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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퀸의 대각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평점 :
두 말할 필요없는 타고난 글쟁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 <<퀸의 대각선>>은 체스대회에서 시작되어 세계를 무대로 평생에 걸쳐 이어지는 두 소녀의 대결을 그린다.
책 전반에 걸쳐 니콜과 모니카는 확연하게 대조적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들은 매년 12월 31일에 주요 사건을 다루는 tv방송을 보면서도 거시적 관점으로 집단의 흐름을 쫓거나 미시적인 관점으로 인물에 흥미를 느끼는 등 상반된 시선을 갖는다.
아일랜드인의 피가 흐르는 니콜은 오토포비아이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나고 자랐다. 스코틀랜드인의 피가 흐르는 모니카는 미국 뉴욕에서 자랐고 안트로 포비아이다.
두 소녀가 10대 시절에 일으킨 사건 사고는 가히 놀랄만 하다. 특히 니콜이 개를 이용해 아버지 농장의 양떼들을 절벽으로 떨어지게 이끌어 몰살시킨 사건은 정말이지 입이 쩍 벌어진다.
10대에 세계 체스 대회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니콜과 모니카. 니콜은 폰으로 장벽을 쌓으면서 모니카를 압박한다. 모니카는 비숍 두 개로 공격을 시도하지만 관중들이 체스 테이블로 점점 모이는 통에 모니카는 현실도, 게임도 점점 더 불편해지고 결국 게임에서 지고 만다. 그때 모니카가 니콜의 목을 있는 힘껏 조르기 시작한다.
이렇게 인상적인 만남의 시작은 두 번째 세계 체스 대회에서 모니카가 우승을 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니콜이 거짓 테러 협박 신고를 해서 모니카의 엄마가 압사사고로 숨진다. 두 소녀의 계속되는 보복은 모니카가 니콜의 아버지를 죽이고, 니콜이 모니카의 한 쪽 다리를 잃게 하고, 모니카는 니콜의 한쪽 눈을 멀게 만든다. 개인의 증오와 대립은 세계무대로 이어지고 냉전, 후세인의 이라크 전쟁, 뉴욕 세계 무역 센터 테러, 핵 협정 등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그녀들의 입김이 작용한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니콜은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철학을 신조로 삼고 살아간다. 사회학 교수에서 IRA에 새로운 테러 방식을 제안하는 걸 시작으로, 군중과 집단 공포를 활용하는 대규모 작전을 펼치는 KGB장교로서 기획하는 작전마다 성공을 거두며 승승장구한다.
창의력과 독창성을 지닌 인물 하나가 국제 지정학 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니카는 소피의 부탁으로 M15를 돕는 걸 시작으로 미군을 위해 일하게 된다. 역시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소령으로 팬타곤에서 근무하다가 회의를 느끼고 다시 혼자를 자처해 지나온 사건들을 되짚으며 매일 자신의 내면과 만나며 피닉스라는 필명으로 여러권의 책을 집필하게 된다.
여든 다섯, 몰래 비밀 병기를 준비한 니콜은 평온한 삶을 살던 모니카를 찾아와 체스 게임을 청한다. 목숨을 건 최후의 결전이다. 과연 이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될까. 니콜의 비밀 병기는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동시에 한자리에 모일 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그것의 장단점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가 이 책을 썼다는 저자는 니콜과 모니카의 대결에서 승자는 누구일지,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는 독자들에게 맡기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는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저자의 견해는 충분히 어필한 것 같다.
"집단이냐 개인이냐. 이건 철학과 세계관의 문제야. 우리는 상반된 인식을 가졌지만 어떤 면에선 상호 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어.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거나 틀린 게 아니니까." book2/ p.270
언제나 그렇듯 저자의 박학다식함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세계를 거대 체스판으로 보고 접근해 근현대사, 지정학과 세계 정치에 관한 광범위한 서술로 다채롭게 세계사를 전달한다. 소설 중간중간에 보다 정확한 사실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두 여자를 통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서로 다른 세계관 차이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쫓고 쫓기며 결투를 이어가는 명장면들로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한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몇몇의 압사 사건묘사로 이태원 사고가 떠올라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인류라는 거대한 집단의 일원이야. 그 말은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뜻이야.
BOOK1 / p.156
네이버카페 미자모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