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위그와 마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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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위그와 마녀」는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을 쓴 다이애나 윈 존스 작가님의 마지막 유작이라고 한다. 이 작품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이어, 얼마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아야와 마녀(ア-ヤト魔女)」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어 방영됐다.



트레일러 PV


트레일러 PV를 봤는데 깜찍하네 ㅋㅋㅋㅋ싶어 원작이 궁금해져서 한번 읽어봤음!

간략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성 모어발트 고아원에서 친구인 커스터드와 행복하게 지내던 이어위그가 벨라라는 성격나쁜 마녀와 악마를 부리는 맨드레이크에게 입양되고, 벨라는 이어위그를 자식으로 잘 대해주긴 커녕 허드렛일꾼으로 부리니, 이어위그가 자신의 즐거운 삶을 다시 찾기위해 고양이 친구 토마스와 함께 노력하는 좌충우돌 모험이야기이다.


구입했을때 붙어있던 띠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다섯 번이나 꼼꼼히 읽었답니다."

내가 알기로 미야자키 감독님께서는 서정적인 인간묘사를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있었으니ㅎㅎ 

책을 피기전에 기대감을 높여주시는군~ 했다.


책 속 이어위그의 성취를 위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당돌함이 마음에 든다. 

귀여운 집게머리 'ω' '이어위그'라는 이름도 집게벌레라는 의미가 있다지.

본문에서 나오는 셰퍼드 파이(고기파이)가 무슨 맛일지 상상해본다...

중간중간 음식에 대한 표현도 맛깔 스럽고, 마법재료를 생생히 묘사한 부분이 읽는 즐거움을 준다. 

뭣보다 삽화가 엄청 사랑스럽다. 내가 이 책을 사게 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o^



마지막에 맨드레이크의 변화가 의외였는데 그 부분도 좋았다.

오랜만에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당. 가볍게 읽기 괜찮은 책이었음. 

애초에 어린이 도서지만ㅋㅋㅋ 가끔은 이런걸 읽어도 나쁘지 않다.


갑자기 삐삐 드라마 옛날에 티비에서 방영해주던게 생각나네.... 

보고싶다. 사탕가게에서 사탕을 잔뜩사는 편 재미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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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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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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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이따금씩 깊은 사색에 잠기곤 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내면에서 흐르는 이야기들을 글로 적으세요 하고 듣는다면, 그게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같은 한국어를 쓰더래도 내 안의 표현으로 남을 이해시키도록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니까 말이다. 나는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이 그런 복잡한 감정들을 공감이 가도록, 또 명료하게 문장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명료하게 표현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딱한 글도 아니며, 오히려 읽는 입장에서는 감성에 젖어드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세랑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창 작가님원작의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이 주변에서 화제가 되었던 시기였다. 장난감 물총이나 검으로 세균퇴치를 하는 보건선생님이란 이 특이한 소재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작품이지? 하고 건드려볼만한 느낌이다. 홍보영상을 보고 궁금해져서 1화를 봤다가 생각보다 심오한 내용에 잠시 끝까지 보는 것을 미뤄뒀다. ㅋㅋㅋ


어느 날, 읽을 책을 고르다보면 정세랑 작가님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보건교사 안은영 보다 말았는데, 원작을 먼저 읽어볼까?'하던 찰나, 작가님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더 마음이 강하게 이끌렸다. 어쩌면 평소에 내가 자신의 무언가를 잃어버려가면서라도 하고싶은 일에 용기를 내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좋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코랄의 고운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였을지도 모르고.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단순히 이야기를 설명해준다기보다는 독자들이 읽으면서 그 문구를 한번더 곱씹어보도록 유도할만한 묘사나 내용들이 많다. (작가님의 글 스타일이 원래 그런거려나?아직 다른 책을 안읽어봐서 모르겠다.) 작가님이 평소에 얼마나 생각을 깊게 하시는지, 또 얼마나 그 내용을 글로 잘 표현하시는지가 이 단편집에 매우 잘 드러난다. 로맨스도 조금씩 섞여있어서 그런가 읽고있으면 마음이 막 간질간질하당ㅎㅎ


장르가 SF면 보통 미래 기술(또는 데우스엑스마키나), 주변인물의 희생, 주인공의 각성이 주가 되어 '짠~문제가 해결되었어요. 주인공은 어떻게되었고…, 주변인들은 어떻게 되었으며….' 등등 표면적 결과, 인물간의 관계나 감정은 알 수 있을지 몰라도 역시 중심은 그 세계관의 배경이 어떻게 변했는가에 무게가 더 실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다른 책들과 조금 차이점을 두게 된다. 문제를 대면하거나 타파하는 것 자체의 연대기가 무대가 아닌, 그것을 타파해가는 사람들의 마음속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흘러간다. 문제가 어떻게 풀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여러 문제가 일어나는 그 곳에서, 주인공들이 어떤 마음으로 상황을 임하며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읽다보면 이입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미래배경에 대한 설정이 설득력도 있고.


깔끔한 느낌이라 읽기 좋았다. 이런 장르의 글은 내 기준 대개 등장인물들간 언어의 캐치볼에서 날카로움이 느껴지거나 악한 감정이 보이거나 해서 불쾌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그런 불쾌감이 없었다. 읽기 편안한 책이었다. 독서를 하며 이런 담백함은 처음 느껴본다 ㄷㄷ 신기했어...! 뒤에 해설과 작가님 후기가 따로 있는데 읽어보니 왜 이리 편하게 읽었는지 납득이 갔다. 작가님이 일부러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글에 장치를 해둔거구나. 끝까지 위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본 소설들도 재미있었지만 해설과 후기를 읽는 것도 이 책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 감상으로「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문장력이 굉장한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몰입도도 높아서 금방 읽었다. 그리고 몰랐는데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8년이란 시간차가 있다던데 지금 읽어도 불편한 부분없이 내용이 너무 좋다..! 다 좋았지만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11분의 1] [목소리를 드릴게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구매해서 볼 예정~ 재밌었당!


손가락은 언제나 가장 곤란한 곳에 있었지. 독재자가 즐겨 쓰는 모자 벨트에 끼어 있었고, 길고 긴 사막 길을 가는 상인의 수통 속에 들어 있기도 했고, 과학자의 완두콩 밭에 묻혀있었고,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사람의 속옷 겹겹 사이에, 첨탑의 종 속에, 기와의 이끼 안에, 보석상의 펠트를 댄 서랍에… - P11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 각지고 나약한 몸을 제가 사랑하긴 했어도, 사실 오빠와 대화만 할 수 있다면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P33

"너는 오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널 한번 더 본 것만으로 그 추운 곳에 가서 죽을 수 있어." - P38

과거의 풍요로움이란 굉장히 기분 나쁜 풍요로움이었던 것 같다. 이어 작은 동물원의 흔적을 찾았을 때는 여러 사람이 토했다. 윤리는 본능적인 비위에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변화하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 P82

며칠 전에는 아바의 <I have a dream>을 틀어주었는데, "나는 천사를 믿어요.(I believe in angel)" 라는 가사에 인면어들은 괴성을 지르고 천사만 깔깔 웃었다. - P122

학설을 뒤집고 또 뒤집은 젊은 학자들은 원래도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 P145

수용소는 연선을 위해 지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끊임없이 바라봐야하는 얼굴의 여왕이 다스리는 태평성대였고 백성들은 그저 찬탄했다. - P188

하필이면 사랑이 일목 대상인 일목인처럼.
물거품이 될 각오가 선 인어처럼. - P215

날다람쥐가 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날다람쥐를 위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느꼈다. 나방이나 노린재같은, 날다람쥐보다 보잘 것 없고 아름답지 않은 종을 위해서라도. - P227

영광은 분명 존재한다. 영광의 좁고 동그랗고 하얗게 빛나는 영역 안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영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다. 정윤은 영광을 원한다. 기억하는 한 언제나 그래왔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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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피리
우에하시 나호코 지음, 매화책방지기 옮김 / 매화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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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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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좋을까. 어릴 때의 순수한 호의가 인연이 되어 돌아온다는게ㅠㅠ

그것도 그냥 인연이 아닌 아주 찐하게 빠져버릴 만큼의 인연이라면? 사건의 중심은 옛날, 하루나국과 유키국의 영주가 대립하게 되어, 그것을 끝내버릴정도의 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 소중한 사람들을 빼앗거나 명예를 짓누르는 등. 증오와 원한 속에서 시작된다.  


이 때 이들은 자신의 나라 주술사를 이용해서 싸우게 된다. 이 주술사라는게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 애초에 주인공들도 이 주술사들과 관련 되어있고. 여우피리에 나오는 주인공인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사요는 주술사에게 옥죄어있는 영물여우를 구해주곤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여우를 자기한테 감기게 해버렸다...! oh yeah 능력많은 여자 oh yeah 게다가 자신의 목숨을 쥐고있는 놈을 배신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지키려 하는 영물여우가 있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노비다.


근데 목숨을 쥐고 있다하면 그거잖아. 그 놈 말에 내 목숨이 왔다갔다하니 뭔들 못해..? 하고 나쁜짓도 결국 하게되는ㅠㅠ 그러니 상대방 편에서 본다면 본의는 아니더래도 결국 미운놈이 되기 마련이다. 노비... ...불쌍하고 안쓰러워..(임에도 불구하고 사요와 노비 둘의 감정을 한번에 알아채 밀어주는 이가 있었으니...! 이게 참 웃으면 안되는데 웃긴부분이다. 누구인지는 책속에서 직접 확인~)이렇게 썼지만 로맨스 책 아님; 정통판타지 소설이다!


ㅋㅋㅋㅋ책 안에서 분명 상황설명이나 인물들의 마음도 잘 표현이 되어있어 어느정도 심각성은 느껴지면서도, 사요가 노비랑 지내는 걸 보면 사실 영주싸움은 뒷전이고 빨리 이 두명이 행복해지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어버린다 ㅋㅋ 또 읽다보면 다들 각각 사정이 있고,(그렇다고 모두 수긍되는 사정은 아니지만) 코하루마루가 딱해져서 주의깊게 읽다보면 다시 내용으로 정신이 돌아오게 된다. 그만큼 어딘가에 치우쳐져있는 것이 덜하고, 균형이 어느정도 잘 잡힌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쉽다면 아쉽고 좋았다면 좋은 점이 딱 하나, 열린 엔딩을 암시하는 부분과 함께 해피엔딩도 주기때문에 그 사이의 과정을 상상해야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를 궁금해하다가도 그렇게 끝낸 후 종장에 들어갔기 때문에 비로소 여운이 남는 마지막이라 양가감정을 가지며 책을 덮게되는 것.


문장이 어찌나 잘 읽히던지, 분명 하루에 한목차씩 읽자 마음먹고 밑줄긋기 해둔게 얼마 전 같은데^^; 책의 호흡이 빨라 순식간에 읽었네. 연초 첫 책으로 제일 마음이 가는 책을 읽고자 이리저리 책추천의 링크를 타다 고른 것이 이 여우피리였는데, 독서가 아직 익숙치 않은 내게 정말 읽기좋은 책으로 딱이었다. 은유적인 표현, 비유가 아주 많은데도 장황하지 않고 상상이 바로바로 되는 신비한 문체였다. 특히 스즈와 사요가 춤추는 장면이라던가.


살아오며 책을 많이 읽어온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나는 덕분에 읽으면서 여우피리라는 소설+ 머릿속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한편을 봤다. 세상에나 생각치도 못한 1+1?!ㅋㅋㅋ 영화같은 연출을 글로 옮겼다는 느낌이 이런걸까. 작가님의 또다른 작품을 찾아봤는데 유명한 작가님이셨다.

문학상도 받으셨고, 소설이 애니화도 많이 되었고. 작년 개봉연기된 '사슴의 왕' 극장 애니메이션도 원작을 쓰셨다고 하니. (연기개봉날짜는 올해라고함.) 여우 피리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었으니 다음에 꼭 사슴의 왕도 읽어봐야겠다 싶은^^


또 책에 인물의 설명만 되어있을 뿐, 직접적인 묘사일러스트가 없어 상상자유도가 높아 더 좋았던 것 같다. 모두의 상상속에서 각자의 사요가 있고 노비가 있고 코노하마루가 있고, 그 외 매력적인 인물들도 살아있는 것이다. 책속에 흑백수채화같은 조그만 일러스트가 귀엽다.


그리고 얼마 전 안 사실이지만, 이 책은 사실 매화책방이라는 곳에서 펀딩으로 제작되어진 첫 책이라고 한다. 너무 늦게 알아서 못했는데, 일정이상 펀딩하면 예쁜 책갈피를 준다. 참여하지 못해 많이 아쉬움이 크다. ㅠㅠ 개인적으로 매화책방지기님의 후기도 무척 좋았는데 이런 감성을 잘 신경써서 내주신 것 같다. 책도 너무 예뻤고...! 앞으로도 매화책방책을 눈여겨 볼 것같다. 지기님이 또 이런 책들 많이 가져와주셨으면...! 


그럼 마지막으로,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노비와 사요가 행복하길 빌며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구절과 팬아트 낙서 올리며 마치려고 한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사요 눈에는 보였다. 스즈 손에 감긴 작은 방울은 단순히 햇빛만 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그 방울 소리에 이끌려, 나비 날개의 비늘 가루처럼 반짝이는 작은 빛으로 변해 스즈를 향해 모여들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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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1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1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