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그만 - 이지연 풀꽃그림책
이지연 지음 / 소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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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방금 만든 듯한 생생한 꽃누르미 그림들을 만날수 있는 책. 꽃누르미(압화)를 이용한 그림책이 낯설지는 않은데 이 책만의 밝고 해맑은 분위기는 독보적이다. 이야기의 글밥을 빼면 온 책이 다 꽃과 풀로 그려진 그림들인데 마치 아이들의 스케치북 혹은 그림일기를 열면 볼수 있을 것 같은 어설프고 귀여운 그림들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해가 숨고 비가 내려 밖에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온 마음을 담아 '비야 그만!'을 외치는 장면은 글씨까지도 식물의 잎과 줄기가 쓰였다. 여러 캐릭터가 각기 다른 꽃으로 표현된 것이나 비가 내리는 장면을 표현할때 선이 아닌 식물의 줄기를 그대로 가져와 쓰인 점 등 디테일을 볼수록 매력적인 책이었다. 본문 뒤로 "함께 등장하는 풀, 꽃, 잎"이라는 제목을 달고 책에 사용된 꽃과 식물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어느 장면에 어떤 꽃과 잎이 쓰였나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이야기 외에 꽃누르미에 대한 정보가 함께 따라온다. 책을 받았을 때 그 안에 꽃누르미 그림들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지는지 알려주는 종이가 함께 들어있었다. 꽃을 채집하고 눌러 말리고 그 전체나 부분을 이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체험은 꽤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종종 꽃을 이용한 책갈피를 만들어봤기에 그런 활동이 주는 재미와 생생함을 안다. 특히 아이들이 함께 한다면 꽃들이 바스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힘 조절도 해야 하고, 생화를 눌러 말리는 것으로 다른 색으로 변화한다는 것, 말린 꽃도 꽤 예쁘다는 것 등등 평소엔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여러 꽃잎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캐릭터를 그려보자고 하면 서로 좋아하는 색이나 꽃이 무언지 함께 이야기하기도 좋지 않을까.


이 책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면은 무지개가 뜬 모습과 그 뒤 아이들이 신이 나서 뛰어노는 장면을 그린 페이지라고 생각한다. 비는 흔히 문학에서 고생, 고난, 장애물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지금 우리에게 내리는 비는 코로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비가 와도 뛰어놀고 싶은 마음이나 비가 그친 뒤에 만끽하는 행복들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하루빨리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주기를 바라는 이 마음 역시 이 책을 읽은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꽃과 그림에 힐링받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참 좋은 그림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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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 어렵지 않게 하나씩! 처음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케이트 아넬 지음, 배지혜 옮김 / 미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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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관한 책과 정보를 접할 때마다 나는 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분리수거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봉투 재사용 등은 하고 있는 것. 다만 매주 분리수거를 하러 나가면서 일주일 만에 쌓이는 그 양에 놀랄 뿐이고, 일회용품 사용은 줄여야지 하면서도 텀블러 없이 맨몸으로 방문한 카페에서 커피의 테이크 아웃을 포기하지 못한다. 이런 스스로의 소극적인 모습이 가끔 민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말로만 '관심 있다'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는 방법을 배워 습관화하고 싶어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는 총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chapter1에서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소개하고, chapter2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천 방법(제로 웨이스트 6주 플랜​)을 추천​하고, chapter3에서는 그 외 일상의 한 장면마다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 chapter4에서는 주방용품이나, 청소용품, 화장품 등을 직접 만드는 'DIY 생활 레시피'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는 제로 웨이스트의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chapter2~4의 부분에 관심이 갔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알게 해주고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실천 방법을 다듬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chapter1의 내용이 제일 좋았고, 특히 기억에 남았다.



제로 웨이스트는 하룻밤 안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며, 각자 주어진 환경에 따라 실천하는 데 의미가 있다. 쓰레기를 아예 안 만들 거라 다짐하면서 괜한 죄책감을 갖고 생활하기보다는 매 순간 조금 더 올바른 방법과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데 책을 활용하길 바란다. (… 중략 …) 제로 웨이스트란 자신에게 맞는 생활방식을 찾는 과정이고 '제로 Zero'라는 단어는 노력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본문 중 46-7p )




책에서 소개하는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7가지 생활규칙'은 제로 웨이스트의 선구자인 비 존슨이 기본 원칙으로 권한 5R 운동에 저자가 '수리하기'와 '대응하기' 두 가지를 더해 7R 운동으로 확장하고 적용한 것을 말한다. 거절하기 Refuse, 줄이기 Reduce, 재사용하기 Reuse, 수리하기 Repair, 재활용하기 Recycle, 썩히기 Rot, 대응하기 Respond 순으로 행동 및 실천을 넓혀가는 이 방법은 저자가 추천하는 6주 플랜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 일상에서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들 역시 이 원칙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름과 실천 방법 모두 어렵지 않고 직관적이라 기억하기 좋았다. 같은 원칙하에 실천할 수 있는 비슷한 방법들이 얼마나 많은가도 알게 된다.





제로 웨이스트가 하룻밤 안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을 기억하며 영수증 거절하기, 빨대 거절하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려고 한다. '자신에게 제로 웨이스트가 어떤 의미이고,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 실질적으로 고민(23p)'해보는 것 역시 꾸준히 해야 일이다. 이 책에서 참 많은 정보를 얻었다. 제로 웨이스트라는 용어도 들어만 봤다 하는 정도인 내가 읽었을 때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고, 얻은 것이 많았기에 제로 웨이스트나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다가오는 7월은 '플라스틱 없는 7월'캠페인이 있는 달이라고 한다.(이 역시 책에서 보고 알게 된 내용) 제로 웨이스트가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면, 맛보기로 이 캠페인을 알리고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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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화 인류사 대모험 - 한눈에 보는 인류 진화의 역사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이서연 옮김 / 정민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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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레이의 3분 만화 시리즈 중에 국내에 출간된 세 번째 책이다. 인류사 즉 인류의 기원과 진화 과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었는데, 재미있는 건 교과서적인 내용 외에도 색다르고 관심도가 높은 다양한 이슈들도 함께 다룬다는 점이다. 인류의 진화에서 나르시시즘의 면모를 찾아보거나 1976년 출판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단위를 유전자로 바꾸어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내용들이 각각 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고, 인류의 조상을 수생 유인원이나 외계인에서 찾아보는 가설들도 나온다. 책을 모두 읽고 나자 왠지 책 제목에서 인류사 뒤에 붙인 '대모험'은 인류사에 대해 이야기할 저변을 넓히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수생 유인원 가설과 호모 사피엔스 중 크로마뇽인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다. 수생 유인원은 대담한 가설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고 과학계보다도 오히려 민간에서 지지를 받았던 가설이라고 한다. 그것도 과학자가 아닌 유명 작가가 써낸 책의 영향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크로마뇽인의 경우 현재 인류와 유사한 외모에 두뇌의 용량은 약간 더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남긴 동굴 암벽화 때문에 '구석기시대 예술적 감각을 지닌 유일한 사람들'이었다는 책의 표현이 기억이 남는다. 

아르디피테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사피엔스 등등 비슷한 듯 다른 여러 가지 이름들과 그 의미, 과학자들이 추측한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생존방식 등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만화로 보게 되니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드문드문 실제 사료들(뼈 사진, 과학자들의 모습, 루시의 복원도 등등)도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사이즈가 조금 작다고 느꼈지만 만화로 진행되는 책의 구성을 해치지 않는 정도로 조정한 게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인류사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었고 인류사에 대한 몇 가지 상식을 늘려줄 수 있는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만화이니만큼 조금은 가볍고 즐겁게 역사를 만나게 해주는 시리즈라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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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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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진 고민의 민낯, 더불어 학교에 강연 한 번 하러 갔다가 메일로 아이들의 상담 역할을 자처하게 되는, 자기 파악 최고봉이고 중3이랑 진심으로 싸우고 중3한테 진심으로 삐지는 조금 이상한 어른, 이태리 작가의 민낯도 함께 볼 수 있는 책. 이 책에는 크게 3명의 중학생과 3가지 고민이 나온다. 맨 처음 고민 해결에 이태리 작가의 도움을 받은 인혜는 친구 현우에게, 현우는 또 사촌동생 은영에게 마음대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끝을 낼 수는 없는, 늪과 같은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을 추천한다. 다행인 건 이상하긴 해도 늘 진심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이태리 작가와의 상담 메일이 아이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현우 학생이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였기 때문에 저도 제 마음을 내줄게요. 마음을 내준 사람에게는 내 마음도 내주자는 게 저의 소박한 소망이거든요. 물론 그러다 뒤통수 맞은 적도 몇 번 있지만(인혜 학생 이야기는 아니에요) 안 그런 적이 더 많아요. ​

(이태리 작가가 현우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16p

그리고 작가님께서 작가님이 이상한지 아닌지 말해 달라고 하셨잖아요. 처음에는 예의상 '이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려다 그럼 작가님께서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하실 것 같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작가님 조금 이상해요……. ​

(현우가 이태리 작가에게 보내는 메일의 한 부분)

본문 중 134p



인혜의 이야기는 공감하며, 현우의 이야기는 폭소하며, 은영의 이야기는 분노하며 읽었다. 현우의 이야기처럼 커가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될 여러 감정들에 서툰 것은 그저 귀여웠지만, 인혜의 언니처럼 타인의 말과 시선에 상처받고 휘둘리며 심지어 자신을 해치는 지경에 이른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웠고, 은영처럼 주변의 못나고 쓰레기 같은 사람 하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이 점차 떨치고 일어나 함께 연대하여 그 상황을 벗어나고 서로를 보듬는 모습엔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태리 작가 외에도 아이들을 도와주는 멋진 어른 역시 등장하는데, 아이들 주변에 그런 멋진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쉽지 않은 고민들이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정말 술술 읽히고, 사연과는 별개로 주인공들이 중학생인 만큼 특유의 풋풋하고 어수선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쭉 유지된다. 큰 고민 뒤로 나오는 아이들의 소소한 고민들에도 공감하고 전반적으론 많이 웃으며 읽었다. 이태리 작가의 독특한 캐릭터와 능수능란한 답변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우의 허를 찌르는 행동과 대사들("나, 진짜 멋있는 것 같아." 등등)에 진짜 대폭소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일단 여기저기 추천해 주고 있는 책.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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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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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소통하던 박범신 작가의 짧은 메시지들을 묶어 낸 책으로 새로운 구성과 일러스트를 더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개정판 이전의 책(2014년 출간된 버전)도 읽은 적이 있는데 작가님 쓴 글과 함께 직접 찍은 산 사진들이 아주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개정판은 사진은 완전히 빠지고 일러스트레이터 성호은 작가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색연필로 그려진 라인 드로잉 느낌의 일러스트인데, 글의 내용을 따라가는 그림들이 실려있어 직관적이지만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본문의 공백이 줄고, 간격이 조금 더 촘촘하게 구성되어 날씬하고 깔끔한 버전의 판본이 되었다.

'청년작가'의 이미지가 강한 작가라서 일까 느슨하게 마음을 풀어놓고 쓴 글보다도 사랑, 순정, 젊음 등에 대해 쓴 강한 메시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렇지 않은 글도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힐링이라는 제목에 맞게 너무 뾰족하지는 않게 다양한 것에 고민하고 생각한 문장들도 많았다. 예쁘게 늙고 싶다는 생각, 울음에 대한 생각들처럼, 살면서 좋아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조금은 싫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남긴 문장들에 공감했다. 책 뒤표지에 쓰인 소개 글을 보면 작가는 '세상에 대한 불만, 분노, 사랑' 등에 대한 짧은 단상들을 담았다고 하는데 나는 사랑과 바람을 더 담아 쓰인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둥글어진 것인지 문장들이 강렬해도 아프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가만가만 읽고 마음에 새기고 좋아하는 문장들을 꼽아보기에 참 좋은 책. 에세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이번에 읽을 때 이 책은 내게 에세이보다 마치 문장집이나 시집 같았다. 읽을 때마다 좋아하는 문장이 달라진다. 가볍게 여러 번 훑어보다가 글과 그림이 계속 보아도 꾸준히 좋았던 한 페이지를 골라 보며 서평을 마무리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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