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 -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1
장이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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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책을 통해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책 또한 우리에게 완벽한 리더의 모습을 제시한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동물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인간과 동물을 비교하며 리더십을 곱씹어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동물 또한 우리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한다. 성악설이나 성선설 등 인간 본성에 대한 여러 주장이 존재하지만, 사회에서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하고픈 마음은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무리는 결국 이기적인 개인의 집단일 뿐이다. 혼자 있는 것보단 여럿이 있을 때 더 안전하고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리에 속하는 것이다.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고, 쉽게 먹이를 찾기 위해서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게 더 유익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무리 생활보다 자립하는 게 더 낫다면 무리에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 이는 곧 무리의 와해를 불러오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동물 사회도 인간 사회처럼 불평등하고 불공정하다. 큰 혜택은 소수의 능력자의 것이고, 다수는 그보다 적은 보상을 받는다. 또한 그들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매순간 최선의 선택을 한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중에서도 침팬지 사회는 우리 사회와 매우 유사하다. 비혈연 관계로 구성된 침팬지 사회에서는 주로 혈연 관계에서 발휘되는 이타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리더가 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 결과 우월한 능력을 지닌 개인이 리더가 된다. 수컷 침팬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리더의 자리를 노린다. 동물 사회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이처럼 인류나 동물은 근본적인 배경은 동일하다. 이제 우리는 동물들의 모습에서 큰 귀감을 얻을 준비가 되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안정적으로 무리를 형성하는 동물들, 냉철하고 영리한 판단으로 무리의 번영을 도모하는 리더의 사례를 봄으로써 우리는 단체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무능력한 리더 때문에 혼란이 야기된 줄무늬몽구스 무리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리더를 선택할 때 경각심을 가지고 신중하게 임해야 함을 상기할 수 있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수의 평화를 지키는 꿀벌이나 개미의 모습은 소수의 의견에 치우치는 것보단 다수가 결정에 참여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저마다의 욕구를 가진 개인들을 잘 조정하고, 사회의 평화를 위해 현명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며,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리더에게 큰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리더를 따르는 팔로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리더와 팔로워, 두 역할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상적인 리더와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이 책이 인류 밖에서 찾을 수 있는 완벽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분명 그에 대한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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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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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이 없는 세계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그 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먼 일 같지 않아 두렵다.

이 책은 곤충과 그들의 멸종에 집중한다. 이 책은 곤충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는 현 상황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우리에게 경고한다. 현재 엄청난 규모의 곤충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곤충 개체 수도 엄청나다. 심지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곤충들이 상당수 존재할 것임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위험 현상은 우리가 파악하는 것 그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책에서는 곤충의 멸종이 포식자의 멸종을 야기하는, 즉 생태 피라미드 아래의 붕괴가 위로 거슬러 올라가며 전체의 파괴를 불러오는 상황을 젠가 게임에 비유한다. 이는 우리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우리는 자연에서 곤충이 수행하는 역할, 그들 존재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녔고, 우리가 지금처럼 삶을 영위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생태계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유기적인 자연 그물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알아야 한다. 특히나 엄청난 규모로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곤충의 멸종이 곧 우리의 멸종을 불러올 거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를 깨닫고 우리는 곤충의 멸종, 더 나아가 다른 생물종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부디 열악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분투하고, 종국적으로 멸종을 맞는 비극적인 결말이 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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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 명화 속 101가지 나무 이야기 화가가 사랑한 시리즈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김정연.주은정 옮김 / 오후의서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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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자연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듬직한 나무의 모습을 보며 나는 큰 위안을 받곤 했다. 나와 같이 나무에 감명한 화가들은 그들의 작품에 어떤 모습으로 나무를 표현했을까? 나는 그것들을 보고 다시 한 번 위안을 얻고 싶었다.

나는 나무를 좋아한다. 화가들은 나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지만 나무에 감명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에는 화가 고유의 채색 기법으로 다양한 색을 띠는 나무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가들이 표현한 나무 껍질의 질감과 나뭇잎 표면, 들판에 핀 가냘픈 꽃들, 물에 비친 나무의 모습, 은은하게 드리운 나무의 그림자는 너무 실감스러워 마치 사진같았다. 그림을 보고 벅차오르는 내 기분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화가가 주목하는 나무의 부분, 이로 인해 풍기는 분위기는 작품마다 다르다. 더불어 그림에서 화가의 성격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내가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르네 마그리트의 <절대자를 찾아서>를 언급하고 싶다. 마그리트의 작품에는 초현실주의적 색채가 강하게 풍긴다. 그는 '나무에 속하지만 나무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거스르는 것'을 찾으려 애썼고, 그 해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 속 나무는 몸통이 줄기가 되고 가지들은 잎맥이 되어 거대한 나뭇잎 한 장을 연상케 한다. 겨울을 맞은 이 나무는 뼈대만 남게 되는데, 이는 공허함과 삭막함을 불러일으킨다. 이 나무 뒤에 위치한 흰색 공은 이런 음산한 분위기를 전혀 누그러뜨리지 못한 채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 모습은 작품의 매력을 한층 돋운다. <절대자를 찾아서>를 통해 '초현실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데자뷔의 개념을 제거하고 아직 보지 못한 것을 찾는 것이다'라는 그의 생각이 내 마음 속에 완전히 각인되었다.

나무를 좋아해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각양각색의 나무들을 보니, 나의 나무에 대한 애정은 더욱 풍부해졌다. 한편으로는 슬프다. 이제 우리 주변에는 꿋꿋이 서있는 나무들보다 건물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그립고 나무가 고플 때, 그때마다 나는 이 책으로 공허한 마음을 달랠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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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똑똑한 동물들 - 과학으로 들여다본 동물들의 인지 능력 탐 그래픽노블 4
세바스티앵 모로 지음, 권지현 옮김, 최종욱 감수 / 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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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히 연구되고 발견되는 인간의 능력과 달리 우리는 동물의 능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동물들의 감각 능력과 인지 능력, 감정에 대한 이야기와 동물들이 사회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능력을 하나씩 살펴본다. 이 책에서는 주로 닭, 소, 돼지, 양, 염소를 다루는데, 이들에게서 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통증을 느낄 뿐더러, 어떤 감각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다. 모든 포유동물은 인간과 청각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동물들은 모두 초음파를 감지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차이점이 있다. 인간보다 더 많은 외부 신호를 포착할 동물들의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특히 각 동물 종마다 특출난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알에서 갓 나온 병아리가 지구의 물리 법칙을 파악하고 간단한 산수까지 하는 모습을 통해 병아리, 닭이 뛰어난 수학적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양은 공간 기억력이 뛰어나 미로 찾기에 특출난 실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염소는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니, 동물들의 지적 능력이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활발히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고, 동료들과 감정이 전이된다는 점, 동물의 사회에서 드러나는 특정 행동은 그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다. 우리가 능률을 높이기 위해 분업을 하는 것처럼 돼지 사회에서도 자동적으로 분업이 이루어지고, 우리 사회에서 연장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관습이 있듯 암소들 사이에서도 선배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동물 사회는 약육강식의 모습을 띨 것 같지만, '관습' 또한 강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우리와 다르지만 비슷한 것 같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고, 존중심이 들기도 한다. 동물들에게 인지력과 감정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크게 상기시킨다. 그동안 몰랐던 동물들의 인지 능력을 이 책을 통해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동물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재밌는 책이다.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동물들이 이렇게나 똑똑하다고?'하며 놀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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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통치자는 어떻게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정은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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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하면 왠지 무자비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고전들 가운데 저자의 진의가 『군주론』만큼이나 심하게 왜곡된 것은 없을 거라고 한다. 책을 집필함으로써 마키아벨리가 전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일까?

그전에 우리는 『군주론』이 지닌 양가적 파급 효과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인민을 탄압하고 핍박하며 이탈리아를 파시즘으로 몰고 간 '무솔리니'와 그에 저항하다가 '그람시', 이 두 사람은 대립적인 입장이지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 특히 무솔리니처럼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이용한 사람들로 인해 군주론이 그토록 무자비하고 잔인한 인상을 풍기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서문에서 소개하는 마키아벨리는 '재치와 조롱에 다재다능한 작가'이자 진지함과 해학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었다. 내가 어렴풋이 떠올리던 마키아벨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무자비한 인상에 가려진 마키아벨리의 진심이 독자에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친숙하게 가닿길 희망한다. 뛰어난 재치를 지닌 자로 평가받는 그가 왜 자신의 저작에서 무자비한 군주의 모습을 그리 구체적으로 드러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활동하던 당시의 피렌체는 통치자와 인민 모두가, 즉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패되어 있었기에 희망이 없다고 마키아벨리는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무자비한 전사의 기질과 막강한 힘을 가진 군주가 등장하여 사회 전반적인 부패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주론』에서 군주가 지녀야 할 기질을 '무자비함'으로 표현한 것이다. 부패한 군주국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 상호 견제가 이루어지는 공화정에 이르려면, 군주는 이 방대한 목표를 실현시킬 만큼 강해야 했다.

피렌체 공화국일 때 공직을 맡았던 마키아벨리가 군주정으로 바뀌고 해직된 후 이 책을 메디치 가문에 바쳤다는 점에서 그가 공직에 대한 야망을 충족하려는, 태세 변환에 능한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 야망보다는 조국을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또한 그는 해직된 후 로마 '공화정'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며 소시민에 자유와 평등을 안겨 주는 '공화정'을 모색하고 염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소시민을 헤아리며 공화정을 염원하던 모습과 대비되게도 자신과 소시민은 위계나 존엄성에서 명백히 다름을 강조하며 그들을 폄하한다. 그의 이런 모습은 마치 엘리트주의를 연상케 하여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쨌거나 이 책의 목적은 『군주론』에 담긴 마키아벨리의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목표로 다각도에서 마키아벨리를 살피는데, 덕분에 나는 그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군주론』은 조국이 난관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모습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가 고심한 결과물이다. 근대에 나타난 그의 결과물이 현재까지도 많이 이의 관심을 받으며 언급된다는 건, 그의 파격적인 사상이 불러온 추문의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 많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고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의 야심에 의해 진의가 변질되어 버린 『군주론』에 담긴 마키아벨리의 진심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그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나또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군주론』을 제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으로 그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가져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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