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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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生>은 부모에게 버려진 아랍인 모모가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를 맡아 키우던 유태인 로자 아줌마와 함께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릴 때는 로자 아주머니에게 보살핌을 받았지만 로자아줌마가 쓰러진 뒤로는 모모가 아줌마를 보살피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모모는 생에 관해서 하나둘 알아가게 된다.

만족하는 인생은 없다고. 사실 요즘 내내 이것저것 불만투성이인 나였다. 책 읽는 것도 시큰둥하고 인간관계도 그렇고 여하튼 요새는 전부 그냥 다 그랬다. 그리고 오늘, 이 책을 다 본 뒤 나는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리고 내 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보게 된다. 오늘 밤은 잠도 잘 안 올 것 같아서 밤새 책이나 더 실컷 읽고 자야겠다. 마지막으로 모모가 한 말을 덧붙여본다.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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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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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말랑말랑한 책을 읽고 싶어 집어든 책이었는데 사실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나가진 않았다. 시간여행을 하는 남편과 그의 아내라는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기-승-전-결이라는 소설의 체계를 따져봤을 때 이 소설은 커다란 위기없이 기-승-결로 끝난 것 같긴 했는데 아마도 시간여행이라는 소재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하다. 시공간을 옮겨다는 남자이긴하나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언제 어느때 언제 잠들지 모르는 기면증 환자처럼 슉~하고 사라지고 마니 주제가 무거울 수 밖에.

하이튼 작가는 영원한 사랑의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듯하고 쬐끔 심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풀어나간 것 같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한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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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남녀 교양인문학 - 상식에 대한 가벼운 접근 보통남녀 교양인문학 vs 상식에 대한 가벼운 접근 1
김숙영 지음 / 플럼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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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흔히 우리가 오해했거나 헷갈리는 것들을 VS를 달아 쉽고 재밌게 설명해준다. 예를 들자면, 프로이트VS 킨제이, 서태후VS이멜다 마르코스, 푸아그라VS베이징덕 등?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 깊이감이 없다는 사실이 약간 아쉽긴하지만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선 책 뒤에 있는 참고문헌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족함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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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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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제법 오래 들고 있었는데 사회학 책 치고는 내용이 얼마나 어마무시하던지 당분간 소고기는 입에도 댈 것 같지 않다는. 내용은 책 제목에서 알려주는 그대로다. 육식의 폐해 결국 육식을 하지않는 게 환경적으로도 인류학적으로도 좋다는 이야기다.

제레미 리프킨은 엄청난 자료들을 바탕으로(총 462쪽 중에 주석과 참고문헌이 100페이지를 차지한다. ) 정말 조근조근이 육식에 대해서 두서있게 이야기한다. 나는 특히 3부 쇠고기의 산업화 부문에서 도저히 책장을 제대로 넘길 수 없었는데 쇠고기 해체공정을 읽는 순간 정말 머리가 지끈거렸다.

왜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지를 미국인 학자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고발하는 이야기. 비단 미국산 소뿐아니라 상업화 된 육식섭취를 왜 줄여야하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를 잘 설득시키는 책. 간만에 수능생 느낌으로 줄 쫙쫙치며 생산적으로 읽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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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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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장을 덮으며 기분 좋은 북받침이 일었다.
아~ 이런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실은 몇 달전에 이 책을 사 놓고도(그 때가 아마 반값 할인 기간이라 정신없이 퍼 담았던 듯하다) 내내 읽지않고 있었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엔 자세한 리뷰는 잘 읽어보지 않는터라 책 제목만 보고는 지리산에 세워진 대안학교 이야기쯤 되겠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선뜻 손이 가진 않아서였다. 대안학교 이야기가 싫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읽기를 미뤘을 뿐이랄까. 근데 짐작했겠지만 이 책은 대안학교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어떻게 요약해야할까? 대도시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 지리산으로 와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쯤? 분명 이게 이 책을 제일 간단하게 요약한 게 맞긴한데 이걸로는 왜 90프로 부족한 느낌일까? 어쨌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고 매주 신문에서 연재되던 이 이야기 덕에(연재분을 묶어놓은 책이다) 지리산이 북적북적해지고 그 삶을 동경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사실은 나도 한적한 시골 우체국쯤 발령을 받아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사람인데 책을 읽으며 그걸 실행에 옮겨 지리산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작가인 내 친구는 매주 지리산엘 간다. 지리산에서 반려자를 만난 그녀는 나중에 지리산에 정착할 거라며 날마다 터를 보러다닌다고 했다. ㅋㅋㅋ 은행원인 남편을 쪼아 미리 가서 살고 싶지만 그 근처엔 그 은행의 지점이 없어 지리산에 정착하려거든 은행을 접어야한다며 당장에는 못 내려가니 일단은 터를 보러 다닌다는 핑계를 댄다. 나는 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지리산을 좋아하고 섬진강을 좋아하는지. 그래서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지리산엘 간다는 사실을.

아직은 용기도 없고 뚜렷한 계획도 없는 나는 부럽다.
가진 것과 자유는 철저히 반비례 한다는데 가진 것도 없는 나는 아직 도시의 삶을 버리고 자유를 찾을 만큼의 용기는 갖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아름답게만 그리고 조금은 동화스러운 느낌까지 드는 글들 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장을 덮으며 벅찬 마음을 들게 해주는 그리고 입가에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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