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24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양여명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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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마지막을 보고 싶은 생각..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끌지말고 스피드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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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 기행 - 고개를 들면 역사가 보인다
김봉규 글.사진 / 담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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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빌딩을 세웠다고 하면 그 높이와 규모, 외관의 치장이나 땅값의 시세가 어떨지 관심은 많지만 빌딩 이름을 적은 현판이 어디에 붙었는지 무슨 뜻을 가졌는지 어떤 서체로 적었는지 눈여겨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빌딩 주인도 빌딩 올리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쓴 탓인지 빌딩 이름을 적은 현판을 폼나고 멋지게 건 건물을 잘 보지 못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글씨체로 현란한 네온사인을 입힌 건물의 이름만 휘황한, 없는 자를 주눅들게 하고 가진자를 우쭐하게 하는  간판만 봐왔다. (안에 숨겨 두어 못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옛날 건물들은 어딜 가나 '내가 나'라는 정체성을 각인시켜 줄 현판이 떡 하니 붙어 있다. 지금의 마천루와 규모와 덩치로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꼿꼿하고 기품있는 위풍당당함이 현판에서 느껴진다. 지금의 빌딩 경비원이 할 역할을 현판이 대신 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해 현판을 마주 하는 순간,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경건함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판들이 한자로 되어 있어 읽기도 어줍잖은 한자 실력으로 현판을 읽기도 어렵지만 어느 시대 누가 쓴 현판인지 알 길은 더욱 없어 답답할 때가 많았다. 현판마다 쓴 사람이 다르니 서체도 다르고 풍기는 이미지도 다를뿐 아니라 현판을 내건 의미와 숨은 이야기도 있을 터인데 달리 알아 볼 생각없이 궁금만 해 왔다.  


[현판기행]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판들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꼈을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어느 시대 누가 썼으면 어떤 뜻을 가지고 있고 서체의 종류와 현판이 걸린 건물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전국의 고택과 정자, 서원, 누각, 고찰등의 다양한 현판을 다루었을 뿐 아니라 중국의 현판도 다루어 현판을 이해하고 새롭게 인식하는 좋은 기회였다.

어떤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나 대부분 새롭고 뜻밖의 이야기가 많고 같은 건물에 걸린 같은 이름의 현판이지만 쓴 사람이 각각이고 담긴 이야기도 각각이어서 감동과 함께 읽고 알아가는 재미가 함께 했다.


대부분의 현판들을 왕이나 명필가 고승들이 대부분 썼다고 하지만 잘 알려진 몇 몇 현판의 글자 말고는 누가 썼는지 전혀 몰랐었다. 같은 사람이 썼다 하더라도 장소에 따라 서체가 달라지기도 해 몰랐던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 내용도 많아 책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 


 *도산서원에 놀러 갔다가 찍은 사진인데 이때만 해도 이 현판을 '어미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자를 적어라!'로 유명한 한석봉이 쓴 줄을 몰랐었다. 


 도산서원에 걸린 편액은 복제품이고 원본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다고 소개한 내용을 읽고 보니 편액의 가장자리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이 편액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선조가 석봉 한호를 불러 놓고 처음부터 도산서원을 쓰라고 하면 그 위세와 명성에 눌려 실수를 할까봐 글씨 쓰는 순서를 바꾸어 '원'자 부터 써 오게 했다는 이야기다. 석봉은 처음에는 무얼 쓰는지 몰랐다가 마지막 '도'자를 쓰는 순간  도산서원임을 알고 마음이 흔들려 다른 글자에비해 도자가 흔들린 흔적과 어색함이 있다고 하는데, 문외한이 보기엔 어디가?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다. 사실이 확인 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듣고 보니 처음 '도'자에 눈길이 오래 머뭄을 부인할 수 없다. 
 

 

* 양산 통도사의 금강계단 사진이다. 이 사진 역시 누가 어떤 연유로 쓴 것인지 모르고 그냥 찍어 두었던 사진이다.


통도사에 있는 '금강계단' '대방광전' '대웅전'은 모두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쓴 글씨로 금강계단에는 금칠이 되어 있다.

같은 절에 있는 현판이고 쓴 사람이 흥선대원군으로 같지만 글씨체가 조금씩 달라 누가 알려주지 않거나 책을 읽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사실들이었다.


이 외에도 배흘림 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의 현판은 이승만 대통령이 무량수전은 공민왕이 ,경남 밀양의 영남루에 걸린 '영남루'와 '영남제일루'는 7세와 11세 아이의 글씨라는 사실과 강릉 선교장 활래정은 편액이 6개나 당대의 내로라하는 명필가들이 다양한 서체로 적어 놓은 걸 볼 수 있다.

현판이 세로로 쓰여짐은 풍수사상과 맞물려 건물의 화기를 방지하기 위한 이유가 많았고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 글자체처럼 당대에도 편액에 쓰이는 체가 따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 예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석봉의 글자체는 중국에서는 알아주었지만 정작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모든 글씨체에 숙달되기는 했느나 속되다."는 평으로 그다지 각광받는 글씨체는 아니었다고 하니 좀 억울했겠다 싶다.


경북 봉화 청암정의 '청암수석' 편액에 담긴 미수 허목의 이야기 중에 미수의 마지막 글씨임을 밝히며 2011년에 미수의 종손이 소문으로만 경북 어디엔가 미수의 글씨가 있다고 들었으나 어딘지 모르다가 친구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청암정을 찾아 미수의 글씨 앞에서 한참 말없이 섯다가 자리를 가져오게 해 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걸은 간 곳 없어도 글씨는 의구하다는  생각이 들어 뭉클하기도 했는데 P69쪽 다섯 째 줄 미수의 '13세' 종손이라는 말은 '13대' 종손의 오기(誤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건물의 정중앙 처마에 부착해 건물의 얼굴을 나타내는 편액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건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만 그 얼굴인 편액에 대해 깊이 이야기 해 준 사실이 없다는 걸  깨닫고 편액이 홀대되어 왔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도 도자기나 그림, 건물등에 비해 현판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분석이 없음을 안타까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으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많은 사람들이 현판에 대한 가치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보고도 읽을 수 없었고 읽어도 깊어지지 않던 현판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 하난 들으며 학이시습지 열호아의 기쁨을 오랫만에 느꼈던 시간이었다. 발걸음으로 썼을  현장 답사의 노고가 함께 전해진 책이어서  저자에게 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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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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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광범위하고  한 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하기 힘든 주제가 살림지식총서 500번째의 주제가 되었다.

작가도 뜻밖에 남정욱 교수다. 의외라서 약간 놀랐다. 남정욱 교수가 이런 글을 못쓸 줄 알아서가 아니라 지식총서 시리즈 라는 약간의 격을 갖추고 틀이 잡혀야 하는 분야의 글이라 생각해 온 나는 이런 분야의 글도 그 양반이 쓰는구나!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는 말과 같다. .

한 일간지 신문 주말 판에 기고하고 있는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 터라 작가가 어떤 사고를 가진 사람일거라는 나름의 추측을 해 온 바, 어떤 식으로 결혼이라는 주제를 지식에 곁들여 풀어 놓았을지 궁금했다. 그를 잘 ( 사실은 전혀) 모르지만 그가 쓴 책이라니 관심이 훅, 갔다 . 지식총서는 그야말로 그 분야의 지식을 망라해 놓은 총서니까 그가 전해 줄 결혼에 관한 지식을 흡입할 스폰지와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었다.


결혼의 시작 부터 시대에 따른 결혼의 변천사 우리나라의 옛 결혼 이야기,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세지 그리고 어떤 결혼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 물음까지 책은 일사천리로 나아갔다.

이렇다 할 파격적인 지식이라고는 할 수 없었으나 (우리는 태어날 때 부터 결혼과 연관되어 있고 살아가면서 일륜지대사 결혼에 관해 잡학다식한 얘기들을 너무 많이 들어 온 까닭이다.) 결혼에 얽힌 다양한 풍습과 내력, 현 세태를 꼬집는 결혼의 의미, 결혼에 임하는 자세들...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단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않았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지식총서가 500권까지 나올 때는 500가지의 주제가 있었고 500명 가량의 저자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읽어 본 것은 겨우 서너 권에 불과 하지만 500권의 주제들을 가볍거나 읽기 쉬운 주제만을 택하지 않았음은 제목만 쭈욱 훑어봐도 금방 알수 있다. 신비롭거나 호기심 어린 제목도 눈에 띄지만 대부분은 제목만으로 압도되는 주제가 많다. 저자 대부분이 교수다. 그 분야에서 좀 한다는 소리 듣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의 엑기스만 뽑아 펴낸 책들이라는 뜻일 것이다. 살림지식총서의 책들이 일반 책에 비해 얇고 크기가 작은 문고판이다. 가격도 부담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이다. 건빵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그 분야의 지식도 넓히고 교양도 쌓기엔 이 만한 책이 없다.


그런데, 왜 이 책이 500권이나 나오는 동안 공전의 히트를 쳤다는 책이 없는지 약간 궁금해 진다. 내가 모르고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지식은 딱딱하다는 선입견에서 이 책이 필요한 배우는 학생이나 연구하는 지식인들 말고는 잘 손이 가지 않는다는데 이유를 찾아본다. 필요하면 도서관서에 빌려보면 되는 책이 된 건 아닌가 싶다. 괜찮아서 내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500권을 이어 온 저력의 저변이 확대될수 있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남정욱 교수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무겁지 않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러면서 날카로운 현실적인 지적이 있어 지식이라면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읽어도 쉽게 다가설 내용들이었다. 딱딱한 총서들 사이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가 끼여 있다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2003년 처음 책을 펴내기 시작한 이래 12년 동안 꾸준히 발걸음으로 달려 온  살림지식총서는  4~5천 권 이상씩 문고를 출간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2~300호를 넘기지 못하는 우리나라 문고 시장의 현실을 뛰어넘었다고 들었다.

많이 읽히느냐 아니냐도 중요하지만 우리 출판계에도 우리나라 필진으로 이루어진 500호를 넘는 문고판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진다. 지식욕이 없는 나같은 사람은 아마 600권째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새 100권이 더 만들어졌구나..하고 말겠지만 누군가에게 꾸준히 읽히고 찾게 되는 책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바다에 나갈 때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표지의 말에 웃다가 결혼이라는 대부분의 사람이 맞닥뜨리고 사는 이 평범하면서도 귀한 명제가 얼마나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도 아프게도 할 수 있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고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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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별빛의 나날들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2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7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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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와 아키바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헤어지면서 끝난 '연기와 뼈의 딸'이 2편 '피와 별빛의 나날'로 이어진다.

2편의 표지는 또 얼마나 황홀한지 RHK판타스틱 시리즈 중 제일 표지가 화려하고 달달하게 나왔다. 표지만 봤을 땐 로맨스 소설인 줄 착각할 만큼 무지개빛이 환하다.

피와 별빛이라...무언가 서로 매치가 되지 않으면서도 묘한 끌림이 있는 제목이다. 카루와 아키바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해 보는 재미가 있는 복선 깔린 제목인가?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드는데는 전편만큼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편에서 천사편과 악마편의 핵심 인물들을 거의 소개해 주어서 이제 사건만 따라 가면 되어서 좋았다. 출석을 부르고 호구조사할 필요도 없이 일면식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악수만 나누고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됐다.


아키바는 카루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카루는 아키바가 동료들을 죽이고 악마의 세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아키바에 대한 미움으로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죽은 브림스톤을 대신해 부활의 마법사로 환생해 동족들을 구해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키바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잊지 못하고 전생에 아키바와 카루가 어떤 사이였는지 알게 된다. 1권에서 아키바가 왜 카루를 눈여겨 보게 되었으며 이유없이 친근감을 느끼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그리고 카루 옆에서 계속 알짱대는 하얀늑대 티아고와의 악연의 고리도 삼각구도를 형성해 스릴있는 장면을 연출해 냈다.

카루 이전의 카루 '마드리겔'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키바는 악마들을 보호하게 되고 카루는 알짱대던 티아고를 죽임으로써 한 발  아키바에게 다가서게 된다.

천사족의 내분으로 아키바의 형제 하자엘이 죽고 하자엘을 부활시키고자 하자엘을 업고 카루에게 찾아가는 아키바,

둘의 사랑이 어떻게 다시 맺어질지 (설마 비극으로 끝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니겠지?)궁금해지는데....

(나, 스포인가??)


'연기와 뼈의 딸'을 읽을 때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왔다갔다 하니라고 정신없어 줄거리를 잘 따라가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젠 환상의 세계가 주 무대가 되면서 훨씬 이야기가 단단하게 다가왔다.

호구조사를 다 끝내 뉘 집 애가 악마 족이고 뉘 집 애가 천사 족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더 수월해진 탓도 있다. 액자 소설 비슷한 형태의 마드리겔과 아키바, 아키바와 카루의 전생과 현생이 또 하나의 이야기로 끼워지면서 이야기가 깊어졌다. 브림스톤과 카루, 카루와 티아고의 얽히고 설키는 인연과 반목도 읽는 맛을 더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판타지 특유의 인물과 배경 소개로 인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읽기 힘들구나..여겼던 1권에서와는 달리 주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고 개개인이 맞딱뜨린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몰입이 쉬웠고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 지는 전편 보다 나은 속편이었다.  다음 이야기에 대한 어떤 암시도 없이 책이 너무 두꺼우면 안되니 여기서 그만~! 하고 무우 자르듯 끝내버린 이야기가 아쉬웠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기다리는 재미를 더해주는 시리즈다.


파란 머리 카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레이니 테일러의 사진은 빨강머리 앤의 홍당무 소리를 듣던 앤의 머리색깔은 저리가라 할 만큼의  형광 빨강에 가까운 머리색을 하고 있다.

이렇듯 특이한 외모를 고수하니 이런 특별한 판타지를 쓸 수 있는 것인가 묻고 싶어졌다. 장난기 가득한 모습인데 어떻게 이런 스펙타클한 판타지 이야기가 시리즈로 나오는지 신기하다.


영화 판권 계약이 완료 되었다고 하니 곧 영화로 만나 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이루어지지 않은 카루와 아키바의 사랑이 어떤 격랑과 풍파를 헤쳐나간 후 다시 사랑하게 될 지 3편 '신과 괴물의 꿈들'도 빨리 번역되어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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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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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움직일려고 부단이 노력하고자 애쓰는 사람 중의 한사람이다.

애만 쓰이고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데 함정이 있지만.

움직인다는 것은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그 에너지가 내 몸의 안 좋은 (말하자면 넘쳐나는)지방을 태우고 부실해지고 있는 근육과 지구력을 키웠음 싶은 바람에서 징검돌처럼 띄엄띄엄 실행하고 있는 일종의 평생 프로젝트다.

하지만, 움직이면 피곤하다는 것을 알아 챈 몸이 '움직여야 할 시간이 됐을텐데..' 뇌가 자각하는 순간 '오늘은 너무 많은 일이 있었잖아 좀 쉬어야 해' 악마와도 같은 속삭임으로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이후 300만년 동안이나 계속 되어 온 직립의 자세를 단박에 잃게 한다.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하루키 덕분이다.

하루키 소설에 빠져 하루키의 세계에 젖다 보니 에세이를 통해 마라톤 매니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묘비명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는 말을 써넣고 싶다는 걸 읽고는 마라톤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런닝 머신의 걷기에서 탈피해 심장이 터질 때 까지 뛰다가 고통의 순간이 지난 다음  마약처럼 찾아 온다는 '러너스 하이'의 단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 나도 마라톤을 시작 해 볼까? 생.각.만. 해왔다.


그러다, 지난  여름 우연한 기회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마라톤 풀 코스 달려보기를 적고 나서 미뤄왔던 달리기를 시작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퇴근시간 걷기부터 시작해 왔다.

그러다 50 걸음만 뛰기, 100 걸음만 뛰기, 이런식으로 뛰는 구간을 늘려 가고 있는데 여름이어서 정말 힘들었다. 가을이 되면 날씨도 선선해지고 체력도 좋아질테니 좀 낫겠지..싶었는데 가을이 오고 나서는 퇴근시간이 어둡고 추워서 달리기를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게 또 문제였다.


이러던 참에 만난 [마라톤 1년차]는 달리는 자의 마음자세를 다시 한 번 다잡아 주는 책이었다.

일상생활에서 거의 운동을 하지 않던 운동부족 작가가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 풀코스까지 뛴 내력을 적은 책인데 이 모든 과정이 1년 안에 이루었다니..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전문 트레이너가 아니라 운동부족 평범한 아가씨가 마라톤 풀 코스에 도전한 이야기라서 더 실감나게 다가왔던 책이기도 하다.

나도 할 수 있겠구나..도전의 동기부여를 자극 시키기에 충분했다.


5Km 역량 시험 일단 달려보기에서 부터 달리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즐거움, 10Km 거리를 늘여 달리기, 하프 마라톤, 풀코스 도전까지.

만화로 되어 있어 재밌게 볼 수 있고 초보자가 알아야 할 여러가지 팁이 있어 요긴한 정보도 얻는데다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까지 주는 책이다.

운동 신경이 특별히 없는 사람도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 마라톤이라더니 이 아가씨 아주 운동을 안하던 사람은 아니었던가 보다.

풀 코스를 1년만에 서브파이브에 가까운 기록을 낸 걸로 봐서는.

만화라서 마라톤 풍경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고 여기저기 숨어 있는 깨알 정보와 보통 사람이 느끼는 평범하고 당연한 몸의 고통에 대해 재밌게 그려서 공감 백배! 이러면서 봤다.


어둡고 춥지만 다시 퇴근길 뛰기를 시작했다.

시간이 십여 분 단축되었다는 건 여름이 지나 가을로 온 이후 괄목할 만한 개인적인 쾌거다!

함께 뛰기로 한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뛰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벚꽃 필 때 동네 마라톤 10Km에 도전하는 것이내 목표다.


하루키처럼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는 말을 하리라 다짐한다.

내 지방을 이기지 못하는 다리의 근육이 탄탄해지고 쓸만해 질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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