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의 인형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추리소설계의 탁월한 선택이 될 장용민의 장편에 희열을 느꼈다. 궁극의 아이에 이어 서사적인 바탕이 더 해진 풍미가 짜릿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리소설작가들은 항상 나에게 대가이다. 그 중 에서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는 나에게 허구이며 사실이고 탐정소설의 태초이고 완성이다. 첫 문장을 읽으며 어찌 아름답지 않을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독서가와 장서가는 원인과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전자책이 나온 시대에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그렇기에 어쩌면 더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말처럼 책이란 내용만 있으면 되는것이 아니라 모양과 촉감 그리고 넘김까지 손에 쥐어야 제법인 사람에게 장서란 꿈이다. 그런데 그것이 괴로울 정도라니 얼마나 책이 많아야 할까. 그렇게 많이 읽은 사람은 아는게 얼마나 많을까... 부럽다. 연애 고민을 구구절절 늘어 놓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사실 뒤끝은 그래 연애라도 하는 너는 고민도 있고 좋겠다. ..그런식의 자랑이지 않을까 싶다.

목숨을 위협 받는 정도로 책이 많은 사람은 정도가 지나치다 싶지만 당사자가 아니니 사실 서점만큼이나 책장이 즐비한 집이란 나에겐 꿈이요 모험이다. 연애가 도무지 핑크빛만은 아닐 지라도 사실 한움큼쯤은 탐나는 것도 사실이니까.

연애질과 책이 많아 고민인 것은 나에겐 그저 달나라 토끼가 방아 찧어 떡 돌리는 먼나라 이야기만 같다.

그래도 오카자키의 말솜씨는 역시 재미지다. 그도 이 장서의 괴로움을 단지 괴롭다고 만은 생각지 않는 것 같으니 읽는 내내 픽픽 터지는 웃음에 장서의 자랑에 그래도 양심은 있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해하고 신경질적이고 비루하고 야비하고 찌질하다. 주인공도 아니고 비장하지도 않다. 그런데 내 안에 무언가를 꺼낸 듯하고 위대한 작가의 모든 작품의 모티브가 된 정신적 비범함이 계속 곱씹게 한다. 줄줄 읽을 수 없는 듯 하지만 나와 긴 얘기를 나누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그들이 복수심에 사로잡히기만 하면, 그 순간 그들의 온 존재에는 그 감정 이외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 p17

 

 복수란 모름지기 정의나 선을 위한 다는 명분을 달아도 어쨋든 영혼을 갉아먹는 송충이다. 결국 누구를 위한 복수였던가...가 된단 말이지. 그에 대한 좋은 글이 또 여기 나온다.

 

 또한  복수를 시도한다손 치더라도 상대방보다는 오히려 자기 쪽이 1백 배나 고민할 것이며,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으리라는 것을 미리부터 잘 알고 있는 것이다. - p19

 

가슴이 뜨끔하게 찔린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옹졸함 속에 유치한 복수를 계획하며 밤잠을 설쳤는지 아마 나의 적들은 모른다는 것이 다행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 복수의 칼날에 찔리고도 아픈 줄 모를 때 난 혼자 얼마나 멍청하게도 위안을 하며 무뎌진 칼날을 다시 갈아야 했다니 ...

 

머리로만 가끔 공상하다 그  생각의 끈이 길어지면 놓치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하고 무슨 생각으로 그 생각을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어서 잊어버리던 생각들이 여기 글로 쓰여진 걸 보는 느낌이다. 내 뇌의 어딘가 무의식 지하실에 있던 실오라기가 여기 있다.

다시 읽고 또 되집어 읽을 때 마다 느낌이 달라지고 또 다른 생각들이 글 안에 꽉 찬다. 좋다. 외롭지 않다. 소외되지 않는다. 외곬수였던 제멋대로 세상을 등졌던 내가 여기 이렇게 있어서 부끄럽지 않다.

 

 여러분, 이런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위, 즉 제멋대로의 변덕이야말로 우리 같은 인간에겐 이 지상의 무엇보다도 가장 귀중하고 유익한 것일는지 모른다.... (중략)

그것은 온갖 이익을 한데 묶는 것보다 더욱 유익할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것, 즉 우리의 인격과 개성을 보존해 주기 때문이다.-p43

 

 

어느 덧 3분의 2를 읽어 가는 시점에서 이 지하인 참 구질하다 못해 안쓰럽고 처참하다. 물론 본인의 평가절하에 대해 나에게 러시아술 쳐먹고 주사와 객기를 부릴 지도 모르겠지만(러시아랑 한국이랑 멀어서 다행... )

몸만 지하에 사는게 아니라 마음까지 점점 지하 동굴로 사라지고 있는 이 인간이 내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위안을 주는게 매력이랄까. 나 또한 반지하 정도에 머무른 학창시절을 볼 때 왕따 아닌 왕따-  나랑 안친한 애들은 내가 왕따 시키는 거라고 생각했지롱...그래서 지금도 동창 얼굴을 기억 못하는...ㅋ- 짓을 하며 얼마나 처절했는가.

단체생활과 누군가에게 통제 받아야 하는 학교생활을 벗어나서 얼마나 나에게 자유와 개성존중이 활력이 되었는지 .....지하인에게 그렇게 삐딱하게  질풍노도처럼 유치하게 살지 말라고 해주고 싶으나 너나 잘하세요... 그럴까봐 그냥 생각만 해본다.

도스토옙따의 주인공이니 만큼 지성하나는 철철 넘치겠지만 미친짓도 정도는 넘으니 내가 천재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드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에게 감사할 일이 최소 세 가지는 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