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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물건을 사고 팔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트렌드 코리아 2012’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트렌드 코리아 2012가 제시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생각과 의견 반영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1부 2011년 소비 트렌드 회고와 2부 2012년 소비 트렌드 전망으로 나뉘어 있다.
2011년의 소비 트렌드 회고 부분은 아마도 ‘트렌드 코리아 2011’에서 제시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지난 2011년에 발생한 사례들을 제시하므로써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어떤 영향이 일어났는지 서술 하고 있다. 물론 딱딱하고 시사적인 소비사례들도 있으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도 중간 중간 삽입하여 책을 읽을 때 지루하지 않게 서술한 점도 눈에 띈다.
2011년 소비트렌드의 회고 부분중에서 몇가지 동감가는 부분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식품 분야이다.
「커피믹스의 프림 성분이 조금 바뀐 것만으로 시장의 오랜 판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남양 유업은 커피믹스 시장에 진입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적 합성품 카제인 나트륨 대신 천연 원료인 무지방 우유를 사용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부각시켰다. (중략) 그동안 맥심(점유율 78%)과 테이스터스 초이스(17%)가 양분하고 있던 커피믹스 시장을 3강 구도로 재편하는 성과를 거뒀다.」 P.38
김태희와 강동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배우를 사용한 남양유업의 모 커피광고는 아직도 인상깊다. 다른 기업의 커피광고도 대형 배우들을 이용하긴 하지만 이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은 이유는 역시 카제인 나트륨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제인 나트륨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광고에서 카제인 나트륨 대신 저지방 우유를 넣었다. 라는 멘트만으로 사람들은 쉽게 눈이간다. 평소 가지고 있던 나트륨의 안 좋은 인식과 저지방이면 살이 찌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이다. 나도 평소 즐겨 먹던 맥심커피믹스에서 남양기업의 커피로 갈아탔는데 왠지 건강에도 좋아 보이고 맛도 깔끔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카제인 나트륨이라는 미세한 변화에도 식품분야가 크게 흔들리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부분은 크게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2011년 빼 놓을 수 없는 분야는 역시 소셜 미디어 분야인 것 같다.
「개방성은 이제 우리 시대의 정신이 됐다.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써 고객과의 소통과 공감을 도모하려는 트렌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확산을 타고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P. 55
2011년에는 군대라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대폰도 이용할 수 없고 인터넷도 잘 사용할 수 없는 처지여서 사실 소셜네트워크의 파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었는데 휴가를 나오고 전역을 해보니 엄청난 파급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트위터, FACE BOOK, 미투데이 등은 한번 쯤은 접해보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것 같다. 길을 걷다가도 다른 사람들의 소식이 궁금하거나, 나의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스마트폰의 발달과 맞물려서 크게 흥한것이 아닌가 싶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게 아마 소셜커머스이지 않나 싶다.
「온라인 영역에서 2011년 즉석경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영역은 단연 소셜 커머스다. 소셜 커머스 시장 매출액은 2010년 500억 원에서 2011년 8월 현재 5천억 원 규모로, 8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10배나 커져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P. 79
처음에 TV광고로 접한 소셜커머스는 혹시 사기가 아닐까 의심했다. 엄청난 할인율로 시청자들을 혹 하게 하고 돈만 가로채는것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는 즉석경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온 상품이였고, 여러명이 구매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지만 소비를 권장하는 역할을 한다. 고등학교 경제시간에 배운 소비를 많이 해야 돈이 돌아서 생산도 늘어나고 경제가 부흥한다라는 말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소비문화가 아닐까 싶다.
2011년 회고를 돌아보면 큰 이슈가 됬던 소비트렌드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어서 일년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런점은 고쳐나가야 되고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제시해 주기 때문에 반성의 기회도 되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등장하는 신조어 사전은 신선하고 재미있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신조어도 간혹 등장했다.
2012년의 소비트렌드는 키워드는 용띠해에 맞게 DRAGON BALL이다.
Deliver true heart -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 fever - 이제는 로가닉 시대
Attention! Please - 주목경제가 뜬다
Give'em personalities -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ver the generatioin - 세대 공감 대한민국
Neo - minorism - 마이너, 세상 밖으로
Blank of my live - 스위치를 RJ라
All by myself society - 자생,자발,자족
Let's 'plan B' - 차선, 최선이 되다
Lessen your risk - 위기를 관리하라
이렇게 무려 10개의 키워드를 잡고 2012년에 예상되는 소비 트렌드를 제시하였다.
몇가지 공감가는 부분을 소개하자면 또 다음과 같다.
「다른 방송사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몰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개그콘서트>가 10년 넘도록 한결같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일상의 작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꼭지에 있다고 보인다.」P. 193
개그콘서트의 요즘 상당히 상승세를 끌고 있다. 개그의 방향이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공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부분이 예전에 코미디에서 주로 했던 몸을 이용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보다 더 잘 먹히는 것이다. 공감, 즉 진정성을 요구하는 부분에 소비자들은 움직일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나 또한 내가 좋아하고 공감이 많이 가는 것에 선뜻 소비를 하는 편이라 더욱 공감이 간다.
캐릭터들을 자주 사용하는 소비행태도 2012년에도 이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요즘 직장인의 책상 위에는 메리츠 화재가 최근 선보인 ‘걱정인형’ 캐릭터 하나쯤은 놓여있을 만큼, 캐릭터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P.241
캐릭터들의 등장은 상당하다. 무생물에게 인격을 대입하고 인간적인 면을 찾으려는 것이다. 책에서도 주장했듯이 감정이입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소비자들이 소비물에 감정이입을 불어 넣으므로써 자신이 소비를 해야한다는 인식과, 소비에 대한 후회가 없어지니 말이다.
마이너적인 정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유니클로’의 사례도 상당히 공감이 갔으며, 실현 불가능한 방안 대신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플랜 B’방법 등도 상당히 공감이 갔던 키워드 들이었다.
소비문화를 예측하는 책 답게 전반적으로 독자들이 공감가고 예측가능할 만한 소비 트렌드를 제시해 주고 있으며 2012년에는 어떻게 소비를 하면 현명할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사실 소비문화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항상 내가 원하던 것은 결국 못사고 엉뚱한 것을 사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을 의식해서 소비를 하는 경우도 있고, 돈 문제나 여러 가지 영향력에 미처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하듯 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하는 경향도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듯이 2012년의 경제 방향은 그리 만만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구색을 맞추기도 쉽자 않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나름의 현명한 추구를 해야 할 것이며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먼저 읽고 시장에 내 놓아야 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2는 그런 면에서 소비자와 생산자의 입장을 잘 고려해서 앞으로의 소비시장을 알려주는 지표 같은 책이었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꼼꼼하게 읽어 내려가느라고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던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