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26
내 이름?
에드워드 컬렌
나이?
108
벨라?
나의 사랑 벨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 몸과 얼굴에 묻어 있던 에스미의 피는 이미 빗물이 씻겨 내려줬다.
지금이라도 당장 제이콥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그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꺼내어
짓밟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칼라일이 원하지 않았다. 난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하늘 어딘가에 에스미가 있을까?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면, 지금쯤 하늘에서 우릴 보고
있을까? 난 하늘을 향해 오른 팔을 뻗었다. 하늘은 높았고 결코 잡을 수 없다. 죽어버린
에스미를 잡을 수 없듯이.
“에드워드?”
뒤를 돌아보았다. 벨라였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벨라의 집까지 걸어 온 듯 했다. 벨라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나에게 달려와 나를 있는 힘껏 안았다. 벨라가 떨고 있었다.
난 벨라의 어깨를 살며시 안아 주었다.
“에드워드 난..난 네가..사라져 버린 줄 알았어..”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에드워드! 어디 다친 거야?”
내 옷에 묻은 에스미의 피를 보고 벨라는 놀래서 내게 물었다. 난 대답 없이 고개를
저었다. 벨라는 이내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벨라는 날 잠시 1층에 새워두고
2층 욕실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그리곤 나를 2층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욕조에 샤워기를
틀어놔서 따뜻한 수증기가 욕실 구석구석에 퍼져있었다. 벨라는 내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조심히 풀어갔다.
“에드워드 몸을 좀 녹이는게 좋겠어”
벨라가 내 셔츠의 단추를 다 풀고 내 어깨에서 셔츠를 벗기기 위해 가까이 다가왔다.
난 벨라를 거칠게 벽으로 밀었다. 그리고 벨라가 뭐라 말하기 전에 벨라의 입술을 내
입술로 막았다. 벨라와 나의 숨이 동시에 거칠어 졌다. 난 거칠게 혀를 놀렸다. 벨라의
입술을 깨물고 벨라의 혀를 깨물었다. 수증기로 인해 벨라의 옷이 축축해 지고 곧 벨라의
가슴 윤각이 다 들어 났다. 난 벨라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팔을 왼손으로 잡아 올렸다.
그리곤 오른손으로 벨라의 가슴을 잡았다.
“핫..”
벨라가 깜짝 놀란 듯 숨을 들이마셨지만 난 벨라의 가슴을 잡은 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벨라의 심장이 터질듯 뛰었다. 수증기로 인해 욕실 안은 이미 열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가 내 뿜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욕실은 더 뜨거워졌다. 난 무릎을 들어 벨라의 다리
사이에 세웠다. 벨라가 몸을 비틀었다. 내 입술은 벨라의 입술에서 목으로 내려가 강하게
빨아 드리자 금세 벨라의 목은 붉은 반점이 생겨났다. 내가 벨라의 팔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자 벨라가 내 뺨을 감쌌고 난 그대로 벨라의 회색 티셔츠를 찢어 버렸다. 벨라의 하얀
속살이 튀어 나왔다. 난 벨라의 하얀 가슴 꼭대기에 있는 핑크빛 꽃을 살짝 손가락으로
비틀었다.
“읏!”
벨라가 신음했다. 벨라가 벽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대로 벽을 기대고 벨라는 앉아 버렸고
난 벨라를 벽에 밀어 넣은 채로 벨라의 핑크빛 꽃에 입술을 가져다뎄다. 그리고 살짝
벌어진 벨라의 다리 사이로 허리를 끼워 넣고 벨라의 음밀한 부분에 손을 넣었다. 벨라의
숨이 한층 격해졌다. 벨라의 허리는 튕겨 올랐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입술을 겹쳐 왔다.
“아..아..에드..워드..그..그만”
벨라가 숨을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 난 움직이던 손을 살며시 빼내었고, 벨라는 진정되지
않는 가슴으로 날 안아 줬다. 난 가만히 벨라의 심장 소리를 듣기위해 욕실 바닥에 누웠다.
벨라의 심장소리가 천천히 진정되어 갔다.
“미안 벨라 무서웠지?”
내 말에 벨라는 고개를 흔들고 이내 입술을 겹쳐왔다. 난 벨라를 품에 안고 욕실을 나왔다.
우리 몸은 온통 젖어 있었다. 난 벨라에게 마른 수건을 건네줬다. 그리고 벨라의 장롱으로
가서 붉은색 체크무늬 후드 티와 회색 추리닝 바지를 건네주었다. 자신의 옷을 받아든
벨라는 머리를 수건으로 말아 올리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곤 찰리의 방으로 뛰어가
연하늘색 긴팔 티와 검은색 추리닝 바지를 챙겨다 주었다. 난 벨라가 보지 못하는 빠른
속도로 갈아입었다. 벨라가 머리에 둘렀던 수건을 펼쳐 내 머리를 말려주었다. 조심스런
벨라의 손길이 따뜻했다. 난 벨라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벨라..”
“쉿! 에드워드 괜찮아”
벨라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날 안아 주었다. 난 몸을 숙여 벨라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사랑해 벨라”
“나도 사랑해 에드워드”
벨라는 그날 밤 결국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벨라는 내 품에 안긴 채 잠들어 있었다. 난
잠들어 있는 벨라를 밤새 바라봤다. 결코 질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뱀파이어는 잠을 잘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한 순간도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뱀파이어의 밤은
외로움, 그리움, 고독 이었다.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깨어서 잠든 자들을 그리워했다.
이제까지 나도 잠을 자지 않는 자로써 잠을 자는 자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렸다. 하지만 이젠
벨라만 바라보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면 된다. 벨라에게 한없이 고마워졌다. 그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했던 시간이 이젠 기다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사랑스런 천사가 눈을 떴다.
"Hi"
오늘은 학교에 벨라를 대려다 주고 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도무지 학교에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 난 집에 도착했다. 역시나 모두 모여 있었다. 칼라일만 보이지 않았다.
“칼라일은?”
내 질문에 에밋은 2층을 바라봤다. 칼라일은 에스미 방에 있었다. 칼라일의 괴로움이
고스란히 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 왔다. 마음이 아팠다. 난 한숨을 길게 쉬고 소파에
기댔다.
“우리 그 늑대새끼 잡으러 갈까?”
에밋이 말했다. 난 고개를 저었다. 칼라일이 원하지 않았다.
“에스미..”
앨리스가 낮게 중얼거리자 재스퍼가 살며시 안아주었다. 에스미의 빈자리가 벌써 크게
느껴졌다. 모두 나 때문에 벌어 진 일이었다. 난 주먹을 말아 쥐었다. 난 소파에서
일어나 에밋과 로잘리, 앨리스와 재스퍼 앞에 무릎을 꿇었다.
“모두 나 때문에 생겨난 일이야..미안해”
내가 고개를 숙이자 로잘리가 달려와 나를 일으키려했다. 에밋이 다가왔다.
“에드워드 네 탓이 아니야”
“그래 에드워드 네가 이러면 에스미가 편하지 않을 거야”
앨리스였다. 하지만 난 일어설 수 없었다. 난 우리 가족에게 에스미를 빼앗아 간 거나 다름
없었다. 그때 칼라일이 2층에서 내려왔다. 조금 수척해 있었고 눈동자는 검은색 이었다.
“에드워드 일어나 거라. 에밋 말대로 네 탓이 아니야”
칼라일이 내 어깨를 잡았다. 난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칼라일의 생각이 내 머리로 흘러
들어왔다. 그는 날 탓하고 있지 않았다. 좀 더 빠르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난
언제나 칼라일 앞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였다. 칼라일 미안해요..
며칠 후 칼라일은 아침 일찍 일을 나가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다. 그에게 있어 에스미가
없는 집은 힘든 곳이라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곧 학교를 다시 나갔다. 예전보다 더
어두워진 우리들의 표정에 학교 애들은 쉽사리 다가 올 수 없었다. 유일하게 우리의 곁에
있는 건 벨라 뿐 이었다. 벨라에게 에스미의 소식을 전했을 때 벨라는 눈물을 쏟는 대신
입술을 꼭 깨물고 눈물을 참았다. 그리곤 내게 괜찮냐고 물었다. 난 벨라의 강한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