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30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거울이 깨지는 소리에 1층에서 가족들이 들어왔다. 낸 깨진 거울 조각들을 잘근잘근

밟았다. 내 발에 박히는 거울조각은 나에게 고통을 주지 못했다. 다만 지금 내게 고통을

주고 있는 건, 내 마음에 울리는 ‘그것’의 목소리였다.

 

“젠장...”

 

내 어깨가 떨리고, 호흡이 빨라졌다. 칼라일이 내 떨리는 어깨를 잡았다.

 

“빨리 가야 갰구나?”

 

난 칼라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캠핑 용품 따윈 챙기지 않았다. 우리가 향한 곳은

‘몬타나’였다. 그곳은 각종 동물들이 많았다. 특히 에밋이 좋아하는 곰이 사나웠다. 우린

한적한 곳에 대충 차를 숨겨두고, 사람들의 눈이 뜨지 않는 곳으로 달렸다. 바람이 머리를

헝클였다. 그리고 귓가엔 ‘그것’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난 더 스피드를 냈다. 바람이 귓가를

때리며 ‘그것’의 웃음소리를 덮어 주었다. 우리 가족은 하 자리에 모였다. 재스퍼와 에밋은

내기를 했지만 난 그 내기에 끼지 않았다. 기분이 나지 않았다. 난 자세를 낮추고 사냥감을

향해 달렸다. 내 눈에 보인 건 ‘벨라’였다. 난 급하게 멈추기 위해 바닥을 짚었다. 흙이

바람에 날렸다. 난 눈을 깜박였다. ‘벨라’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난 ‘벨라’를 피하기 위해

높이 뛰어 올랐다. ‘벨라’가 방향을 틀어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손을 높이 치켜들고선

‘벨라’가 그 얇은 손을 내 머리를 향해 내려 쳤다.

 

“에드워드! 정신 차려!”

 

칼라일의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머리를 향해 내려오던 ‘벨라’의 손은 검은 털이

가득한 곰의 손으로 바뀌었다. ‘벨라’의 몸이 검은 털로 뒤덮인 곰의 몸으로 바뀌었다.

난 높이 뛰어 곰의 등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대로 곰의 목에 이를 꽂았다. 곰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이네 조용히 바닥에 쓰러졌다. 사냥을 그렇게 끝이 났다. 칼라일이 다가왔다

 

“에드워드 괜찮니?”

 

난 소매로 입 주변을 쓱 닦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칼라일은 숨을 크게 내쉬고 내

앞쪽으로 달렸다. 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큭큭..’

 

‘그것’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난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지만 ‘그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난 다시 바람에 몸을 실었다. 갈증을 없애고 벨라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 또 다시 ‘벨라’가 보였다. ‘벨라’의 목에 이를 꽂았다. 곧 그것은 치타로

변했다.

 

 

-

 

 

난 갈증이 가시자, 가족들을 내버려두고 먼저 포커스로 돌아왔다. 집으로 가서 짐승냄새가

나는 옷을 갈아입었다. 습관상 거울 앞에 서려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꾸고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 또 다시 ‘그것’의 목소리가 들릴까봐 난 빠르게 달렸다. 다행이 들리지 않았다.

벨라의 방에 도착했을 땐, 벨라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난 벨라의 침대에

살포시 누웠다. 다리를 펴고 팔짱을 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것’은 무엇일까?

나와 똑같이 생긴 ‘그것’은 위험했다. ‘그것’이 어떤 건진 모르지만 나와 벨라에게 분명

위험한 것이다. 난 팔짱낀 팔에 힘을 주었다. 손톱이 팔에 살짝 파고들었지만, 피는 나지

않았다. 물론 아픔도 없었다.

 

‘벨라...’

 

‘그것’이 벨라를 불렀다.

 

“그 더러운 입으로 벨라를 부르지 마”

 

난 허공을 향해 말했다. 눈은 여전히 감고 있었다.

 

‘큭큭..벨라...’

 

‘그것’은 나를 놀렸다. 난 눈을 뜨고 허공을 바라봤다. 희뿌연 무언가가 허공에 떠 있었고,

‘그것’은 곧 내 모습과 똑같아 졌다.

 

‘뭐가 두려운 거지?’

 

‘그것’이 팔짱을 끼며 내게 천천히 내려왔다. 난 손을 휘둘러 ‘그것’을 쳐냈지만, ‘그것’은

잠시 안개로 변했다. 다시 내 모습으로 뭉쳐졌다. 난 ‘그것’을 노려봤다.

 

‘큭큭.. 넌 결국 벨라를..’

“닥쳐!”

 

난 ‘그것’이 말을 잇기 전에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키고 소리를 질렀다.

 

“에드워드?”

 

그때 벨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것’은 내게 기분 나쁜 미소를 날리곤 사라졌다. 난

숨을 몰아쉬었다. 불안감과 두려움이 온 몸을 휘감았다. 난 벨라를 바라보고, 벨라를 덥석

안았다.

 

“벨라..벨라..”

“진정해 에드워드! 나 여기 있어!”

 

벨라가 나의 등을 쓰다듬었다. 몰아쉬던 숨은 차차 진정 되었다. 요즘 난 벨라에게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처럼. 100년을 넘게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이런 내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난 엄마에게 안겨있는 어린 아이처럼 벨라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벨라는 모든 걸 받아주었다. 아무 말 없이 지금처럼 등을 가만히

쓸어주고 토닥여줬다. 미안했다. 난 벨라를 위험에 빠트리기만 했다. 고마웠다. 내 곁을

떠나지 않는 벨라가 한없이 고마웠다. 난 벨라의 뺨을 쓸었다. 벨라의 볼이 발그레 달아

올랐다. 그리곤 깊게 키스를 나눴다. 내가 어떻게 하면,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내가 널 가질 수 있을까? 가져도 되는 걸까?

 

‘에드워드..뭐가 두려운 거야?’

 

‘그것’의 음성이 들려왔다. 꺼져..너 따위 에게 벨라를 넘겨주지 않아..

 

‘큭큭.. 기대하지 에드워드..’

 

‘그것’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난 벨라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

 

 

-

 

 

벨라가 내 옆에 잠들어 있었다. 넌 벨라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에드워드...’

 

젠장! 너 뭐야! 왜 자꾸 나타나는 건데!

 

‘네가 잘 알고 있어’

 

웃기지마! 제발 까져버려! ‘그것’은 기분 나쁘게 웃었다. 그리고 창문으로 향했다. 난 벨라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것’을 따라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 ‘그것’은 숲으로 향했고, 나도

‘그것’을 따랐다.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그것’의 정채를 알아야 했다. 벨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넓은 들판 같은 곳에 서있었다. ‘그것’은 조소를 머금고 있었다. 난 ‘그것’에게서

눈을 때지 않았고, ‘그것’은 들판을 빙글빙글 돌았다.

 

“에드워드.. 밤공기가 맑지?”

“난 너와 밤공기 타령 하고 싶지 않아”

“워워~ 에드워드 진정해 큭큭”

 

난 주먹을 말아 쥐었다. 내 팔뚝의 핏줄들이 꿈틀됐다.

 

“네 정채가 뭐야..”

 

내 말에 ‘그것’은 빙글 한 바퀴를 돌았다. 그리곤 손으로 턱을 쓸었다.

 

“궁금해?”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난 몸을 숙이고 가슴을 울렸다.

 

“난 너야”

 

난 ‘그것’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했고, ‘그것’은 내 앞에서 사라졌다. 내 얼굴 앞에서

나타났다. ‘그것’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었다. 내 목에선 ‘헉’소리가 흘러 나왔고, 이네

‘그것’은 내 몸속으로 들어왔다.

 

‘난 너야 에드워드..큭큭’

 

‘그것’의 목소리가 머리에서 울렸다. 난 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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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9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오늘은 앨리스가 잔뜩 기분이 들떠 있었다. 곧 벨라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도

3주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불멸의 뱀파이어에겐 3주는 시간도 아니었다. 난 이날도

역시나 내 옆에 잠들어 있는 천사를 키스로 깨웠다. 내 품에 잠들어 있던 이 사랑스럽고

유혹적인 천사는 살며시 눈을 떴다.


 

“Hi Bella"



 

 

-


 

포커스의 하늘에선 곧 비가 쏟아 질 듯, 엄청난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난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언가에 화난 듯, 그렇게 울어 뎄다. 조심 느낌이 안 좋은 건 나만의

착각 일까? 앨리스의 생각을 들여다보았지만, 앨리스는 미래를 보지 못한 듯 했다. 난

나만의 착각이란 걸 의심하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벨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벨라는

낮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매일 밤 불러주는 벨라를 위한 자장가였다. 우린 곧

교실로 들어갔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수업시간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내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난 숨을 크게

내쉬고 벨라를 집에 대려다 줬다. 그리고 난 잠깐의 사냥을 하기 위해 숲으로 달렸다. 난

혹시나 찾아 올 위험한 순간을 위해 틈틈이 사냥을 했다. 곧 넓은 공터에 멈췄고, 후각과

청각을 날카롭게 새웠다. 이내 내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침묵을 했다. 내 귓가에

들리는 건 나뭇잎들 사이를 가로 짓는 바람소리뿐이었다. 이상했다. 난 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떴다. 보통 이 정도로 신경을 날카롭게 새우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사냥감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흔한 토끼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때 하늘에서 비가

떨어 졌다. 난 비가 와서 그런가 하고 사냥을 접기로 했다. 그리곤 벨라의 집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난 늙을 거야...’


 

내 바로 뒤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난 뒤를 돌았다. 그리곤 몸을 낮췄다. 하지만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다시 한 번 후각과 청각을 날카롭게 새웠고, 주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에서의 불안감이 한층 더 커졌다. 벨라가 머리로 빠르게 스쳐갔다. 난 벨라의

집으로 달렸다.


 

-



 

벨라는 다행이 아무 일 없었다. 내가 급하게 창문을 넘어 들어오자 숙제를 하던 벨라는

깜짝 놀라 나에게 다가왔다. 난 벨라를 품에 안았다.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벨라는

천천히 내 등을 토닥여줬다. 내 옷은 빗속을 달려와 온통 젖어있었다. 벨라가 나에게서

떨어져 수건을 가지러 가려 했으나 나는 놔주지 않았다.


 

“벨라 잠시만..”


 

벨라가 나의 어깨에 키스를 했다. 난 벨라의 턱을 들어 올리고 가볍게 키스를 했다. 내

불안했던 마음은 천천히 진정 되어갔다. 그때 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앨리스였다.


 

“알았어, 하지만 벨라가 기뻐하진 않을 거야”


 

난 앨리스가 물어보기 전에 대답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닫아 버렸다.


 

“무슨 일이야?”

“네가 기뻐하지 않을 일”

“기뻐하지 않을 일?”

“응, 앨리스가 생일 선물로 뭘 갖고 싶냐고 물었어.”


 

내 말에 벨라는 인상을 찡그렸다. 난 벨라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줬다. 벨라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코 속으로 들어오는 유혹적인 향기였다. 역시 사냥을 못 한 게 조금 후회되었다.


 

“넌 안 물어봐?”

“뭘?”

“내가 갖고 싶은 선.물”


 

벨라의 눈에 내가 비춰졌다.


 

‘난 늙을 거야...’


 

숲에서 들었던 남자의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 난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그리고 천장으로

고개를 들고 눈을 떴다. 벨라가 두 손으로 내 뺨을 붙잡았다. 내 시선은 다시 벨라에게

고정 되었다.


 

“네가 받고 싶은 선.물 이라는 게 뭔데?”

“하! 에드워드! 알고 있잖아!”


 

벨라가 작게 소리쳤다. 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벨라의 어깨를 붙잡았다.


 

“안 돼”

“왜? 나도 너처럼 아름답고, 언제나 너와 함께이고 싶어!”

“벨라! 넌 인간이기에 아름다워! 그 연약함...정해진 수명 그리고 너의 심장..

죽어서도 아름답지”

“난 죽기 싫어”


 

벨라가 나를 노려봤다. 난 머리를 쓸어 넘겼다.


 

“벨라 난 언제나 너와 함께야.”

“아니! 내가 죽으면 우린..우린..”


 

벨라가 끝내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난 그런 벨라를 안아 줄 수밖에 없었다.

벨라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다. 내가 감히 가질 수 없는 체온.. 내가 감히 뺐을 수 없는

체온.. 벨라, 네 눈에서 흐르는 그 눈물을 멈추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내가 감히

네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내가 감히..


 

-


 

다음 날, 난 벨라의 집에 가기 전 항상 사냥 하던 곳으로 향했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아니, 어제보다 더했다. 한시도 벨라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내 눈은 검게 변해 있었다.


 

“빨리 끝내야겠어.”


 

난 자세를 낮추고, 후각과 청각을 날카롭게 새웠다. 하지만 오늘도 내 주위에 잡히는

사냥감은 없었다. 오늘 사냥을 하지 않으면 벨라에게 갈 수 없었다. 난 좀더 안으로 들어

갔다. 역시나 사냥감은 없었다. 불안했다. 한숨을 쉬고 벨라에게 전화를 했다.


 

“벨라? 오늘은 못 갈 것 같아. 미안”

“무슨 일 있어?”


 

요즘 벨라는 이 말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사냥감이 없어”

“아..”


 

벨라의 아쉬운 듯 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그냥 벨라에게 달려갈까? 라고도 생각 했지만

난 고개를 흔들어 그 생각을 지워 버렸다. 아직 난 벨라의 유혹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

 

“에드워드 걱정 마. 난 잘 견딜 수 있어”

“...응 벨라. 내일 꼭 보자”


 

그렇게 짧게 통화를 했고, 난 좀 더 숲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사냥감은 보이지 않았다.

난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칼라일”


 

신호가 가기 전에 칼라일이 받았다.


 

“사냥감이 없어요. 어제부터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요.”

“에드워드 일단 돌아오거라”


 

난 칼라일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숨을 참고 집으로 달렸다. 집엔 모두 모여 있었다.


 

“이상한 일이야. 우리도 어제 하루종일 찾았지만 사냥감이 전혀 없어”


 

에밋이 말했다. 지금 우리 가족은 모두 검은 눈동자였다.


 

“좀 더 나가야 하는 걸까?”


 

재스퍼가 몹시 갈증을 느끼는 듯, 힘들게 말을 이었다. 우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내일은 좀 멀리 나가봐야 할 것 같구나.”


 

칼라일의 말에 우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벨라를 볼 수 없다. 벨라를

볼 수 없다는 건 갈증보다 더욱 괴로웠다. 갈증을 참는 것 보다 더 괴로웠다. 난 벨라에게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방으로 들어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굶주린 짐승마냥

추해 보였다. 벨라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벨라는 맛있겠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사악하게 웃었다. 난 거울에게서 물러났지만 내 움직임을

따라와야 할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다. 거울에 비친 나는 혀로 입술을 핥았다.


 

“에드워드 벨라는 맛있을 거야? 큭큭”


 

거울에 비친 그것은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고 웃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거울에 비친 그것은 나를 조롱하듯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벨라는 맛있어 에드워드”


 

난 그대로 거울을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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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8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얼마나 정적이 흘렀을까? 앨리스가 벨라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벨라! 생일이 얼마 안 남았네!? 네 생일파티는 내가 책임질게!”



“앨리스 제발 그러지 마요”






 



벨라가 곤란 한 듯 웃었다. 난 팔짱을 끼고 의자 깊숙이 몸을 넣었다. 에밋이 벌떡



일어나 앨리스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며칠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 이었나?



난 벨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벨라가 뱀파이어가 된 모습이라.. 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난 집까지 벨라를 대려다 주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아다. 벨라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화가 났다. 섭섭하기도 했다. 벨라 집 앞에 도착했다. 벨라를 내려주고 차에 올라타자



벨라가 조수석 창문을 두드렸다.






 



“화났어?”



“아니”



“거짓말”



“화 안 났어.”






 



내 말에 벨라는 작게 신음소릴 냈다. 난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따 네 방으로 갈게”






 



난 벨라의 대답을 듣지 않고 밤길을 달렸다. 창문을 모두 내려 차가운 바람을 맞았다.



하지만 상쾌해 지진 않았다. 난 차문이 떨어져 나갈듯 쌔게 닫았다. 거실로 올라가니



칼라일이 와 있었다. 칼라일의 손엔 평소 마시지도 않던 양주가 들려있었다. 칼라일은



마시지도 않는 양주를 잔에 따라 빙글빙글 돌리며 얼음과 잔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난 칼라일에게 다가가 앉았다. 칼라일은 그제야 내가 있다는 걸 알았는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왔니?”



“네 아버지”






 



칼라일이 잔을 내려놓고 소파 깊숙이 몸을 밀어 넣었다. 그리곤 잠든 듯 눈을 감았다.



칼라일의 생각들이 흘러 들어왔다. 에스미의..생각 이었다. 난 내 능력을 원망했다. 난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양주병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맛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그 맛을 느낄 수도 없다. 가끔은 술에 취해 아무 생각 없이 잠이 드는



인간이 부러울 때가 많다. 우린 괴로우면 괴로운 데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인간들에게만 해당 되는 말 이었다. 우리의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까먹는 일도 없다. 우리는 기억되는 것이 아니고 각인 되는 것이다. 가슴 깊이..






난 2층으로 올라가 간편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때 로잘리가 들어왔다.






 



“난 벨라가 뱀파이어가 되는 걸 반대해”






 



난 재빠르게 로잘리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 앞에 서있는 로잘리를 노려봤다.






 



“절대 그런 일 없어”






 



난 그대로 창문으로 뛰어 내려 벨라의 집으로 달려갔다.









 



-









 



벨라는 샤워를 하고 있었고, 찰리는 거실에서 야구를 보고 있었다. 난 벨라가 올 때까지



창문을 통해 어두워진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숲이 살짝 흔들렸다. 제이콥.. 난 낮게



목을 울렸다. 그리고 다시 숲은 조용해 졌다. 그날 이후로 난 우연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우연이라도 제이콥을 만나고 싶었다.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욕실 문이



닫치고 벨라의 발소리가 들렸다. 난 문 옆에 기대어 벨라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내



벨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벨라는 수건만 걸치고 있었다. 난 벨라를 놀래 켜 주려다



벨라의 모습에 내가 놀라 그만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벨라가 내 모습에 놀라며 달려왔다






 



“에드워드! 뱀파이어도 넘어지니?”



“난 넘어지는 뱀파이어야”






 



난 벨라를 바라보고 그만 웃음이 세어 나왔다. 벨라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댔다. 난



벨라의 손가락을 아주 살짝 물었다. 벨라가 큭큭데며 웃었다.






 



“벨라 너 지금 엄청 자극적인 것 알아?”



“너 무섭지 않아”






 



벨라가 대답했다. 난 고개를 갸우뚱하고 삐딱하게 웃었다. 내 위에 엉거주춤 하게 자신의



무개를 지탱하며 엎드려 있던 벨라를 바라봤다.






 



“흠..그 말은 안 했어야지.”






 



난 벨라가 두르고 있던 수건을 풀어 버렸다. 벨라가 양 팔로 가슴을 가리고 다리를



몸 쪽으로 끌어 당겼다. 난 다시 한 번 삐딱하게 웃어 보이고 벨라의 안아 침대에 던졌다.



벨라가 짧은 비명을 질렀고 난 벨라 위에 올라가 벨라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막았다.






 



“날 믿어?”



“이론상으로”






 



난 벨라의 말에 미소를 머금고 벨라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벨라의 가슴에 있는



팔을 하나씩 강제적으로 부드럽게 때내었다. 난 벨라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향기로웠다. 여전히 치명적인 유혹 이었지만 위험하진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벨라와 시선을 맞추고 부드럽게 키스를 했다. 내 혀가 움직일 때 마다 벨라의 숨



소리가 거칠어져 갔고 내 손길에 벨라의 허리가 들썩였다. 벨라가 천천히 나의 셔츠를 위로



올렸다. 벨라의 손가락이 내 허리에 댔고, 내 가슴에 댔다. 난 팔을 올려 벨라가 내 셔츠를



벗기는 것을 도와줬다. 108년 만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 이었다. 난 흥분됐지만 내가



내뱉는 숨은 차가웠다. 난 벨라의 목을 혀 끗으로 살짝 핥았다. 그리고 저번에 붉은 마크를



내었던 곳에 다시 한 번 키스를 했다. 벨라가 손으로 내 입술을 찾았다. 난 벨라의 손이



이끄는 데로 따라갔고 벨라의 입술에 도착했다. 난 벨라의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 놓고



벨라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벨라의 거친 숨소리가 나를 자극 했다. 듣기 좋은 소리였다.



내 손은 벨라의 뺨에서 목으로 내려갔고 벨라의 쇄골을 만져봤다. 내 손이 차가웠는지



벨라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난 벨라의 코끝에 내 코를 대고 살짝 스치도록 비볐다.






 



“차갑지?”



“아니 괜찮아”






 



난 쇄골에서 벨라의 가슴으로 손을 옮겼다. 부드러웠다. 아주 풍만하진 않았지만, 내 손에



딱 잡히는 게 느낌이 좋았다. 내가 얼굴을 들어 올려 벨라의 가슴을 봤다. 핑크빛 생기가



도는 벨라의 살결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난 몸을 숙였다 벨라의 가슴이 내 가슴에 닿다.



벨라의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다. 꼭 내 심장이 뛰는 것 같았다. 난 천천히 벨라의 음밀한



곳을 더듬었다.






 



“흣”






 



벨라가 짧게 신음을 흘리곤 입을 꼭 다물었다. 1층엔 찰리가 있었다. 벨라가 젖어갔다.



벨라가 손을 움직여 내 바지 버클을 풀려했다. 난 살며시 벨라의 손을 잡았다.






 



“무섭지 않아?”



“응, 난 강한 여자야”






 



벨라의 엉뚱한 대답에 난 피식 웃고 말았다. 난 벨라의 꽃을 이빨로 깨물었다. 난 벨라의



도움으로 바지를 다 벗었다. 왠지 나도 부끄러웠다.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이었다.



하지만 난 겉모습은 17일지 모르지만 이미 내 나이 108세이었다. 이미 알 꺼 다 아는 나이였다.



 난 천천히 벨라가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벨라의 안으로 들어갔다.






 



“아..앗”



“아파?”






 



벨라의 신음에 난 물었다. 벨라는 숨을 내쉬고 고개를 흔들었다. 난 조심스레 벨리의 가는



허리를 붙잡았다. 난 천천히 움직였다. 내 움직임에 벨라는 입을 막고 숨을 몰아쉬었다.



내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느끼는 짜릿함 이었다. 그리고 내 심장은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인간으로 돌아 간 듯 내 몸은 천천히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내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벨라의 다리가 내 허리를 감쌌고, 난 몸을



숙여 벨라의 입술을 찾았다. 기분이 하늘을 나는 듯 했다. 뭔가 아슬아슬 하면서 짜릿했다.



아니 하늘을 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어떤 사나운 동물을 사냥하는 것보다



스릴 있고, 숲을 달릴 때 보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갈 때 보다 짜릿했다. 벨라의 피의



향기만큼 달콤했다. 난 벨라의 몸 이곳저곳에 붉은 반점들을 만들었다. 벨라의 신음 소리에



내 심장이 타들어 갈 듯 아려왔다. 내 숨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세상에 벨라와 나 둘뿐



인 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아..응..핫..”






 



벨라의 신음 소리에 난 더 격하게 움직였다. 벨라의 발이 점점 허리를 조여 왔다.



그렇게 우린 하나가 되었다. 뱀파이어와 인간이..






 



“벨라 아프지 않았어?”



“응 에드워드 괜찮아”






 



난 내 살이 차가울까봐 벨라를 이불로 돌돌 말았다. 난 벨라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이내 벨라는 잠이 들었다. 내가 행복해도 되는 걸까요? 에스미?..조금은 그래도 되겠죠?



조금은 용서해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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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7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며칠이 지났다. 우리 가족은 그 누구도 감히 마음 아픈 그 이름 에스미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우리는 점점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을까 걱정을 했고, 조심했다. 나는 벨라의 집에



가는 날이 많아졌다. 언제나 잠드는 벨라의 모습을 바라봤고, 내 마음속 깊이 각인시켰다.



내가 벨라를 떠날 수 없고, 벨라가 날 떠날 수 없게 하기 위해. 그날은 벨라가 쉽게



잠을 들 수 없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내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았다. 이리 꽜다 저리



꽜다. 난 벨라의 손장난에 엉망이 되어가는 머리를 걱정했다.






 



“벨라 이제 그만 자야지?”






 



내가 벨라의 손을 잡고 벨라의 손목을 살짝 물었다.






 



“하지만 잠이 안 오는 걸?”






 



내 시린 이빨 자국이 빨갛게 남았다. 벨라는 그 자국을 바라보았다.






 



“우리 내일 주말인데 데이트 안 할레? 너 요즘 기운도 없는 것 같고..”



“데이트?”



“응”






 



벨라의 볼이 달아올랐다. 심장의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난 벨라의 얼굴을 내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네가 있는는 곳이면 어디든”






 



난 벨라에 귀에 속삭였고, 벨라는 곧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다음 날 저녁, 난 벨라와의 데이트를 위해 일단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 나왔고, 이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난 기뻐할 수 없다. 즐거워선 안 된다.






 



“에스미..”






 



작게 그 고결한 단어를 내뱉었다. 감히 침범해선 안 되는 그 단어. 그 이름, 그 생각,



마음이 다시 아려왔다. 난 행복해선 안 된다. 그게 내가 나에게 내리는 벌이다. 하지만



벨라 곁에 있는 난 한없이 행복해 지려 했다. 그때마다 난 나에게 잔인해 져야한다.



난 시계를 확인하고 옷방으로 들어갔다. 흰색 난방을 입고 하늘색 가디건을 걸쳤다.



검은 정장 바지와 검은 구드를 신고 회색 머플러를 둘렀다. 그리고 머리를 쓸어 넘겼다.



준비는 끝났다. 그때 뒤에서 앨리스가 슬며시 나타났다.






 



“안돼 앨리스”






 



난 앨리스가 묻기 전에 말을 잘라 버렸다. 앨리스의 계획은 더블 데이트였다. 아니? 트리플



데이트인가? 다들 우울해 있으니 기분을 풀기 위해 앨리스가 생각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난 딱 잘라 거절했다. 우리 5명이 한꺼번에 다니는 건 너무 눈에 뛰는 행동 이었다.






 



“에드워드 제발! 요즘 우리 너무 우울해!”






 



앨리스가 소리쳤다. 난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와 앨리스, 재스퍼는 내 차를 탔고,



에밋과 로잘리는 얼마 전에 구입한 BMW 오픈카를 몰았다. 벨라의 집 앞에 도착했다.



앨리스가 벨라를 보곤 인상을 찌푸렸다. 벨라의 패션이 문제였다. 벨라는 그냥 청바지에



카키색 후드티를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나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앨리스에게는 문제가 된 모양 이었다. 옆에 있던 로잘리도 덩달아 나물했다.






 



“어이 아줌마들? 그만 좀 하지? 내 눈에만 예쁘면 된 거 아냐?”



“에드워드! 여자란 자고로 예뻐지고 싶다는 게 평생 풀 수 없는 숙제야”






 



앨리스가 양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열심히 강의를 시작했다. 나와 에밋, 재스퍼는 고개를



저었다. 난 벨라를 보조석에 태우고 이내 출발했다. 시내에 도착하는 내내 앨리스는 벨라의



패션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주제로 벨라를 괴롭혔지만, 벨라는 즐거운 듯 보였다. 아니면



우리의 기분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즐거운 척 하는 건가? 이럴 땐 벨라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이내 우린 시내에 도착했다. 6명이 나란히 길을



걸었고, 역시나 우린 매우 눈에 뛰었다. 벨라가 자꾸 내 뒤로 숨었다. 낸 밸라의 어깨를



잡아끌고 내 옆에 고정 시키듯 힘을 주었다. 그래도 벨라는 자꾸 내 뒤로 숨기위해 주춤



거리다 제 발에 걸려 넘어 질 뻔했다.






 



“벨라 왜 그래? 뭐 불편 한 거 있어?”






 



내가 묻자 벨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입을 삐쭉 내밀었다. 난 벨라의 뺨을 쓰다 듬었다.






 



“나도 여자야..”






 



벨라의 말이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앨리스가 웃었다. 그리곤 벨라의



손을 잡고 벨라와 눈을 맞췄다.






 



“벨라 우리 쇼핑하러 갈까?”






 



앨리스의 말에 벨라는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난 이제야 벨라가 왜 그런 행동을 보인지



이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한 이해되지 않았다. 나에겐 벨라의 외모가 중요하지 않았다.



벨라 자체가 나에겐 너무 아름다웠다. 난 벨라를 강제로 끌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






 



앨리스는 신이 났다. 벨라는 거울 3개가 붙어있는 중간에 서 있었다. 옆에 탈의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옷을 갈아입었다. 난 옷을 바꿔 입을 때마다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벨라를



즐겁게 보고 있었다. 로잘리와 에밋도 옷을 고르러 갔고, 우리 가족이 된지 얼마 안 된



재스퍼는 언제나 내 옷을 입고 있었다. 나보다 약간 키가 큰 재스퍼에게 내 옷은 아주 약간



짧았다. 왜 이 부분에서 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을까? 쳇! 그렇게 한참을 고른 앨리스는



총 상의 15벌 하의 10벌을 구매했다. 벨라는 이렇게 많이 필요 없다며 앨리스를 설득하고



또 설득 했지만 앨리스는 보기와는 다르게 고집이 쌔다. 그리곤 우릴 버려두고 여자들 끼리



쇼핑을 마저 하겠다며 벨라를 끌고 갔다. 우린 백화점에 딸려있는 당구장으로 향했다.



나와 에밋은 선수 뺨치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재스퍼의 실력은 모르고 있었다. 우린



언제나 그렇듯 내기를 걸고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가위 바위 보로 순서를 정했다.



재스퍼가 처음 그리고 나 에밋이 마지막 이었다. 아마 이번 게임은 에밋까지 못갈 듯



싶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깨고 게임이 내 순서까지 오지도 않았다. 재스퍼가 연달아



점수를 내었고, 재스퍼로 시작해서 재스퍼로 게임이 끝나 버렸다. 에밋과 나는 재스퍼의



환상적인 기술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재스퍼 네 정채는 무엇이냐!”






 



에밋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재스퍼는 큐대를 조심히 벽에 세워두고 팔짱을 꼈다.






 



“이레 봐도 나 군인이었다. 거리와 각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우린 너무 쉽게 끝나버린 게임을 내기라 할 수 없다며 재스퍼를 설득 시켰다. 그리고



우린 6판의 게임을 더 했고, 재스퍼는 연신 승리를 하였다. 우리 주위로 사람들이 몰렸고



7판째를 막 시작하려 할 때, 벨라와 앨리스, 로잘리가 다가왔다. 난 벨라의 완벽한 변신에



입을 다물 줄 몰랐다. 벨라는 짧은 검은 바지에 검은 리본이 달린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그 위에 검은 롱 가디건을 걸쳤다. 그리고 검은 부츠를 신고 있었다. 내 취향과 딱 맞는



스타일 이었다. 역시 앨리스는 내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난 벨라 주위를 돌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내 말에 벨라의 볼이 약간 붉어졌다. 우린 하려던 게임을 그만 두고, 벨라의 저녁을 위해



식당으로 발을 돌렸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우린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벨라만 스파게티를 시키고 우린 과일이나, 셀러드를 시켰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면서



간간히 먹는 시늉을 해야 했다.






 



“벨라는 생일이 언제야?”






 



앨리스의 물음에 벨라가 잠시 멈칫했다. 난 벨라를 바라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9월 13일”






 



벨라가 한참을 생각했다. 자신의 생일을 모르는 건 아닐 테고 벨라의 생각이 궁금했다.






 



“벨라? 왜 그렇게 뜸을 드려?”






 



내 말에 벨라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포크를 내려놓았다.






 



“나이를 먹잖아..”






 



나이를 먹는 건 당연한 거였다. 난 벨라가 먹던 스파게티 접시를 내 쪽으로 끌어왔다.



그리고 스파게티 면을 돌돌 포크에 말아 벨라의 입에 넣어줬다.






 



“벨라 나이를 먹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넌 안 먹잖아..난 곧 죽을 거야”






 



벨라의 말이 충격적 이었다. 곧 죽는다니? 아픈 걸까? 내가 모르는 병을 벨라가 가지고



있는 걸까?












 



“난 늙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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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6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 몸과 얼굴에 묻어 있던 에스미의 피는 이미 빗물이 씻겨 내려줬다.

지금이라도 당장 제이콥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그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꺼내어

짓밟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칼라일이 원하지 않았다. 난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하늘 어딘가에 에스미가 있을까?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면, 지금쯤 하늘에서 우릴 보고

있을까? 난 하늘을 향해 오른 팔을 뻗었다. 하늘은 높았고 결코 잡을 수 없다. 죽어버린

에스미를 잡을 수 없듯이.


 

“에드워드?”


 

뒤를 돌아보았다. 벨라였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벨라의 집까지 걸어 온 듯 했다. 벨라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나에게 달려와 나를 있는 힘껏 안았다. 벨라가 떨고 있었다.

난 벨라의 어깨를 살며시 안아 주었다.


 

“에드워드 난..난 네가..사라져 버린 줄 알았어..”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에드워드! 어디 다친 거야?”


 

내 옷에 묻은 에스미의 피를 보고 벨라는 놀래서 내게 물었다. 난 대답 없이 고개를

저었다. 벨라는 이내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벨라는 날 잠시 1층에 새워두고

2층 욕실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그리곤 나를 2층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욕조에 샤워기를

틀어놔서 따뜻한 수증기가 욕실 구석구석에 퍼져있었다. 벨라는 내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조심히 풀어갔다.


 

“에드워드 몸을 좀 녹이는게 좋겠어”


 

벨라가 내 셔츠의 단추를 다 풀고 내 어깨에서 셔츠를 벗기기 위해 가까이 다가왔다.

난 벨라를 거칠게 벽으로 밀었다. 그리고 벨라가 뭐라 말하기 전에 벨라의 입술을 내

입술로 막았다. 벨라와 나의 숨이 동시에 거칠어 졌다. 난 거칠게 혀를 놀렸다. 벨라의

입술을 깨물고 벨라의 혀를 깨물었다. 수증기로 인해 벨라의 옷이 축축해 지고 곧 벨라의

가슴 윤각이 다 들어 났다. 난 벨라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팔을 왼손으로 잡아 올렸다.

그리곤 오른손으로 벨라의 가슴을 잡았다.


 

“핫..”


 

벨라가 깜짝 놀란 듯 숨을 들이마셨지만 난 벨라의 가슴을 잡은 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벨라의 심장이 터질듯 뛰었다. 수증기로 인해 욕실 안은 이미 열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가 내 뿜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욕실은 더 뜨거워졌다. 난 무릎을 들어 벨라의 다리

사이에 세웠다. 벨라가 몸을 비틀었다. 내 입술은 벨라의 입술에서 목으로 내려가 강하게

빨아 드리자 금세 벨라의 목은 붉은 반점이 생겨났다. 내가 벨라의 팔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자 벨라가 내 뺨을 감쌌고 난 그대로 벨라의 회색 티셔츠를 찢어 버렸다. 벨라의 하얀

속살이 튀어 나왔다. 난 벨라의 하얀 가슴 꼭대기에 있는 핑크빛 꽃을 살짝 손가락으로

비틀었다.


 

“읏!”


 

벨라가 신음했다. 벨라가 벽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대로 벽을 기대고 벨라는 앉아 버렸고

난 벨라를 벽에 밀어 넣은 채로 벨라의 핑크빛 꽃에 입술을 가져다뎄다. 그리고 살짝

벌어진 벨라의 다리 사이로 허리를 끼워 넣고 벨라의 음밀한 부분에 손을 넣었다. 벨라의

숨이 한층 격해졌다. 벨라의 허리는 튕겨 올랐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입술을 겹쳐 왔다.


 

“아..아..에드..워드..그..그만”


 

벨라가 숨을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 난 움직이던 손을 살며시 빼내었고, 벨라는 진정되지

않는 가슴으로 날 안아 줬다. 난 가만히 벨라의 심장 소리를 듣기위해 욕실 바닥에 누웠다.

벨라의 심장소리가 천천히 진정되어 갔다.


 

“미안 벨라 무서웠지?”


 

내 말에 벨라는 고개를 흔들고 이내 입술을 겹쳐왔다. 난 벨라를 품에 안고 욕실을 나왔다.

우리 몸은 온통 젖어 있었다. 난 벨라에게 마른 수건을 건네줬다. 그리고 벨라의 장롱으로

가서 붉은색 체크무늬 후드 티와 회색 추리닝 바지를 건네주었다. 자신의 옷을 받아든

벨라는 머리를 수건으로 말아 올리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곤 찰리의 방으로 뛰어가

연하늘색 긴팔 티와 검은색 추리닝 바지를 챙겨다 주었다. 난 벨라가 보지 못하는 빠른

속도로 갈아입었다. 벨라가 머리에 둘렀던 수건을 펼쳐 내 머리를 말려주었다. 조심스런

벨라의 손길이 따뜻했다. 난 벨라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벨라..”

“쉿! 에드워드 괜찮아”


 

벨라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날 안아 주었다. 난 몸을 숙여 벨라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사랑해 벨라”

“나도 사랑해 에드워드”



 

 

벨라는 그날 밤 결국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벨라는 내 품에 안긴 채 잠들어 있었다. 난

잠들어 있는 벨라를 밤새 바라봤다. 결코 질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뱀파이어는 잠을 잘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한 순간도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뱀파이어의 밤은

외로움, 그리움, 고독 이었다.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깨어서 잠든 자들을 그리워했다.

이제까지 나도 잠을 자지 않는 자로써 잠을 자는 자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렸다. 하지만 이젠

벨라만 바라보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면 된다. 벨라에게 한없이 고마워졌다. 그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했던 시간이 이젠 기다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사랑스런 천사가 눈을 떴다.


 

"Hi"



 

 

 

 

오늘은 학교에 벨라를 대려다 주고 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도무지 학교에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 난 집에 도착했다. 역시나 모두 모여 있었다. 칼라일만 보이지 않았다.


 

“칼라일은?”


 

내 질문에 에밋은 2층을 바라봤다. 칼라일은 에스미 방에 있었다. 칼라일의 괴로움이

고스란히 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 왔다. 마음이 아팠다. 난 한숨을 길게 쉬고 소파에

기댔다.


 

“우리 그 늑대새끼 잡으러 갈까?”


 

에밋이 말했다. 난 고개를 저었다. 칼라일이 원하지 않았다.


 

“에스미..”


 

앨리스가 낮게 중얼거리자 재스퍼가 살며시 안아주었다. 에스미의 빈자리가 벌써 크게

느껴졌다. 모두 나 때문에 벌어 진 일이었다. 난 주먹을 말아 쥐었다. 난 소파에서

일어나 에밋과 로잘리, 앨리스와 재스퍼 앞에 무릎을 꿇었다.


 

“모두 나 때문에 생겨난 일이야..미안해”


 

내가 고개를 숙이자 로잘리가 달려와 나를 일으키려했다. 에밋이 다가왔다.


“에드워드 네 탓이 아니야”


“그래 에드워드 네가 이러면 에스미가 편하지 않을 거야”


 

앨리스였다. 하지만 난 일어설 수 없었다. 난 우리 가족에게 에스미를 빼앗아 간 거나 다름

없었다. 그때 칼라일이 2층에서 내려왔다. 조금 수척해 있었고 눈동자는 검은색 이었다.


 

“에드워드 일어나 거라. 에밋 말대로 네 탓이 아니야”


 

칼라일이 내 어깨를 잡았다. 난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칼라일의 생각이 내 머리로 흘러

들어왔다. 그는 날 탓하고 있지 않았다. 좀 더 빠르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난

언제나 칼라일 앞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였다. 칼라일 미안해요..



 

 

며칠 후 칼라일은 아침 일찍 일을 나가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다. 그에게 있어 에스미가

없는 집은 힘든 곳이라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곧 학교를 다시 나갔다. 예전보다 더

어두워진 우리들의 표정에 학교 애들은 쉽사리 다가 올 수 없었다. 유일하게 우리의 곁에

있는 건 벨라 뿐 이었다. 벨라에게 에스미의 소식을 전했을 때 벨라는 눈물을 쏟는 대신

입술을 꼭 깨물고 눈물을 참았다. 그리곤 내게 괜찮냐고 물었다. 난 벨라의 강한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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