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장을 덮으며 기분 좋은 북받침이 일었다.
아~ 이런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실은 몇 달전에 이 책을 사 놓고도(그 때가 아마 반값 할인 기간이라 정신없이 퍼 담았던 듯하다) 내내 읽지않고 있었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엔 자세한 리뷰는 잘 읽어보지 않는터라 책 제목만 보고는 지리산에 세워진 대안학교 이야기쯤 되겠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선뜻 손이 가진 않아서였다. 대안학교 이야기가 싫었던 건 아니고 그냥 읽기를 미뤘을 뿐이랄까. 근데 짐작했겠지만 이 책은 대안학교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어떻게 요약해야할까? 대도시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 지리산으로 와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쯤? 분명 이게 이 책을 제일 간단하게 요약한 게 맞긴한데 이걸로는 왜 90프로 부족한 느낌일까? 어쨌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고 매주 신문에서 연재되던 이 이야기 덕에(연재분을 묶어놓은 책이다) 지리산이 북적북적해지고 그 삶을 동경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사실은 나도 한적한 시골 우체국쯤 발령을 받아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사람인데 책을 읽으며 그걸 실행에 옮겨 지리산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작가인 내 친구는 매주 지리산엘 간다. 지리산에서 반려자를 만난 그녀는 나중에 지리산에 정착할 거라며 날마다 터를 보러다닌다고 했다. ㅋㅋㅋ 은행원인 남편을 쪼아 미리 가서 살고 싶지만 그 근처엔 그 은행의 지점이 없어 지리산에 정착하려거든 은행을 접어야한다며 당장에는 못 내려가니 일단은 터를 보러 다닌다는 핑계를 댄다. 나는 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지리산을 좋아하고 섬진강을 좋아하는지. 그래서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지리산엘 간다는 사실을.

아직은 용기도 없고 뚜렷한 계획도 없는 나는 부럽다.
가진 것과 자유는 철저히 반비례 한다는데 가진 것도 없는 나는 아직 도시의 삶을 버리고 자유를 찾을 만큼의 용기는 갖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아름답게만 그리고 조금은 동화스러운 느낌까지 드는 글들 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장을 덮으며 벅찬 마음을 들게 해주는 그리고 입가에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