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5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벨라가 집으로 오기로 했다 난 어지러운 침대를 정리했다. 그리곤 주전자에 물을 넣고

불 위에 올려놨다 벨라가 추울지도 모르니까 초조했다 물을 끓이면서 계속 창밖을

돌아봤다 한참을 초초해 하고 있을 때 벨라의 트럭 소리가 들렸다 트럭이 멈추기 전에

난 문을 열고 벨라를 향해 뛰어갔다 벨라가 차 안에서 웃어 보였다 황홀했다 그리고

벨라가 내 앞에 섰다 내 손을 덜덜 떨리고 입술은 바짝 말라갔다 심장은 터질 것 같고

머리는 빙글빙글 돌았다 난 벨라의 뺨을 쓰다듬었다 눈빛이 흔들렸다 불안한 듯 애처로웠다

일단 난 벨라와 집으로 들어왔다 벨라를 의자에 앉혔다

 

“벨라 커피 괜찮니?”

“응? 나 카페인에 약한데.”

“아.. 그럼 우유라도 마실래?”

“응..고마워 에드워드”

 

벨라가 기다리고 있단 마음에 다급했다 우유를 컵에 가득 따르고 비스킷을 꺼내 탁자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벨라와 마주 앉았다 조용했다 온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듯 했다 한편으론

제이콥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난 아직 의심스러웠다 난 벨라가 제이콥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었으니까 벨라의 보고 싶다는 말을 의심스러웠지만 믿고 싶었다.

내 심장소리가 너무 큰 걸까 벨라가 갑자기 웃었다. 순간 우린 서로를 보며 웃기만 했다

 

“벨라..”

“에드워드”

 

우린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그렇게 아침은 밝아왔다 시간이 너무 빨랐다 아무 이야기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로만 보고 있었을 뿐인데 벌써 시간이 꾀 지나있었다 내심 걱정이었다.

곧 제이콥이 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벨라.. 안 피곤하니?”

“응.. 전혀 넌?”

“나도 괜찮아”

 

그녀가 씽긋 웃었다 귀여웠다 내 꿈속에서 나오는 천사는 치명적이게 아름다워서 섬뜩했지만

벨라는 귀여운 요정 같았다 사랑스러웠다 1년 전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사랑이란 건

이런 거라 다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벨라의 손을 잡았다 집이 약간 추웠는지

벨라의 손이 차가웠다 난 벨라의 손을 내 입술로 가져갔다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조금이라도

따뜻할 수 있도록 그리곤 벨라를 집으로 보내기 위해 일어섰다 그때 다급히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문이 열렸다 제이콥 이였다 제이콥은 셔츠를 걸치지 않은 채로 울고 있었다.

제이콥은 나와 벨라의 맞잡은 손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곤 숨을 몰아쉬더니

고개를 휘저었다 제이콥은 한참을 바닥만 보고 있었다. 벨라는 손을 빼기위해 살짝 뒤로

물러났다 난 더욱 쌔게 벨라의 손을 잡았다 제이콥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난 벨라를 사랑한다.

 

“에드워드.. 우리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제이콥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나와 벨라를 째려보며 힘겹게 입을 땠다

빌리? 빌리에게 무슨 일이?

 

“제이콥! 무슨 일이야!?”

 

난 제이콥의 어깨를 잡았다 하지만 제이콥은 내 손을 뿌리쳤다.

 

“아버지가.. 등산을 가셨다.. 짐승을 만나서 다리를..다리를.. ”

 

제이콥이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난 제이콥의 어깨를 다시 잡았다 이번엔 뿌리치지 않았다

나와 제이콥 벨라는 빠르게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

 

-삑..삑..-

 

중환자실의 기계음 소리 빌리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양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그곳엔 찰리도 와있었다 찰리는 빌리의 손을 잡고 옆에 앉아있었다 벨라가 찰리에게로

다가가 뒤에서 그를 안았다 찰리가 걱정 말라는 눈으로 벨라의 팔을 다독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요?”

 

내가 물었다 그때 중환자실이 열리면서 흰 가운을 입은 창백한 피부에 금발머리를

단정히 넘긴 의사가 들어왔다 우린 모두 그 의사를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전 의사 칼라일 컬렌입니다”

 

칼라일 컬렌.. 난 그의 눈동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천사와

같은 황금빛 눈동자였다. 그리고 왠지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난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았다 심장이 점점 차가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유는 몰랐다

단지 머리가 너무 아프고 심장이 저려왔다 소리를 질렀으나 들리지 않았다 벨라가 달려왔다

제이콥이 내 이름을 불렀다 곧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찬란한 빛에 눈이 떠졌다 어두운 곳에 있다 눈을 떠서 그런지 시야가 흐렸다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곧 빛에 눈이 익숙해지면서 시야가 들어왔다 내 앞엔 섬뜩한 천사가 서있었다

안타가운 듯 나를 쳐다봤다 그리곤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아가야..’

 

머릿속에 천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 움직일 수 없었다.

 

‘널 찾고 있었단다.. 눈을 뜨렴 아가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난 천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이렇게눈뜨고 있어요.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에요? 날 알아요?

천사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내 아가..내 아가야..’

 

심장..아니 마음이 아팠다 천사를 보는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뭔가 너무 그리웠다

천사의 모습에 심장이 찢겨졌다 그 순간 천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곤 천사의 하얀 배에서

검은 손톱이 튀어나와 천사를 두갈 레로 찢어버렸다 그리고 두 동강난 천사의 뒤쪽에

검은 물체가 서있었다 저번 꿈보다 또렷했다 그것은 늑대였다 그리고 그 늑대의 발부터

천천히 연기가 피어오더니 이네 늑대의 몸을 덮쳤다.. 제...제이콥..??

 

-

 

‘헉!’

 

식은땀이 흘렀다 내 옆엔 벨라가 엎드려 있었다. 공포가 몰려왔다 늑대가 제이콥으로?

언제나 내 꿈은 날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공포와 좌절 모욕 점점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웠다 난 누구이며 그 천사는 누구지? 그 천사는 나를 아는 걸까?

궁금했다 그때 문을 열고 컬렌박사가 들어왔다 그는 문에 기대섰다 그때 벨라가 일어났다

 

“컬렌 박사님?”

“아 벨라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줄 수 있겠니?”

 

다정한 목소리지만 위압감이 있었다. 컬렌 박사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벨라는 나를 한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컬렌을 지나 문을 닫고 나가자 컬렌이 다가왔다 그리곤 나를

쳐다봤다 뜸을 드리듯 그는 내 이곳저곳을 진찰했다 청진기가 차가웠다

 

“에드워드 라고?”

“네”

 

난 그의 눈을 쳐다봤다 아직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청진기를 때고 내 눈을 바라봤다

 

“널 찾아다녔단다.”

“절 아세요?”

 

절 아세요? 칼라일?

 

“절 아시는 군요? 제가 누구에요? 전 누구인가요?”

 

나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같은 질문만 했다. 내가 누구인지 그것만 궁금했다

칼라일은 대답 없이 나를 한번 보고는 슬픈 목소리로 말을 천천히 이어갔다

 

“에드워드.. 내가 널 찾아다닌 건 맞지만.. 이렇게 만나선 안 되는 거였단다.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랬단다 그러니 그냥 잊어버리고 인간 에드워드로 살아 가려구나

내가 널 발견했으니 네 앞길은 내가 책임지마 그러니.. 아무것도 생각해 내려 하지 말고

그냥 인간으로 남거라 에드워드..”

“그게 무슨 소리에요 칼라일!! 대답해 줘요!!”

 

너무 소리를 쳤다 목이 아파왔다 목에서 피 비린내가 났다 그대로 난 피를 쏟아냈다

칼라일은 침대 위 긴급 호출 버튼을 눌러 간호사를 불러왔다 인간으로 남으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칼라일? 대답해요! 난 누구에요! 힘껏 소리친 것 같지만 목에 남아있는

피 때문에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간호사가 들어왔다 뒤를 따라 벨라도 들어왔다

난 발작을 일으켰다 그리곤 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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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4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벨라?

?????

 

난 한참을 서성였다 해가 뜨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비는 아직 내리고 있었다. 질퍽질퍽 운동화를 신고나와 신발이 젖었다 기분이 나빴다

집 앞에 도착하자 불이 켜있었다 제이콥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에드워드! 이게 무슨 일이야?”

 

제이콥이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난 무슨 변명을 해야 할지 미쳐 생각해 내지 못했다

곤란한 표정으로 제이콥을 쳐다봤다

 

“그냥 기대고 있었는데 부러졌어”

 

제이콥은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한 말이지만 믿기 힘든 말이었다.

 

“휴~ 이따 벨라 불러서 식탁을 사러 가야겠다.”

 

제이콥은 벨라를 불러낼 좋은 이유라며 좋아했다 제이콥의 얼굴이 붉어졌다

 

“제이콥 나도 가면 안 될까?”

 

제이콥의 눈이 커졌다 믿기 힘든 표정이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집 밖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들렸다 벨라였다. 난 제이콥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이번엔 운동화가 아닌 장화를 신고선 최대한 걱정 없는 얼굴을 연기하며 벨라 앞에 섰다

 

“벨라.. 안녕?”

 

내가 먼저 인사했다 제이콥은 이런 내가 신기한 듯 쳐다봤다 난 머쓱해 어깨를 으쓱이고

제이콥을 향해 웃음을 뛰었다 제이콥은 고개를 갸우뚱 하고선 벨라가 몰고 온 트럭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 보조석으로 벨라가 타고 그 옆에 내가 탔다 벨라는 제이콥과

나 사이에 탄 상태였다 나에겐 조금 어색한 장면 이였다 그리곤 제이콥은 천천히 운전했다

제이콥의 운전은 완벽했다 트럭이 오래되어 엔진소리는 컸지만 난 옆에 있는 벨라의 목소릴

하나도 빠짐없이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꿈에서 보았던 벨라의 모습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내가 안도의 숨을 내뱉자 벨라가 나를 봤다 그리곤 환하게 웃어보였다 다시 심장이 뛰었다.

-

 

1년 전의 기억으로 내가 시내라는 곳을 와봤을지 모르지만 지금 나에겐 처음인 광경이었다.

시내는 시끄러웠다 사람들은 바삐 오갔고 난 그들이 신기했다 마을에서만 봐왔던 모습과는

따른 세상 이였다. 벨라와 제이콥은 많이 와봤는지 익숙하게 사람들 사이를 해치고 다녔다

난 이리저리 사람에 치여 그들을 종종 놓치고 말았다 그때면 제이콥과 벨라는 날 찾아 다녔다

날 찾아낸 벨라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았다 내 심장은 세차게 뛰었다.

 

“에드워드 넌 어쩔 수 없는 아이구나?”

 

벨라가 날 어린애 취급을 했다 나보다 머리하나 차이나는 벨라가 올려다보며 웃었다

 

“나보다 작으면서..”

 

내가 벨라를 내려다보며 삐딱하게 웃어보였다 벨라는 볼을 부풀리더니 내 손을 잡아끌며

제이콥에게 달려갔다 나와 손잡은 벨라를 보자 제이콥의 눈이 얇아졌다 그리곤 휙 돌아서서 앞장을 섰다

벨라와 맞잡은 손은 따뜻했다 그리곤 벨라에게서 향기가 났다 처음 맡아보는 향기였다

난 벨라보다 약간 뒤처져서 벨라의 뒷모습만을 보며 걸어갔다 난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낡은 가구점 이였다 제이콥은 문을 열어 벨라를 먼저 들여보냈다

나도 따라 들어섰고 제이콥은 문을 닫고 주인에게 인사를 했다 제이콥은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탁자를 골랐다 난 처음 오는 가구점을 둘러보았다

 

“쿡.. 에드워드 뭐가 그렇게 신기해?”

 

벨라였다 벨라는 흔들의자에 앉아 손에 깍지를 끼고 나를 재미있듯 쳐다보고 있었다.

난 벨라를 쳐다봤다 이번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우린 잠시 서로의 시선을 때지 않았다

그러자 벨라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내 심장 소리는 벨라가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면서 그에 맞추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1년 전의 기억이 없다는 게 사실이야?”

“응.. 전혀 없어”

 

벨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벨라의 뺨을 쓰다듬었다 벨라는 눈을 살며시 감았다

나의 손은 벨라의 뺨에서 코끝으로 그리고 입술로 그리고 벨라의 가냘픈 목으로 그리고

그녀의 쇄골을 만졌다 느낌은 좋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아가야..’

 

순간 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흠칫하며 벨라에게서 손을 때었다 벨라가 눈을 떴다

그녀의 볼은 약간 붉었다 흰 피부에 약간의 홍조를 뛴 벨라가 너무 아름다웠다

제이콥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에드워드~ 이 탁자 어때?”

 

난 벨라에게서 눈을 때 제이콥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아래에 낡은 나무 탁자가 있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콥은 나에게 웃어 보인 뒤 주인과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린 탁자를 벨라 트럭에 실었다 제이콥은 벨라의 트럭을 몰면서 시내를 두리번거렸다.

곧이어 우린 햄버거 가게 앞에 주차를 해놓고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골랐다 난 아무리 봐도 다 똑같아 보이는 햄버거 메뉴를 보고 고민했다 벨라가 쿡쿡

웃으며 버거 하나를 골라줬다 제일 맛있다면서 제이콥의 메뉴를 받아들고 벨라는 주문을 하러 뛰어갔다

 탁자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제이콥의 표정은 걱정스러웠다

 

“벨라 조심해!”

 

제이콥은 벨라에게 시선을 거두고 나를 바라보며 말해다

 

“나 벨라가 좋아”

 

제이콥이 딱딱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제이콥은 날 경계하고 있었다.

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알 수 없는 감정의 충돌이었다. 난 제이콥의 시선을 피했다

 

“나 벨라가 좋.다.고 에드워드”

“응 알아..”

 

난 신음하듯 내뱄었다 나도 모르게 이를 부득 갈았다 그리고 벨라가 햄버거 3개를 들고 왔다

난 아무 생각 없다는 듯 연기를 했다 그리고 우린 열심히 수다를 떨고 콜라를 다 먹고

가게를 나왔다 난 제이콥이 벨라의 손을 잡고 끌고 가는 걸 뒤에서 지켜봤다 우정에 금이 갔다.

마음이 아팠다 심장이 요동쳤다. 그리곤 벨라가 운전을 하고 가운데 제이콥이 앉았다

난 집에 오는 내내 말없이 창밖만 바라봤다 창문에 비치는 벨라를 바라봤다 그렇게 내 심장은 조용히 소리 없이 뛰고 있었다.

 

“벨라 넌 이제 가봐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집에 도착했을 때 차에서 따라 내리는 벨라를 제이콥은 억지로 태워 보냈다 제이콥과 나는

탁자를 마주 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제이콥은 말이 없었다. 뭔가 생각하듯 그의 숨소리는

조용했다 무거운 탁자를 들고 있지 않은 듯 제이콥은 편안해 보였다 반면 난 온힘을 쓰며

탁자를 들고 날랐다 부서진 탁자는 이미 제이콥이 치운 뒤라 새로운 탁자를 내려놓기만

하면 끝이었다.

 

 

제이콥은 집으로 돌아갔고 난 혼자 남겨졌다 잠자기 위해 침대에 몸을 눕혔다 잠들기가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다. 걱정 되었다 또다시 그런 몹쓸 꿈을 꿀까봐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몸은 이미 지쳐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다

 

-

 

얼마나 지났을까 내 얼굴에 물이 떨어졌다 난 깜짝 놀라 눈을 떴다 기대는 안했지만 역시

1년 전 그 숲이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난 옷을 입고 있었고 눈앞에는 꽃들이 가득한

공터가 있었다. 그 가운데 제이콥과 벨라가 손을 잡고 누워있었다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웃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나무 뒤로 숨어 소리 없이 그 둘을 지켜봤다 내 가슴에선 알 수 없는

쇠 긁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크르릉.. 크르릉.. 그 소리와 함께 내 심장에서 차가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아가야..’

 

어느새 내 옆엔 천사가 나타났다 난 제이콥과 벨라가 행복한 듯 마주보고 있는 장면에

눈을 때지 않았다 천사의 차가운 숨결이 볼에서 느껴졌다 천사는 바로 내 얼굴 옆에

있었다.

 

‘아가야.. 죽여 버려.. 그는 너의 친구가 아니야..’

 

천사가 말했다 난 천사의 말대로 제이콥을 죽이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한 순간 이였다

제이콥의 배를 손으로 찢는 순간 제이콥이 꿈에서 보았던 검은 형체로 바뀌었다

벨라는 비명을 질렀다 내 손에 묻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제이콥의 피를 바라봤다

나의 입술엔 미소가 번졌다

 

-

 

‘헉!!’

 

빌어먹을! 젠장! 욕이 튀어나왔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정말 이번 꿈은 참을 수 없었다.

내가 경멸스럽고 싫었다. 구역질이 몰려왔다 난 빠르게 화장실로 뛰어 갔다 제이콥의

피가 내 손에 아직 남아있는 듯 손이 뜨거웠다 난 물을 틀고 손을 씻어냈다 한참을 씻고

또 씻어냈다 뜨거운 느낌은 없어지지 않았다 물을 잠그고 거울을 들여다봤다

 

“헉!”

 

거울 안에 있는 나를 보고 놀라 뒤로 넘어졌다 내 눈은 그 끔찍한 천사와 같은 황금빛이었다.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손은 아직 뜨거웠다 내 얼굴도 같이 뜨거워 졌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꿈을 꾼 나를 용서 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따르릉~따르릉-

 

난 힘겹게 얼굴에서 손을 때었다 그리곤 전화를 바라보았다 받을 건지 아닐지 고민했다

하지만 손에서 느껴졌던 제이콥의 뜨거운 피의 느낌은 없었다. 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는 갈라졌다

 

“안녕! 에드워드! 밤늦게 미안해!”

 

벨라였다 아 벨라 나의 벨라 난 그때 알았다 난 이미 벨라를 사랑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인지 알 필요 없었다. 난 벨라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콥에겐 미안하지만

난 돌이킬 수 없이 무조건적으로 벨라를 사랑하고 있었다. 벨라의 목소리에 나의 이성은

끊어져 버렸다 난 아무 말 없이 벨라의 이름만 하염없이 불렀다 갈라진 목소리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벨라가 보고 싶었다. 주체 할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었다.

 

“벨라.. 보고 싶어..”

 

벨라는 아무 말 없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가슴을 한손으로 부여잡고 한손으론

수화기를 잡고 있었다. 벨라의 숨소리가 들렸다 벨라가 날 거절 할 까봐 겁이났다

 

“에드워드.. 나도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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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3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내가 처음으로 피 냄새를 맡고 구역질을 한지 며칠이 지났다 지금은 상처도 아물어가는

중이다 나 때문에 벨라라는 여자와 라푸쉬 해변을 가는 일이 늦어졌다며 매일 죽을

가져오며 제이콥은 잔소리를 해댔다 그리곤 그 천사가 나오는 꿈은 다신 꾸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다시 구역질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에드워드 이따가 손님이 찾아올 거야!”

“무슨?”

 

난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 인지 목소리가 갈라졌다 난 내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

인상을 찌푸렸다 목을 흠흠 하며 가다듬었다 내 집에 어떤 손님이 온다는 건지 매우

궁금했다

 

“기다려봐 조금 있으면 도착 할 거야”

 

그때였다 평소 제이콥과 빌리만 두드렸던 문에서 사뿐거리는 발소리와 상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똑똑 소리가 났다 난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때 문이 열리며 그녀 벨라가 들어왔다

몸이 좋지 않아 방은 어두웠다 벨라가 연 문은 빛으로 가득했다 벨라의 뒤에서

찬란한 빛이 가득했다 꿈속에서 보았던 그녀만큼 아름다웠던 거 같다 난 황홀한 그림을 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녕 제이콥! 안녕 에드워드!”

 

벨라가 문을 닫았다 그와 함께 다시 방은 어두워 졌다 하지만 벨라에게서 빛이 나듯 그녀

주위는 밝았다 나만의 착각 이였을까? 하지만 제이콥의 표정을 보고 나만의 착각이 아닌 듯했다

오히려 제이콥이 더 심했다 입을 벌리고 눈은 풀리고 얼굴은 사과처럼 붉었다 사실 제이콥의 피부는 구리 빛이라

자주 봐온 나 말곤 붉은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제이콥의 입에서  침이 떨어질 듯 했다

제이콥 제발 그러지마 흘리면 널 다신 보지 않을 거야

 

“벨라 어서와!”

 

내 시선을 느낀 제이콥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벨라를 향해 일어섰다 식탁에 있던

의자를 끌어와 내 침대 옆에 두고선 벨라를 안내했다 벨라는 사뿐사뿐 걸어와 의자에 앉았다

난 한참을 벨라를 바라보았다 벨라는 제이콥과 이야기를 하였다 내 집에 와선 내가아닌 제이콥과 이야기 중이라는

왠지 기분이 나빴다 그때 제이콥의 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아! 아버지 지금 벨라랑 에드워드 집이에요. 네. 알겠어요. 곧 갈게요”

 

제이콥은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으며 벨라를 쳐다보며 씁쓸히 웃었다

 

“벨라 에드워드! 미안한데 나 잠시 아버지한테 갔다 올게 특제 파이를 구워놨다나?”

 

제이콥의 말에 벨라가 쿡쿡 웃었다 그리곤 제이콥은 나를 한번 보고는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내 문으로 나갔다 난 벨라와 둘이만 남겨졌다 조금의 정적이 있었다.

먼저 그 정적을 깬건 벨라였다 벨라는 의자에서 일어나 티비 옆 오디오를 향해 다가갔다 난 그런 벨라를 바라보았다 

 

“무슨 음악 듣고 있어?”

 

벨라의 길고 얇은 손가락이 오디오의 전원을 눌렀다 그리곤 음악이 흘러 나왔다 벨라는

눈을 껌뻑이더니 환한 웃음으로 나를 다시 바라봤다

 

“드뷔시”

 

난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벨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빛. 나도 좋아하는 곡이야”

 

벨라가 오디오의 위쪽을 만지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순간 심장이 움직였다 처음엔 천천히 조금 빠르게 조금 더 빠르게

내 심장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뛰었다 내 삼장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난 얼른 벨라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벨라를 등지고 돌아누웠다 숨 쉬기가 점점 힘들었다. 지금은 심장의 속도가 너무 빨라 아프기 까지 했다

 

“윽”

 

나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 나왔다 벨라는 내 신음소리를 듣고 내게 다가왔다 내 어깨에 벨라의 손이 다았다

 

“에드워드? 괜찮니? 갑자기 왜 그래?”

 

난 순간 몸을 일으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아! 실수였다 벨라의 표정이 순간 움찔거렸다

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벨라는 살짝 웃어보였다

 

“벨라? 미안해”

내가 벨라를 쳐다보지 못한 체 말했다 벨라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냐 괜찮아 에드워드 넌 괜찮니?”

“응”

 

그대로 또 친묵의 시간이 다가왔다 난 제이콥과 빌리 이외의 사람이랑은 말을 해본 기억이 없다

기회도 없었을 뿐더러 학교를 다니는 제이콥과 달리 난 집에만 있었다. 그때 다행이도 제이콥이 들어왔다

한손엔 정체모를 파이를 한쪽엔 오렌지 주스를 제이콥은 식탁에 음식을 내려놓고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멋들어지게 웃어보였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제이콥의 미소는 남자다웠다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식탁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나와 제이콥 벨라는 정체모를 빌리 표 특제 파이를 맛있게 먹으며 즐겁게 지냈다

 

-

 

부스럭..

 

눈을 떴을 땐 또 다시 1년 전의 초록하늘의 숲이었다. 난 얼굴을 찡그렸다

 

‘젠장! 어째서! 그래 이번에도 꿈일 거야’

 

난 꿈일 거란 생각을 하며 곧이어 찾아올 검은 물체를 상상했다 그리고 곧 내 정면의 숲이

흔들리며 검은 형체가 아닌 하얀 실크 드레스에 웨이브진 갈색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머리엔 처음 본 꽃으로 꾸며진 화관을 쓴 벨라가 나타났다

 

“베..벨라?”

 

어째서? 벨라가? 혼란스러웠다 전에 꾸었던 꿈대로라면 그 섬뜩하고 차가운 천사가 나타날

것이다 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곤 벨라에게 소리쳤다

 

“다가오지 마! 도망가! 도망가라고! 벨라!”

 

벨라는 들리지 않는 듯 나를 향해 양팔을 벌리고 환한 웃음으로 다가왔다 내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곧이어 숨도 못 쉴 만큼의 고통이 찾아왔고 난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웅크렸다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 졌다 널 잃고 싶지 않아 벨라! 도망가! 부탁이야!

그때였다 벨라의 머리위에 있던 화관이 가시로 변하면서 벨라의 피부를 찌르기 시작했다

벨라는 몸부림치며 소리 질렀다 그녀의 하얀 얼굴이 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난 벨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벨라가 쓰러졌다 벨라의 눈은 생기가 없어진지 오래다

그녀.. 벨라가 죽었다 그리고 천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

 

“벨라!!!”

 

눈을 떴다 다행히 꿈 이였다. 끔찍했다 구역질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았다 눈물이 흘렀다

난 몸을 일으켜 식탁에 앉아 진정하기위해 숨을 쉬었다 하지만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이런!! 개같은 꿈이!! 젠장!! 속으로 욕을 지껄이며 식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순간 꿈인 듯

식탁이 내가 친 주먹에서부터 반으로 쪼개졌다 난 놀라 내 손을 보았다 찢어진 곳 없이

멀쩡했다 난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었다. 빠르게 비옷을 걸쳐 입고 빗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곤 발길 닫는 데로 걷기 시작했다 날은 아직 어두웠다 빗물인지 내 눈물인지

모르는 것이 얼굴에서 떨어졌다 꿈에서 보았던 벨라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당장 벨라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벨라의 집을 몰랐다 지금 시간에 제이콥의 집으로가

벨라의 집을 알려 달라 할 수 없었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제이콥에게 찾아가면

곤란할 거 같았다 불안했다 혼란스러웠다 알 수 없는 이 감정이 낯설었고 벨라가 걱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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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2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부시럭 부시럭..

 

'음..'

 

익숙치 않은 냄세에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여긴 어디지?'

 

자고 일어나보니 숲이였다 1년전에 보았던 그 숲.. 깜짝놀라 벌떡 일어섰다

1년전 그날처럼 아무것도 입지 않은 체였다 그때처럼 추위가 덮쳐왔다

나는 다리를 모아 얼굴을 묻었다

 

'내가 왜? 다시 여기로..?'

 

두려웠다 그리고 몰려드는 허기와 갈증.. 다행인건 내가 기억이 있다는 거다

비록 1년뿐인 기억이지만 곧 사슴이 나타나고 빌리 아저씨가 나타나겠지?

1년전의 그 때라면 그때와 변하지 않았다면..

 

부시럭..

 

부시럭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1년전의 갈색털에 눈이크고 뿔이달린 사슴이 아니였다

검은 털에 개와 비슷한 형체지만 그보다 커다란 몸체였다 검은털에 뭍쳐있는 검은 눈동자

그리고 단검을 밖아 놓은 듯 날카로운 이빨.. 배속에서 부터 들려오는 낮은 쇠긁는 소리..

뭔가에 굷주린 듯한 그 것이 나에게 몸은 낮추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다가왔다

 

'이게..뭐야 사슴이 아니잖아?'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에따라 그것의 눈도 올라갓다 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조금만 그래 조금만 버티면 빌리아저씨가 나타날꺼야 조금만 버텨보자 그때였다 그것이

나를 물기위해 달려온건

 

"헉!!"

 

그때 보이는건 탕하는 총소리가 아닌 빛나는 하얀 물체였다

 

'사..사람??'

 

그래 그건 사람이였다 근데 조금 달랐다 창백한 얼굴에.. 붉은 입술 갈색 머리를 어깨까지 길게

늘어트린 머리카락.. 그리고 커다란 눈에 황금빛 눈동자 사람이라기엔 너무 완벽했다

 

'저건.. 천사인가..?'

 

빌리에게 주워진후 제이콥과 빌리가 시네에나가 책을 사다줬다 3일에 한권 일주일에 한권 그때 읽었던 책중 천사의 전설같은걸 써놓은 책이 있었다 그때 읽었던 책의 천사가 저런 느낌이였을까? 하지만

달랐다 내 앞에있는 이 사람은 천사같은 외모지만 뭔가 더 섬뜩했다 차가웠고 신비로웠다

 

"아가야..걱정하지 마렴.."

 

천사같은 사람이 내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린 꿀보다 달콤했다 난 안심할수 있었다 그리곤 그녀가

검은 물체에게 달려갔다 아니 달려가는 발은 보이지 않았다 날라갔다 라는게 맞을까?

그리곤 검은형체는 붉은 피를 흩날리며 반으로 두동강이 났다 아름 다웠다 새 하얀 그녀의 피부에

붉은 피가 꽃처럼 퍼졌다 아름 다웠다 1년동안 기억할수 있는것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

 

"아.."

 

그녀가 다가왔다 그리곤 붉은 꽃이 묻어있는 손을 뻗어왔다 아름다웠지만 숨이 멎을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만큼 무서웠다 손이 떨리고 다리가 떨렸다 그녀가 한걸음씩 다가왔다 나 또한 그녀가 다가오는만큼 내 걸음도 뒤로 물러났다 다가오지말라고 소리쳤지만 입안에서만 맴돌 뿐이였다

 

"아가야.. 널 찾아 다녔단다.."

"오..오지마..제..발.."

 

나도 모르게 뒤로 넘어졌다 뒤는 끝도 없는 절벽이였다

 

-

 

"아아악!!"

 

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침대였다 그리고 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창밖을 보니 해가 천천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순간 머리가 아팠다 난 머리를 웅켜잡고 흐느꼈다

 

"흑..흑.."

 

꿈이라는게 다행이였다 시간은 게속 지나고 있었지만 내 심장은 안정될줄 몰랐다 손은 덜덜 떨렸다

난 나아지지 않는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다시 몸을 뉘였다 이불을 감싸고 옆으로 누웠다 창문으로

햇볓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천천히 집의 형태가 보였다 난 살짝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천천히 뚜렸하게

집안이 보였다 침대 정면엔 주방이 있었다 그 중간엔 동그란 나무 식탁에 의자가 2개 있었다 

식탁 옆엔 제이콥이 가져다준 작은 티비가 있었다 사실 티비를 잘 보진 않는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울뿐

티비는 제이콥이나 놀러왔을때 틀뿐이다 혼자있을땐 주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었다 생각난 김에

얼른 오디오 리모콘을 찾아 노래를 틀었다 얼마전에 제이콥이 가져다준 드뷔시의 달빛이란 곡이였다

제이콥은 나에게 어울린다며 갔다줬었다 물론 자기 취향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음악을 들으니 무섭게

뛰던 심장이 차차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아..'

 

침대에 걸쳐 앉았다 다시 아파오는 머리 아무레도 약이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옴겼다 그리곤 주방 서랍을 열고 약을 찾아냈다 컵을 들고 물을 틀었다

 

-쨍그랑-

 

난 그대로 컵을 떨어트렸다 물색이 붉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그 검은 형체의 피처럼 붉었다

난 눈을 비비고 다시 물을 보왔다 투명했다.. 꿈의 충격이 꾀 컸었나 보다 난 약을 내려놓고 깨진

유리컵을 하나씩 주워 담았다

 

'윽!'

 

따끔했다 그리곤 손 끝에 피가났다 비릿했다 속이 울컥하더니 그대로 씽크대에 머리를 밖고 구역질을

했다 어제먹은 것을 확인이라도 하려는건지 끝없이 구역질을 해뎄다 눈물이 핑돌았다 난 겨우 진정된

배를 부여잡은체 물을 틀어 손을 씻어냈다 비릿한 냄새가 더는 나지 않도록 그리고 약이고 뭐고

머리보다 더 아파진 속을 부여잡고 침대로 몸을 뉘였다 머리가 더 아파왔다 그대로 난 잠이 들었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다급한 목소리 제이콥이였다 어느세 해는 중천에 떠있었다 아직 속은 아팠다

 

"아.. 제이콥 어서와"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제이콥은의 표정은 걱정이 가득했다 그는 재빠르게 물을 떠왔다 난 여전히

아픈배를 부여잡았다

 

"에드워드 간밤에 도둑이라도 들었니?"

 

난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나에겐 대답할 기운도 없었다 제이콥은 내 대답을 바라는 눈치였다

 

"아니야 잠깐 어지러워서 그랬어"

"약이라도 갔다줄까?"

 

난 제이콥을 바라보고 살짝 입 꼬리를 올렸다 그리곤 고개를 저었다

 

"에휴 넌 역시 약꼴이야"

 

제이콥은 날 또다시 약꼴이라 놀리며 침대에 눞혔다

 

"에드워드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특제 죽을 해올께 조금만 기다릴레?"

"응.."

 

내 대답을 듯고 제이콥은 빠른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난 나무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가야..'

 

꿈속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천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는 머리를 새차게 흔들었다 그리곤

후회했다 자고 일어나 아프지 않았던 머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젠장.."

 

내 입에서 짧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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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 1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그렇게 잊어버렸던 기억을 새로운 기억으로 채워놓고 있었다
화창한 봄날 높게 세워진 나무들 사이로 빛이 새들어왔다 초록하늘을 올려보다
눈이 부셔 얼굴을 찡그려 보았다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제이콥이 옆에 있는 나무 기둥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하하! 에드워드! 너 표정이 왜 그래? 꼭 겁에 질린 사슴 같아”
“왠지 그 사슴이라는 동물이 싫어질꺼 같은데?”

제이콥이 다시 웃기 시작했다 나도 따라 웃어보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빠른 심장박동과
즐거움 이였다 우리는 그렇게 평범한 등산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 오랜만의 운동이라 꾀
힘들었다 제이콥은 자주 와서인지 나보다 몇 걸음 더 앞서 있었다 제이콥은 나를 계속 약꼴이라 놀리며 올라가다 축축한 진흙을 밟고 넘어졌다 난 그사이 제이콥을 따라 잡았다

“제이콥 약꼴인 나보다 널 더 걱정해야겠는걸!”
 

완벽한 복수랄까? 왠지 기분이 좋았다 자주 등산을 와야겠다 그것도 진흙이 많은 길로만

“시끄러 약꼴 에드워드!”

제이콥이 바지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며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살짝 입 꼬리를 올렸다
그때 내 뒤에서 내려오던 사람이 있었다 제이콥은 아는 사람인 듯 손을 올렸다

“찰리아저씨!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제이콥! 정말 오랜만이구나? 빌리는 잘 지내니?”

누굴까? 검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살짝 그을린 피부에 탄탄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근육이 잡혀있는 몸매에 짙은 눈썹을 가지고 무뚝뚝해 보이는 입술을 지닌 남자였다 그리고
그 뒤로 갈색머리에 하얀 피부 붉은 입술 작은 어깨 등산하기엔 힘들 것 같은 얇은 다리를
가진 여자가 나무를 붙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아 찰리아저씨 제 옆에 있는 약해보이는 이놈은 에드워드에요”

제이콥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근데 이 녀석 방금 또 약꼴이라 했겠다. 난 제이콥을 흘겨보았다 제이콥은 승리의 표정을 지었다
 

“아! 네가 빌리가 말하던 에드워드구나? 반갑구나 난 빌리의 오랜 친구 찰리 스완이란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탄탄한 남자의 손이랄까 손 이곳저곳에 굳은살이 박혀있었다
난 뒷머리를 긁적이며 찰리라는 남자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아휴! 아빠 같이 좀 가자니까요 제이콥 안녕!”

헐떡이며 그녀가 다가왔다 순간 제이콥의 얼굴이 붉어졌다

“안녕 벨라!”

빠르게 제이콥의 손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순간 왠지 모를 심장에 통증이 느껴졌다
아무 말 없이 난 그녀.. 벨라라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제야 제이콥이 날 소개해줬다

“벨라 이쪽은 에드워드야 내가 여러 번 이야기했지?”

벨라가 제이콥에게 두었던 시선을 나에게로 옮겼다 그리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나 역시 그녀의 눈을 보고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그리곤 제이콥은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 왠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다 처음 보는 그녀가 왠지 낮이 익었다

“혹시 우리 만난 적이 있던가요?”
“아니요 초면인데요?”

내 질문은 바보 같았다 좌절감이 들었다 그녀와 내가 혹시 아는 사이가 아닐까하고
제이콥은 이런 내 반응이 신기한지 나와 벨라를 쳐다보았다

“그래 제이콥 지금 올라가는 길이니? 우린 내려가는 길은데”
“네 찰리아저씨 저흰 이제 시작인걸요? 뭐 약꼴 에드워드 때문에 늦어지긴 했지만”
 

제이콥 이 나쁜.. 난 씩씩거렸다 그런 내가 우스웠는지 벨라가 꺄르르 하고 웃었다
난 제이콥을 향해 쏘아보았다 그리곤 찰리를 지나쳐 등산로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풉 찰리아저씨 그럼 저희 올라가볼께요 아무래도 약꼴 에드워드가 화가 났나봐요 
 

벨라 나중에 같이 라푸쉬 해변으로 놀러가자 날이 풀려서 따뜻할 거야”
 

“응! 제이콥! 기다리고 있을게”

벨라의 기다리고 있을게란 말에 제이콥은 배시시 웃어보인뒤 내 뒤를 급하게 따라왔다
난 여전히 화가나 있었다

“에드워드 벨라 귀엽지? 응? 예쁘지? 응?”

제이콥은 내가 화가 난걸 무시하며 말했다

벨라.. 아버지의 성이 스완이니까 벨라 스완인가? 난 그녀를 생각하느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초록 하늘을 바라보았다 왠지 잊어버린 기억 한 구석에 그녀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뒤에 따라오며 나불대는 제이콥의 수다에 그 생각은 또다시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그렇게 난 벨라를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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