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에릭
내 이름?
에릭
나이?
17
벨라?
내 사랑 벨라!
오늘은 포커스에서 오랜만에 보는 정말 찬란한 아침이었다. 햇빛은 차의 차창을 비추어
반짝반짝 빛났고 그 햇살을 오랜만에 받기위해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 있었다. 나 또한
그 햇살을 받기위해 내 옆엔 마이크와 제시카 그리고 몇 주 전에 전학 온 이사벨라 스완이
있었다. 난 벨라의 찰랑이는 머릿결에 그만 넉을 놓고 있었다.
‘크..정말 예쁘다!’
난 벨라가 전학 온 날부터 남몰래 벨라를 짝사랑 하고 있었다. 벨라는 포커스에 있는
그 누구보다 묘한 분위기를 냈다. 신비롭다 랄까? 벨라는 말 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언제나 혼자 이겨내고 혼자 생각하는 편이었다. 난 그런 벨라가 조금은 걱정 되었다.
내가 힘이 둬주면 좋은데 언제나 난 벨라에게 시선이 가있기 때문에 벨라의 작은
감정 변화를 누구보다 더 빠르게 알 수 있었다. 아니 자신 있었다.
“벨라 안녕! 좋은 아침 이야!”
“응 에릭 좋은 아침이네?”
크.. 난 언제나 벨라의 첫 인사를 받고 싶어서 제일 먼저 학교에 등교했고 언제나 벨라가
주차하는 주차장에서 기다렸다. 난 벨라의 가방을 빼서 들고 수업에 들어갔다. 안탁갑게
벨라는 전학생이라 나와 짝을 할 순 없었다. 이미 내 짝은 제시카 였으니까. 제시카는 정말
수다스럽다. 언제나 제시카는 자신의 풍만한 가슴이 마음에 드는 듯 목이 깊게 들어난
옷을 입고 다녔다. 가끔은 벨라가 제시카가 입는 옷을 입은걸 상상하곤 한다. 예쁘겠지?
근데 어느 날부터 벨라가 이상했다. 평소 잘 웃지 않던 벨라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미소 짓는 날이 많아 졌고, 혼자 공상에 빠지더니 볼이 발그레 해지는 날이 많아졌다.
“벨라!? 무슨 좋은 일 있어?”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는 길에 난 벨라에게 물었다. 벨리는 잠시 자리에 멈춰 섰고,
한참 멍하니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곤 베시시 웃어 보였다
‘윽 너무 귀여워! 난 벨라 너를 위해선 뭐든 해주겠어!’
“그냥 요새 날씨가 좋차나?”
벨라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날은 비가 많이 내린 날 이었다. 그렇게 난 벨라의 주의만
서성이다 결국 고백은 못한 체 끝나 버릴 위기에 처 있었다. 그건 에드워드 컬렌이 전학 온
날 이었다. 벨리의 표정이 어딘지 불안해 보였고, 금방이라도 울 기세였다. 뭐가 벨라를
저토록 힘들게 하는 거지? 에드워드의 전학 첫날 그는 갑자기 속이 뒤틀린 듯 인상을
쓰더니 조퇴를 해버리는 거였다! 와! 남자다운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누구도
생물 선생한테 저렇게 당당한 적이 없었다. 평소의 생물 선생이라면 체벌을 했겠지만
그는 가만히 멍하니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내 벨라가 에드워드의 뒤를 쫒아갔다.
“무슨 일이지? 벨라?”
난 벨라를 쫒아 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지만 생물 선생의 방해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곧 수업을 시작했고 벨라는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돼서 미치는지 알았다.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벨라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찰리 아저씨! 저 에릭 이에요 벨라 좀 바꿔 주세요!”
“에릭 미안하구나. 벨라가 지금 자고 있어 다음에 전화 주겠니?”
“아! 네 아저씨! 벨라 내일은 학교 나오는 거죠?”
“응 그렇단다. 에릭! 넌 착한 아이구나?”
“아니에요 찰리 아저씨!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난 찰리 아저씨에게 최대한 점수를 따야 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친절했다. 하지만
이내 벨라의 걱정에 한 숨도 못 잤다. 에드워드의 이상행동과 함께 벨라도 점점 이상해
졌다. 다음 날 본 벨라의 모습은 충격 적이었다. 잠을 못 잤는지 벨라의 생기 넘치던
눈 밑에 그늘이 저있었다.
“벨라 괜찮아?”
“..응”
벨라가 힘없이 대답했고 벨라의 상태는 꾀 오랫동안 지속 됬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그냥
난 벨라가 걱정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제시카가 기가 막힌 계획을 말해줬다.
바로 벨라와 나, 제시카, 마이클 이렇게 4명이서 시내에 나가는 거였다! 맨날 수다스럽던
제시카가 오늘은 꾀 똑똑해 보였다. 이번만큼은 꼭 벨라에게 고백해서 벨라의 근심을 덜어
주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약속 전 날 마이클이 배탈이 나는 바람에 약속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제시카는 묘한 웃음을 짓고는 걱정 말라고 약속은 계속 유지 할
거라고 우릴 안심시켰다.
약속 당일, 난 매우 분주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을 했다.
내 방에 있는 옷장의 옷은 모두 침대와 바닥에 널려있었고 난 그중에 검은 가죽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검은 난방을 입었다. 머리는 깔끔하게 빗어 넘겼다. 거울 앞에 선 나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약속 장소에선 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하필이면 학교에서 급
킹카가 된 에드워드가 은색 볼보에서 내리고 있던 거다! 난 제시카를 흘겨 봤지만 이미
제시카는 에드워드에게 달려갔고 에드워드의 팔짱을 끼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 잠시
벨라의 눈치를 살폈다. 벨라는 약간 볼이 붉어 진 듯 했다.
“갈까? 벨라?”
난 조심스레 벨라에게 물었고 벨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벨라와 난 함께 걸었다. 그것
만으로 기분이 날아 갈 듯 했다. 세상이 지금 망해도 좋았다. 제시카가 영화관에 들어갔다
난 로맨스 영화는 딱 질색 이었다. 피 튀기는 전쟁물이나 SF같은 그런 게 좋았다. 하지만
벨라가 꼭 보고 싶었던 거라며 좋아했다. 영화는 예상 외로 좋았다 벨라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벨라는 영화 내내 눈물을 흘렸고, 난 눈물 흘리는 벨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나왔을 때 난 손수건을 가방에서 꺼내어 벨라에게 넘겨줬다. 벨라는
잠시 에드워드를 보고는 손수건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난 낭만적인 분위기를 위해 분수가
있는 광장을 가자고 했다. 하지만 하늘은 날 돕지 않았다. 광장은 추웠다. 벨라가 오들오들
떨었고, 제시카는 내게 욕을 했다. 그리고 우린 광장 옆 커피점에 들어가 각자 앞에 커피
하나씩을 시키고 이야기 중이였다. 뭐 이야기는 거의 제시카가 했다. 벨라는 커피만 들여
보고 있었고 난 벨라를 힐끔힐끔 처다보는 것 만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럼 에드워드! 지금 여자친구 있어?”
제시카가 오버하며 질문을 했다. 너무 티나 제시카.. 남자들은 오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난 속으로 제시카에게 충고했다. 에드워드는 잠깐 아무 말 없었고 벨라는 긴장한 듯 했다.
“아니 없어”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
제시카는 점점 더 오버했고 벨라는 커피 잔을 쌔게 쥐었다.
“....없어”
에드워드가 뜸을 들였다.
“그럼 에드워드 나랑 사겨볼래?”
충격이었다. 벨라의 입에서 그런 폭탄이 터져 나올 줄은 몰랐다. 제시카는 벨라를 흘겨보고
난 에드워드를 흘겨봤다. 에드워드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탄탄한 몸 강한 눈빛을 보니
나에겐 승산이 없어 보였다. 젠장!
“흠..난 이만 퇴장 해야겠군?”
에드워드는 의자에 걸쳐둔 재킷을 들어 올리고 빠른 걸음으로 문으로 향했다 벨라가 따라
일어났다. 난 벨라의 손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그런 에드워드를 제시카가 따라가고
나와 벨라만 남았다. 벨라는 떨고 있었다. 벨라가 에드워드를 좋아 하는 걸까? 난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난 오늘 꼭 벨라에게 고백한다고 마음먹었다. 벨라가 누굴 좋아하던 난
오늘 꼭 고백 하고 싶었다.
“벨라 괜찮니?”
“응 에릭.. 우리 나가서 좀 걸을까?”
벨라가 애써 웃어 보였다. 마음이 아팠다. 나라면 절대 벨라를 울리지 않을 것이다!
난 벨라의 손을 잡고 길가로 나갔다. 벨라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난 어색하지 않기 위해
벨라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무슨 음식을 좋아 하는지, 무슨 영화를 좋아 하는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벨라에 대해 모든 물어봤다.
“벨라 그럼 무슨 음악을 좋아해?”
“...드뷔시의 달빛”
벨라가 씁쓸한 듯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팠다. 난 드뷔시란 사람도 달빛이란 음악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벨라가 좋아한다면 같이 들을 수 있고 같이 느낄 수 있다.
난 벨라에게 고백할 타이밍만 찾았다. 그때 골목을 따라 들어갔을 때,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공터를 발견 했다. 연극을 하는 작은 야회 극장 같았다. 그 극장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돌로 된 의자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져 있었고 그 중앙엔 지붕만 있는 연극
할 수 있는 공연장이 있었다. 난 이때다 싶었다. 벨라를 정 중앙 자리에 앉혔다. 난
공연장 가운데에 올라가 신사들이 하는 인사를 했다. 모자는 없었지만 모자가 있는 척
머리위에서 모자를 끌어내려 가슴으로 가져가 정중히 인사를 했다.
“벨라! 나의 극장에 오신 걸 환영해!”
벨라가 웃었다. 난 벨라의 미소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여긴 너만을 위한 극단이야! 난 너만을 위한 배우가 되겠어!”
난 벨라에게 그렇게 말하고 제 자리에서 빙글 돌았다. 하지만 이 망할 운동신경! 난 비틀
거렸고 벨라는 큭큭 거리며 웃었다. 난 목을 한번 가다듬고 팔을 하늘을 향해 뻗었다.
“오 줄리엣! 당신의 기쁨이 내 기쁨과 같더라도 기쁨을 표현하는 기술이 나보다 한 수
위라면, 다..당신의 말로 주위의 고..공기를 향기롭게 해주시오! 으..음악처럼 푸..풍요로운
모..모..목소리로 지금 이렇게 만나. 흠! 서..서로 주고 받는 꾸..꾸..꿈가..같은 행복을 말해
주시오!”
난 벌벌 떨었다. 분명 바보 같이 보였겠지? 하늘을 보고 있던 나는 벨라을 살며시 바라
봤다. 벨라의 표정은 멍해 있었다. 듣지 못한 건가? 이해를 못한 건가? 난 어색해서
옷매무세를 잡으며 벨라의 앞으로 다가갔다. 난 벨라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흠! 당신의 두 눈엔 잠이 깃들고 가슴엔 평화가 깃들기를 ‘내가’잠이 되고 평화가 되어
당신의 달콤한 눈과 가슴에서 쉴 수 있었으면!”
이번엔 더듬지도 틀리지도 않았다 난 만족스러웠다.
“에..에릭”
난 기대에 찬 눈빛으로 벨라를 바라 봤다. 벨라는 고개를 숙였다.
“에릭 미안해.. 난..나에게 넌 친구야..”
알고 있었다. 마음은 아프고 눈물이 핑 돌았다. 꿇고 있던 무릎을 세워 벨라 옆에 앉았다.
벨라는 서러운 듯 울고 있었다. 난 가만히 어깨에 팔을 올렸다. 벨라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어이~ 분위기 죽이는데??”
그때 극장 양 옆으로 담배를 물고 쇠 파이프를 든 불량해 보이는 사내 3명이 나타났다.
이런! 꼭 이런 분위기에 저런 불량배들은 꼭 나타나는 거 같아! 난 벌떡 일어서 벨라를
가리고 섰다. 주먹을 쥐었다.
“어이쿠~ 로미오 양반? 지금 우리랑 해 보자는 거야?”
가운데에 서있는 사내가 바닥에 침을 뱉었다. 난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안 돼 에릭! 도망치면 안 돼!
“오호 뒤에 계신 줄리엣양? 내 스타일 인데? 오늘 나랑 놀까? 큭큭”
오른 쪽에 파이프를 들고 있던 사내가 배를 잡고 웃었다. 위험했다. 지금 초 위험한 상황
이었다. 가운데가 사내는 고갯짓을 하자 양 옆에 있던 두 명의 사내가 나에게 달려왔다.
도망치고 싶을 만큼 무서웠다. 하지만 벨라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
난 얼굴을 가리고 주저앉았다. 두 명의 사내는 날 밟고 때렸다. 아팠다. 눈물이 났다.
이런 젠장! 벨라 앞에서! 하필! 이럴 때! 난 하늘을 쏘아봤다! 이럴 순 없다고!!
그때 대장으로 보이는 듯 한 사내가 벨라에게 달려갔다. 벨라를 밀치고 벨라 위에
올라탔다. 벨라가 비명을 질렀다. 바동거렸다. 그때 사내의 커다란 손이 벨라의 뺨을
때리려 했다.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디서 많이 본 뒷모습이 사네의 손목을 낚아챘다.
이네 사네는 움찔 하더니 손목을 부여잡고 뒹굴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뒤를 돌았다.
찬란한 달빛을 받은 그의 얼굴은 분노로 차있었고 그의 황금빛 눈동자는 인간의 것이라
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