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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워즈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평점 :
<<파이팅워즈>>는 <<맨발의 소녀>>로 뉴베리 아너 상을 받은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의 두번 째 뉴베리 수상작으로, 성범죄 피해자인 10대 아이들의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며, 그들의 한 주변인으로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담대한 열한 살 소녀 델라는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덤덤하게 이어가면서 유쾌함도 잃지 않는 화자이다. 흡입력 강한 이야기에 빠져서 오랜만에 한 호흡으로 완독했다.
델라의 엄마는 마약 중독자이며 감옥에 있다. 델라는 아빠가 다르지만 그녀를 끔찍히 사랑하는 수키언니와 엄마의 동거인 클리프턴 아저씨와 셋이 함께 살았다.
클리프턴은 트럭 운전수로 금요일에만 집에 들어오고, 금요일은 수키에게 지옥같은 날이 된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수키는 외출했다 들어오는 길에 클리프턴이 델라에게 몹쓸짓을 하려는 순간을 목격하고 동영상을 찍게 된다. 자매는 겨우 도망쳐서 티나네 도착하고, 티나 엄마의 신고로 클리프턴은 감옥에 수용되었고, 곧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자매는 마녀가 있던 임시 아동 보호소를 거쳐 위탁가정인 프랜시스 아줌마네로 오게 됐다. 수키는 티나 엄마에게 신고하지 말것을 사정했으나 수용되지 않았음에 분노하고, 자신의 비밀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티나를 두려워하며 피하게 된다. 수키는 밤마다 악몽을 꾸며 힘들어하고, 프랜시스 아줌마는 사회복지사에게 수키가 치료를 받아야할 것 같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그대로 시간이 흐르고 수키는 자살시도를 한다.
이 일로 언니가 자신을 위해 금요일 밤마다 눈송이같은 일을 당했음을 알게 되고 자책하던 델라는 프리몬트 박사님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이런 끔찍한 일이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음에 놀라게 된다. 서서히 회복한
델라는 이 문제를 조용히 넘기지 않기로 작정하고 학교에서부터 행동하기 시작한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금요일에는 알바를 하며 지옥같은 시간을 잊으려고 애쓰는 수키의 모습이 애잔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고, 스트레스와 난관에 부딪쳐도 꿋꿋하게 이겨내 마침내 자신을 통제하고, 자신만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해 두 주먹 불끈 쥐고 이를 악물며 맞서 싸우는 어린 델라의 용기가 돋보인다.
우리 삶의 단면을 조명하는 이야기에 울컥하고 가슴이 쓰리지만, 무심한듯 작은 관심과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는 프랜시스 아줌마와 교장선생님. 수키와 델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걱정하는 찐친 티나. 푸드 시티에서 만난 호의적인 메이블린 아줌마와 토니 아저씨.프리몬트 박사님.. .이들이 있어서 수키와 델라는 당찬 목소리를 내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게 아닐까.
과제로 내준 가계도 그리기가 다양한 가족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본테 선생님처럼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잃은 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책속의한줄
때로는 말하기 위해서 용기를 끌어모아야 하는 이야기도 있다. p.48
사람은 나쁜 일을 당하면 머릿속이 엉망진창으로 될 수 있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p.187
네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 원래 아이들은 어른이 돌봐야 하는 거야. 너희 둘 다 이렇게 상처받으면 안 되는 거였어. p.214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은 치유될 수 있어. 얼마든지 더 나아질 수 있지. p.238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을 때 세미콜론을 써. 이걸 보면서 계속 떠올리고 싶었어. 내 글은.., 내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p.26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