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금 왕관을 쓴 랑이 ㅣ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21
김은숙 지음, 김정숙 그림 / 리잼 / 2023년 5월
평점 :
초록초록한 바탕에
황금 왕관을 쓴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람결에 날려온 듯한
분홍 꽃잎 한 장은
또 누구의 것일까요?

황금 왕관을 쓴 랑이
글. 김은숙
그림. 김정숙
리잼 / 2023.5.11.

봄비가 내렸어요.
꽃밭에 물향기가 번지고
담쟁이가 담벼락을 타고 올라 갑니다.

지렁이 랑이가 땅 위로 올라왔어요.
낙엽과 흙을 버무려 먹은 다음,
동글동글 구슬을 빚었어요.

구슬은 탑처럼 쌓이고
탑에 둘러 쌓인 랑이는
왕국의 왕이 된 상상을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와서
나무를 심어요.
놀란 랑이는 일단 피했지만
랑이의 왕국은 무너졌어요.

그 곳에는 피스가 잔뿌리를 내려
자리를 잡고 있었고,
빼앗긴 왕국을 되찾으려는 랑이에게
오히려 자기 땅이라고 소리쳤어요.

랑이는 너무 속상한 마음에
친구 곰실이가 건네는 위로에도
대꾸하지 않아요.

다시 옛 집을 찾아간 랑이,
피스에게 말을 건네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장미야, 어서어서 크렴.
그래야 멋진 오월의 여왕이 되지."
랑이는 피스가 장미라는 것,
장미를 오월의 여왕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랑이는 자신의 왕국을 망가뜨린 피스와
어떻게 지내기로 했을까요?
랑이도 오월의 여왕 피스처럼
황금 왕관을 쓴 멋진 왕이 될 수 있을까요?
-------------------------------
표지의 황금 왕관을 쓴 이는
지렁이 랑이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의 모음 'ㅣ'가
지렁이 그림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깨알 재미가 돋보이는 표지였어요.
그렇다면 분홍 꽃잎 하나는
오월의 여왕 장미, '피스'의 것이겠지요?

자신의 터전을 빼앗긴 랑이는
속상한 마음을 거두고
피스를 위해 길을 내주고
포슬포슬 흙을 헤뜨려 줍니다.
피스는 랑이의 도움으로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을 피워냈지요.
랑이는 피스를 도우려는 마음을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요?
----------------------------------
황금 왕관을 쓴 랑이의
랑이와 피스를 보면서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이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어요.
작은 지렁이 한 마리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장미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요.

황금 왕관을 쓴 랑이에서
지렁이의 특성, 생활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어요.
지렁이가 부지런할수록
땅은 비옥해지고
그 땅의 식물들은 잘 자라
아름다운 꽃을 선물합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꽃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이면에는 지렁이의 사랑이
듬뿍 담겨있음을 깨달았어요.

황금 왕관을 쓴 랑이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들을
만날 수 있어요.
소롯이, 발톱잎, 아구아구,
포슬포슬, 대궁이, 둥두렷,
곧추세워, 꽃송아리, 헤뜨려주고.....
예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단어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
5월이 가기 전,
오월의 여왕 장미와
황금 왕관을 쓴 랑이를 만나
너와 나, 우리의 관계,
천천히 맛들이며 익어갈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져보아요.

황금 왕관을 쓴 랑이
추천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