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63
황선미 지음, 조미자 그림 / 시공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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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일기 감추는 날

황선미 글. 조미자 그림.

시공주니어 / 2023.8.20.

동민이네 반은 일주일에 세 번씩

일기 숙제가 있어요.

담임 선생님께서는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죠.



주인공 동민이는 조용한 성격에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아이입니다.

겁이 많아서 엉뚱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고,

숙제도 깜빡하는 일이 없는데

더 이상 일기 쓰기가 싫어집니다.



친구 경수가 자신을 고자질쟁이로 오해하는 일,

부모님이 싸우고 엄마가 울었던 일,

집이 가난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까지

솔직하게 일기를 썼지만

엄마는 일기를 고쳐쓰라고 해요.

별별 일이 다 벌어졌는데도

솔직한 일기를 쓸 수 없는 동민이는

일기기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결국 일기장을 감추고

숙제를 내지 않는 선택을 해요.



일기 숙제를 내지 않았으니

담임 선생님께 혼이 나고,

청소와 문 잠그는 벌을 받아요

아이들에게도 일기 숙제를 내지 않는

그런 아이로 찍히게 되었어요.

동민이는 왜 일기를 감추게 된 걸까요?


어째서 어른들은 남의 일기장을 검사할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왜 만날

자신을 돌아보라는 건지 모르겠다. [p.18]



나는 말이 돌처럼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말은 공기처럼 보이지도 않고 무게도 없지만

마음을 무겁게 만들 수가 있다. [p.21]



나는 실망했다.

엄마가 날더러 싸우라고 한다.

도와줄 줄 알았는데.

잘못도 없는데 누가 괴롭히면

맞서야 하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난 이길 자신이 없다.

너무하다.

엄마는 내가 영화 주인공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p.26]



머리에서 발끝까지 뜨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진실을 밝혔는데 고자질한 것이 되어 버렸다.

도대체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기를 훔쳐보는 엄마도 밉고

검사하는 선생님도 싫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면

머리에 담아 두는 게 낫겠다.

너무너무 속상할 때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서

꽤액 소리 지르는 게 낫겠다. [p.45]


'이 세상에서 일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이 안 본다면 쓰고 싶은 것들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면 말이다. [p.56]



일기장에 한 가지 장치를 하고 싶다.

바로 용수철이 달린 주먹이다.

용수철이 달린 눈알도 괜찮을 것 같다.

일기장을 펼치는 순간 튀어나오게. [p.57]



아파트 모퉁이를 돌기 전부터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리고 마음먹은 대로 했다.

날 듯이 달려가서 울타리를 짚고

가볍게 뛰어오른 것이다.

그리고 멀리 뛰어내렸다.

넘어지지 않고 사뿐히. [p.87]







2003년에 출간되었던 작품이

시공주니어에서 재출간 되어

새로운 표지로 만나보았어요.

시무룩한 동민이의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네요.

동민이가 일기를 감춘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절로 궁금해지네요.

마당을 나온 암탉 의 황선미 작가님 글에

조미자 작가님의 그림이

참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어요.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문장과

섬세한 표정의 그림이

작품 속으로 더 빠져들게 하더라구요.

일기에 대한 동민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글귀들이 작품 곳곳에 드러나

더욱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한편으론 일기 검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일기를 숙제로 내주고 검사한다는 것이

맞는 일인가 종종 생각해 보았거든요.

보여주기식으로 솔직하지 못한 감정을

쓰는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한편, 아이들과 정서를 나누고

글쓰기 지도방안으로

일기 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는 판단은

감히 할 수 없지만

동민이처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 위해

일기를 검사 받는 대신

벌 당번을 서는 동민이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결국 담임 선생님께

일기를 쓰지 못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전달하는 동민이를 통해

진정한 일기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뛰어넘지 못한 울타리를

가볍게 뛰어올라 사뿐히 넘어버린 동민이.

어느새 마음도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은 일기 쓸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과 마주할 수 있는

<일기 감추는 날> 이었어요.

갈등과 성장을 위한 영원한 숙제, 일기!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동화!

아이들과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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