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5



내 이름?

에드워드

나이?

17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벨라가 집으로 오기로 했다 난 어지러운 침대를 정리했다. 그리곤 주전자에 물을 넣고

불 위에 올려놨다 벨라가 추울지도 모르니까 초조했다 물을 끓이면서 계속 창밖을

돌아봤다 한참을 초초해 하고 있을 때 벨라의 트럭 소리가 들렸다 트럭이 멈추기 전에

난 문을 열고 벨라를 향해 뛰어갔다 벨라가 차 안에서 웃어 보였다 황홀했다 그리고

벨라가 내 앞에 섰다 내 손을 덜덜 떨리고 입술은 바짝 말라갔다 심장은 터질 것 같고

머리는 빙글빙글 돌았다 난 벨라의 뺨을 쓰다듬었다 눈빛이 흔들렸다 불안한 듯 애처로웠다

일단 난 벨라와 집으로 들어왔다 벨라를 의자에 앉혔다

 

“벨라 커피 괜찮니?”

“응? 나 카페인에 약한데.”

“아.. 그럼 우유라도 마실래?”

“응..고마워 에드워드”

 

벨라가 기다리고 있단 마음에 다급했다 우유를 컵에 가득 따르고 비스킷을 꺼내 탁자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벨라와 마주 앉았다 조용했다 온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듯 했다 한편으론

제이콥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난 아직 의심스러웠다 난 벨라가 제이콥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었으니까 벨라의 보고 싶다는 말을 의심스러웠지만 믿고 싶었다.

내 심장소리가 너무 큰 걸까 벨라가 갑자기 웃었다. 순간 우린 서로를 보며 웃기만 했다

 

“벨라..”

“에드워드”

 

우린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그렇게 아침은 밝아왔다 시간이 너무 빨랐다 아무 이야기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로만 보고 있었을 뿐인데 벌써 시간이 꾀 지나있었다 내심 걱정이었다.

곧 제이콥이 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벨라.. 안 피곤하니?”

“응.. 전혀 넌?”

“나도 괜찮아”

 

그녀가 씽긋 웃었다 귀여웠다 내 꿈속에서 나오는 천사는 치명적이게 아름다워서 섬뜩했지만

벨라는 귀여운 요정 같았다 사랑스러웠다 1년 전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사랑이란 건

이런 거라 다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벨라의 손을 잡았다 집이 약간 추웠는지

벨라의 손이 차가웠다 난 벨라의 손을 내 입술로 가져갔다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조금이라도

따뜻할 수 있도록 그리곤 벨라를 집으로 보내기 위해 일어섰다 그때 다급히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문이 열렸다 제이콥 이였다 제이콥은 셔츠를 걸치지 않은 채로 울고 있었다.

제이콥은 나와 벨라의 맞잡은 손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곤 숨을 몰아쉬더니

고개를 휘저었다 제이콥은 한참을 바닥만 보고 있었다. 벨라는 손을 빼기위해 살짝 뒤로

물러났다 난 더욱 쌔게 벨라의 손을 잡았다 제이콥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난 벨라를 사랑한다.

 

“에드워드.. 우리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며 제이콥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나와 벨라를 째려보며 힘겹게 입을 땠다

빌리? 빌리에게 무슨 일이?

 

“제이콥! 무슨 일이야!?”

 

난 제이콥의 어깨를 잡았다 하지만 제이콥은 내 손을 뿌리쳤다.

 

“아버지가.. 등산을 가셨다.. 짐승을 만나서 다리를..다리를.. ”

 

제이콥이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난 제이콥의 어깨를 다시 잡았다 이번엔 뿌리치지 않았다

나와 제이콥 벨라는 빠르게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

 

-삑..삑..-

 

중환자실의 기계음 소리 빌리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양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그곳엔 찰리도 와있었다 찰리는 빌리의 손을 잡고 옆에 앉아있었다 벨라가 찰리에게로

다가가 뒤에서 그를 안았다 찰리가 걱정 말라는 눈으로 벨라의 팔을 다독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요?”

 

내가 물었다 그때 중환자실이 열리면서 흰 가운을 입은 창백한 피부에 금발머리를

단정히 넘긴 의사가 들어왔다 우린 모두 그 의사를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전 의사 칼라일 컬렌입니다”

 

칼라일 컬렌.. 난 그의 눈동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천사와

같은 황금빛 눈동자였다. 그리고 왠지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난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았다 심장이 점점 차가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유는 몰랐다

단지 머리가 너무 아프고 심장이 저려왔다 소리를 질렀으나 들리지 않았다 벨라가 달려왔다

제이콥이 내 이름을 불렀다 곧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찬란한 빛에 눈이 떠졌다 어두운 곳에 있다 눈을 떠서 그런지 시야가 흐렸다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곧 빛에 눈이 익숙해지면서 시야가 들어왔다 내 앞엔 섬뜩한 천사가 서있었다

안타가운 듯 나를 쳐다봤다 그리곤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아가야..’

 

머릿속에 천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 움직일 수 없었다.

 

‘널 찾고 있었단다.. 눈을 뜨렴 아가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난 천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이렇게눈뜨고 있어요. 당신을 볼 수 있어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에요? 날 알아요?

천사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내 아가..내 아가야..’

 

심장..아니 마음이 아팠다 천사를 보는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뭔가 너무 그리웠다

천사의 모습에 심장이 찢겨졌다 그 순간 천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곤 천사의 하얀 배에서

검은 손톱이 튀어나와 천사를 두갈 레로 찢어버렸다 그리고 두 동강난 천사의 뒤쪽에

검은 물체가 서있었다 저번 꿈보다 또렷했다 그것은 늑대였다 그리고 그 늑대의 발부터

천천히 연기가 피어오더니 이네 늑대의 몸을 덮쳤다.. 제...제이콥..??

 

-

 

‘헉!’

 

식은땀이 흘렀다 내 옆엔 벨라가 엎드려 있었다. 공포가 몰려왔다 늑대가 제이콥으로?

언제나 내 꿈은 날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공포와 좌절 모욕 점점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웠다 난 누구이며 그 천사는 누구지? 그 천사는 나를 아는 걸까?

궁금했다 그때 문을 열고 컬렌박사가 들어왔다 그는 문에 기대섰다 그때 벨라가 일어났다

 

“컬렌 박사님?”

“아 벨라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줄 수 있겠니?”

 

다정한 목소리지만 위압감이 있었다. 컬렌 박사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벨라는 나를 한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컬렌을 지나 문을 닫고 나가자 컬렌이 다가왔다 그리곤 나를

쳐다봤다 뜸을 드리듯 그는 내 이곳저곳을 진찰했다 청진기가 차가웠다

 

“에드워드 라고?”

“네”

 

난 그의 눈을 쳐다봤다 아직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청진기를 때고 내 눈을 바라봤다

 

“널 찾아다녔단다.”

“절 아세요?”

 

절 아세요? 칼라일?

 

“절 아시는 군요? 제가 누구에요? 전 누구인가요?”

 

나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같은 질문만 했다. 내가 누구인지 그것만 궁금했다

칼라일은 대답 없이 나를 한번 보고는 슬픈 목소리로 말을 천천히 이어갔다

 

“에드워드.. 내가 널 찾아다닌 건 맞지만.. 이렇게 만나선 안 되는 거였단다.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랬단다 그러니 그냥 잊어버리고 인간 에드워드로 살아 가려구나

내가 널 발견했으니 네 앞길은 내가 책임지마 그러니.. 아무것도 생각해 내려 하지 말고

그냥 인간으로 남거라 에드워드..”

“그게 무슨 소리에요 칼라일!! 대답해 줘요!!”

 

너무 소리를 쳤다 목이 아파왔다 목에서 피 비린내가 났다 그대로 난 피를 쏟아냈다

칼라일은 침대 위 긴급 호출 버튼을 눌러 간호사를 불러왔다 인간으로 남으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칼라일? 대답해요! 난 누구에요! 힘껏 소리친 것 같지만 목에 남아있는

피 때문에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간호사가 들어왔다 뒤를 따라 벨라도 들어왔다

난 발작을 일으켰다 그리곤 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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