁금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조금 신선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를 추천해 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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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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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두 사람 중 한 명이 옥사했다. 그리고 지금은 은퇴했지만 당시 형사였던 호시노 세이지는 그 당시 결정적 증거가 된 구식 DNA검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 그리고 체포된 용의자에 대한 억압적인 처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하고 싶어 한다. 손자 아사히와 손자 친구 데쓰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을 움직이기 시작하며 팀 호시노의 재조사가 시작되는데...


그 당시의 최선이자 최신이었던 방법으로 진행되었을 수사 과정이 현재에 이르러 다시 보기엔 여러 허점이 있다는 것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재수사에 있어 일반인들(손자와 손자 친구 등등)을 끌어들이는데 그들이 합류할 때 각자 나름의 확고한 이유와 기준을 가지고 수사에 임하는 것도 각 등장인물들을 꽤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충격적인 사건과 유연하게 진행되는 초반부부터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회색 바닥만 밟고 가야지. 소녀는 생각했다.

회색은 안전해. 진한 초록색은 위험한 숲이라서 떨어지면 사람을 먹는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고 말 거야.
- 끝까지 회색만 밟고 간다면 내일도 좋은 날.             (프롤로그, 4p)


여아 연쇄살인사건의 첫 피해자인 리카가 납치당하는 장면이 담긴 프롤로그부터 본문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먹는 '호랑이'와 관련된 암시가 스산하게 등장하고, 이내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호랑이'라 칭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총 6장으로 나뉜 본문에서 대부분은 팀 호시노의 재수사 과정을 치밀하게 따라가는데 각 장의 이야기 끝에는 범인 시점의 이야기들이 짤막하게 등장한다. 피해자인 아이들에게 가한 끔찍한 행동들, 그리고 광기 어린 내면묘사가 정말 소름 끼친다.


범인을 쫓는 자들의 우여곡절과 범인의 잔혹함이 드러나는 짧은 서술의 반복은 독자가 범인에 대한 반감과 주인공들에 대한 이입을 강화시킨다. 거기에 범인이 누구인가, 범인을 잡을 수 있는가에 대한 조마조마한 마음까지 더해져 450페이지의 얇지 않은 분량인데 끊김 없이 단숨에 읽어버렸다.


개인적으로 관심도가 높지 않은 장르지만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름이면 하나 둘 찾아서 읽게 되는 장르가 추리,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쪽인데 보물을 찾아낸 것 같다. 범죄 수사 이야기의 진행이 풀려나가는 쾌감과 그럼에도 에필로그가 암시하는 불안한 스산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이다. 이런 장르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번 여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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