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별 도감 : 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 부위별 도감
코모리 다이스키 지음, 고영자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위별 도감 : 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 제목 그대로 '남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에 대해 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사람 몸을 정말 부위별로 하나하나 뜯어내 특징을 일러주고, 도감을 통해 다양한 표본을 보여주며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얼굴의 이목구비부터 팔과 손, 다리와 발, 전신, 옷까지 차례로 범위를 확장해나간다. 


사실적인 인물화가 아닌 이상 캐릭터를 그리는 책은 기초부터 시작한다 해도 작가 특유의 그림체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다. 책을 구매하는 독자도 작가의 그림체를 마음에 들어 하기 때문에 책을 구매하게 되고 그들의 그림을 모방하며 그림을 연습하고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하나의 만화에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처럼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는 예시나 도감에서도 통일되지 않은 다양한 그림체의 남자 캐릭터들이 나온다.



책에서 소개하는 도감 속 눈, 코, 입을 조합하기만 해도 정말 다양한 얼굴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잘 그려낸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게 아니라 독자마다 자기 취향의 멋있고, 아름다운, 개성 있는 캐릭터를 즐겁게 그려보라고 안내해 주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책의 순서를 따라 읽는 데에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취향(특히 얼굴 부분에서) 하나하나를 파악해 나가기 좋았다. 남자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에 특화된 책이지만 남자 캐릭터의 신체 부위별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여자 캐릭터와의 면면과 비교하여 보여주는 페이지도 종종 있었고, 보통 체형과 근육맨을 비교해 보여주는 페이지가 있는 것도 좋았다. 


기본 그리기부터 포인트, 다양한 포즈와 응용까지 일러스트 그리기, 남자 캐릭터 그리기에 대한 모든 것을 알차게 담아놓은 책이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상하고 싶은 사람도, 그냥 막연하게 남자 캐릭터를 그려보고 싶은 초보자에게도 두루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짝꿍처럼 함께 출간된 <부위별 도감 : 여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도 꼭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석과 모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백석 지음, 클로드 모네 그림 / 저녁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란히 쓰인 두 이름이 익숙한데 낯설다. 우리나라의 시와 외국의 명화를 조합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부터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같은 출판사에서 한 명의 한국시인과 한 명의 외국화가를 조합한 스페셜 시화집이 출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첫 번째 책은 <동주와 빈센트>, 그리고 올해 두 번째로 출간된 책이 바로 이 <백석과 모네>이다.




광택이 있는 하드커버 앞뒤로 꽉 찬 모네의 대표작들이 시선을 끌었는데 문득 두 사람의 작품들이 얼마나 어우러질까 궁금해졌다. 모네는 자연을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 화풍을 완성해나간 화가이고, 백석은 고어와 토착어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고향을 그리는 향토적인 정취의 시를 많이 남겼다. 둘 모두 거칠고 강렬한, 날것의 느낌 그대로 자신이 애정 하는 것들을 그려나간 예술가이니 잘 어울릴까?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옆에는 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고향'이라는 시 옆에는 아버지의 초상화를 보여주는 등 시와 그림이 가진 제목, 풍경, 감정 등 부분적으로 유사한 것들을 센스 있게 잘 배치한 느낌이다. 두 예술가의 대표작 옆에는 각자 어떤 시와 그림이 매치되어 있을까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짝꿍은 '개'라는 시 옆에 개의 머리(haed of the dog)를 그린 그림을 배치한 페이지ㅋ)



백석의 시 100편과 모네의 그림 125점이 수록되어 있는 책. 시이든, 그림이든, 혹은 둘의 조합이든 마음껏 느긋하게 즐기기 좋은 책이다. 백석과 모네 둘 중 한 명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읽는 동안 다른 한 명마저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만약 이 책의 두 주역을 잘 모른다면 시화집의 끝에 작가 소개를 먼저 읽어본 후 시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 시인과 화가가 만나게 될지 다음이 또 기대되는 시리즈다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값 미술사 - 부자들은 어떤 그림을 살까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에는 투자적 가치가 있다, 어떤 그림의 경매가가 최고점을 찍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데, 그럴 때마다 억 소리(그것도 수백, 수천억) 나는 그림들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그런 그림들의 값어치는 어떤 요인에 의해 정해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런 호기심과 궁금증은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대놓고 그림값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 <그림값 미술사>의 목차를 보면 크게 그림값의 결정요인을 9가지로 나누어 놓았고, 본문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몇 가지 그림 이야기를 모아 재미있게 풀어낸다. 



'희귀성'과 '미술사적 가치', '컬렉터의 취향' 등 예술성에 기인한 요소도 있고, '투자의 법칙', '구매자의 경쟁심', '명작을 살수 있는 마지막 기회' 처럼 경제적 그리고 마케팅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에 관한 요소가 특히 흥미로웠다. 'VIP의 소장작'(누가, 혹은 어느 곳이 소장했는가), '스타 화가의 사연 많은 작품', '뜻밖의 행운' 등의 제목을 붙인 파트의 이야기를 보며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소장할 때 그 그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사연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림값의 의미가 단순히 '재료비+인건비'였던 과거와는 달리 인건비가 곧 개별 화가의 솜씨(기술과 감성, 아이디어 등)에 따라 차등을 보이고 미술사의 흐름과 더불어 곧 창조성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현대미술에 와서 화가의 창조성은 단순 재료비와 인건비의 몇배에서 수백배까지 더 큰 가치를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그림값, 즉 경매의 낙찰가로 증명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그림값의 비밀, 그리고 그를 설명하기 위해 언급된 수많은 명화와 화가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또 이야기와 더불어 책에 수록된 풍성한 삽화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명화를 보며 이 그림이 왜 비쌀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던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는 강하다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인들이 좀비로 변하기 시작했다. 좀비가 나타난 태전 지역에 대해 정부는 65세 이하의 사람들만을 대피시키고 그 지역을 봉쇄 조치할 것을 결정한다. 일이 있어 잠시 지역을 벗어난 곳에 있던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주인공 하다는 대피할 시간이 있었지만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준 할머니와 함께 그곳에 남아있기로 결정한다.





하다는 정말 매력적인 주인공이었다. 부모님의 불화를 겪었지만 대신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다시 할머니와 살게 되는 상황을 오히려 반긴다. 기본적으로는 까칠하고 경계심이 많은 성격의 하다였지만, 곧 위기 상황에서 할머니를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줄 알고 마을의 마당발이자 큰언니인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상냥함과 듬직함을 두루 배워간다.


재난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상황 속에서 하다의 듬직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그 안에 들어온 건 같은 학교 학생이자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이은우였다. 은우는 똑똑한 머리와 잘생긴 얼굴을 겸비한 학교 안의 인기인이었는데, 학교 경비원이었던 할아버지가 좀비로 변해 아수라장이 된 학교에서 위기에 처한다. 은우가 좀비를 피해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임을 눈치챈 하다는 은우를 둘러업고 순식간에 학교를 벗어난다. 마치 히어로처럼. 이후 동갑내기 두 사람은 둘 다 각자의 성격대로 능력대로 제 몫을 해내는데 두 사람의 티키타카와 대화, 콤비 플레이가 꽤 귀여웠다.


"핸드폰도 놓고 왔어? 그러면 아무것도 못 들고 온 거야?"

"어. 너만 들고 왔어."

"앗......"

이은우의 하얗고 투명한 볼에 홍조가 생겼다. 아이들의 찬양에도 친절하게 웃기만 하길래 부끄러움이나 수줍음을 모르는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근데 왜 빨개지는 거지? 내가 얼굴을 빤히 보자 더 당황했는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

- 본문 중 33p


이 세계관에서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원인불명이지만 좀비로 변한다. 소리에 반응하고 창백한 피부에 멍한 표정을 짓고 배회하는 등 우리가 아는 좀비의 특징을 가졌지만 좀 다른 면도 있다. 공격당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서 인지 그들의 겉모습이 멀쩡했을 때의 겉모습과 그리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좀비가 되기 전 자신의 신체적 특징(느리다, 관절이 좋지 않아 계단을 잘 오르지 못한다, 관리를 잘 한 경우 청년과 다를 바 없다 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

봉쇄된 지역 안에는 하다처럼 나이가 많지 않아도 저마다의 이유로 남은 젊은 인구들이 꽤 있다. 하다는 아파트와 마트를 오가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 중에는 악인도 호인도 있다. 이전과 한결같은 이들도 정반대로 돌변해버린 이들도 있다.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니 섣불리 다가가지 않고 경계하며 우회한다. 마찬가지로 여러 좀비들과도 마주하게 되는데 하다에게는 그들이 좀비나 괴물 같은 존재라는 게 와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계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가족이었을 그들을 함부로 공격할 마음조차 먹지 못한다. 그래서 늘 하다의 선택은 빠르게 달려 그들에게서 멀어지는 것뿐이다.

고립된 지역에서 머무는 한 음식은 점차 떨어질 것이고, 하다의 할머니도 좀비로 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양한 불안요소를 지닌 채로도 그들은 서로 도와가며 행복한 이벤트를 찾아낸다. 상황이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 없는 변수가 너무도 많지만 하다와 할머니와 함께 식구가 되어버린 등장인물들은 꽤 씩씩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게 감동적이다.

작가의 말을 보며 김청귤 작가님이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가 꼭꼭 알차게 담겨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해서 더 솔직하고 희망차게 그려낸 재난물. 술술 읽히고, 달리는 강하다의 매력에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 에세이는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받을 수 있고, 그 그림과 화가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저자의 감상법을 배우거나 감상하는 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어서 좋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저자가 여는 글에 제안한 '화삼독(畵三讀)'이라는 감상법에 동했고,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그림들이 취향에 맞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은 세 번 읽어야 한다.

그림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는다.

(여는 글, 14-15p)



본문에서는 28가지 명화를 다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고흐, 고갱, 폴 세잔, 프리다 칼로, 천경자, 박수근, 김환기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의 작품이 줄지어 나온다. 에바 알머슨, 다비드 자맹 등 비교적 최근 국내에서 전시를 볼 수 있었던 화가들의 이름도 보인다. (참고로 표지의 그림은 다비드 자맹의 '사랑(Amour)'이라는 작품이고, 이 책의 제목은 이 그림에 대한 꼭지의 제목과 같다.)



본문 하나당 하나의 그림만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같은 작가의 다른 그림이나 관련된 다른 작가의 그림을 더해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론 추상에 대한 감상이 어렵고 그 그림에 대한 이야기들이 궁금했는데 은근 비중이 있어서 좋았다. 파울 클레의 작품 '황금물고기'에 대한 글인 일곱 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독서법을 적용해 마무리한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본래 알고 있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좋았지만, 몰랐던 화가와 작품을 만나는 것도 좋았다. 70세에 처음 캔버스를 만나 죽기 직전까지 8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크느그와레예의 이야기나, 자연과 종교의 결합을 그리며 인간의 존재를 작게 보았던 프리드리히가 결혼 후 인물(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내를 포함하여!)을 중심에 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28가지 작품과 28명의 화가에 대해 저자가 자신의 방법대로 써 내려간 감상을 가볍게 따라가며 자신만의 감상을 하나씩 더해가기 좋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