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6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세

벨라?

나의 사랑 나의 벨라

나?

뱀파이어

 

벨라의 비명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난 절망 속에 앉아 있었다. 끝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미안하다고 할까? 그럼 용서해 줄까? 아마 벨라는

용서해 줄 것이다. 하지만 난 달려가면 안 된다. 용서를 빌어서도 안 된다.

난 아픈 가슴을 팔로 끌어안고 침대네 누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에밋 이었다. 에밋은 머쓱하게 문 앞에 서서 머리를 긁적였다.

 

“무슨 일이에요 에밋?”

“그냥 걱정되어.”

 

에밋은 천천히 다가와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에밋은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빛

눈동자로 날 쳐다봤다.

 

“난 네가 벨라를 피하는 게 이해가 안 돼”

 

에밋은 깍지를 끼고 눈을 감았다.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뱀파이어가.. 인간을 사랑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내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에밋은 한숨을 쉬었다.

 

“에드워드. 로잘리를 저렇게 만든 건 나야”

 

난 에밋의 황금빛 눈동자를 바라봤다.

 

“난 로잘리를 처음 보자마자 놓치면 안 될 사람이라 생각했어. 고민도 하지 않았고

로잘리의 의견을 물어 보지도 않았어. 처음엔 후회했어. 로잘리가 많이 괴로워했거든

내 이기적인 욕심으로 로잘린 먹지도 잠을 자지도 울 수도 없는 불멸의 저주받은

몸이 되었지. 난 로잘리에게 뭐든 걸 해줬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옷도 사주고

보석, 차, 뭐든 해줬지. 하지만 그럴수록 로잘린 날 멀리하고 점점 더 증오했어. 그리고

어느 날 로잘리는 소리 없이 사라졌어. 미치는 줄 알았어.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고

다녔어. 그렇게 몇 달을 헤맸을까? 사람을 죽이는 게 무의미 해 질 쯤. 난 로잘리를

찾아냈어. 그녀는 허름한 옷을 입고 처음 보는 사내와 살고 있더군. 허름한 옷을 입은

로잘리는 눈부셨어. 그녀가 웃고 있었거든. 충격 이었지. 용서 할 수 없었고. 그리고

깨달았지. 로잘린 값비싼 보석과 옷보단 사랑이 그리웠던 거야.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고

난 죄책감에 로잘리를 놔주기로 했어. 그리고 난 마지막으로 로잘리에게 ‘사랑 한다’고

속삭여 줬지. 로잘 리가 웃었어. 그렇게 행복해 하던 그녀를 본적이 없어. 그리고 지금까지

우린 사랑하고 있어. 정말 흔한 러브 스토리지? 로잘린 이제 후회하지 않아.”

 

에밋이 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행복하듯 웃어보였다.

 

“하지만 에밋. 난 그렇게 할 수 없어요.”

“하하! 에드워드 난 단지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아”

“난.. 벨라가 인간인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에밋을 살짝 웃어보이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나가다가 에밋은 고개를 돌렸다.

 

“에드워드. 사랑이란, 99%를 주고도 나머지 1%를 못줘서 안타까워하는 게 사랑이레”

“고마워요 에밋..”

 

에밋은 내게 윙크를 하고 방을 나갔다. 하지만 에밋.. 난 벨라에게 그 1%로도 주지

못할 거예요. 내가 벨라에게 줄 수 있는 건 지금도, 앞으로도 상처뿐일 꺼 에요..

 

끔찍한 날이 밝아왔다. 난 학교에 들어서는 벨라를 여전히 무시했다. 벨라는 내가

움직일 때 마다 흠칫하며 몸을 움츠렸다. 점점 벨라가 날 바라보는 일은 줄어들었다.

점점 난 다른 여자 애들과 말수를 줄였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제시카는 여전히 나를 쫒아 다녔다. 그녀는 수다스러웠다.

 

“에드워드! 이번 주말에 시내로 놀러 안갈레?”

 

귀찮았다.

 

“미안 제시카. 난 그날 캠핑을 가야해”

“하지만 에드워드~ 친구들에게 네가 간다고 이미 말해놨어”

 

막무가내였다. 짜증났다.

 

“하.. 그래 누가 가는지나 물어보자?”

 

내가 조금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정적이었다간 귀찮아 질 것이다.

 

“나랑 에릭이랑 벨라! 사실 에릭이 벨라를 좋아하거든”

제시카가 누가 듣지도 않는데 작게 소근 뎄다. 벨라가 함께 간다는데 흔들렸다. 같이 함께

있고 싶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못을 밖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내 마음과

타협했다. 사실은.. 벨라와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을 살며시 감추고선..

 

“좋아.”

“와아! 에드워드 고마워!”

 

제시카는 내게 윙크를 해보였다. 그리곤 그날에 무얼 할 건지에 대해 떠들어 뎄다. 왠지

후회됐다. 한편으론 좋았지만 불안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질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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