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스펙트럼
신시아 오직 지음, 오숙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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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만으로도 인물이 겪은 추위와 고통이 느껴진다. 이 짧은 소설은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어떠한 폭력과 핍박을 겪고있음을 드러낸다. “스텔라는 추웠다. 뼛속까지 추웠다. 지옥인가 싶은 추위였다.” 소설의 첫 문장은 역설적이게도 짧은 소설을 길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아이를 안고 끝이 보이지 않는 거리를, 매서운 추위 속을 걷는 소녀를 눈앞에 그려지게 한다. 이어지는 섬세한 묘사는 처절한 감정마저 느끼게 만든다.

나치의 압박을 직접 겪지도 않고 밀접한 관련도 없지만, 이러한 참혹함을 아름다우리만치 섬세하게 그려낸 신시아 오직의 표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비슷한 역사가 존재하는 나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먼 나라의 비극마저 다시금 떠올려보게 했으니 말이다. 우리에겐 내것이 아닌 참혹한 현실도 나의 일처럼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것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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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바게트
실키 지음 / 현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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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웹매거진 <마탕>에서 연재된 『김치바게트』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김치바게트』는 실키 작가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와 그림체로 동거 문화, 담배, 임신 중절, 인종 차별 등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피소드마다 10컷 내외의 적당한 분량으로 이야기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인도, 프랑스인도 이 책을 읽으면 서로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 독자들을 대상으로 ‘아시안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김치바게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팬데믹 기간을 보내던 2021년, 수없이 다양한 차별을 피부로 겪으며 이 그림 에세이를 구상했을 실키 작가에게 커다란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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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관장이 말하는 이건희 컬렉션 - 어느 수집가의 찬란한 결실
이종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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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건희가 어떻게 자신만의 고유한 취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컬렉션을 완성해갔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미술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그의 수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작품에 관한 설명을 읽다보면 호안 미로의 작품 앞에서, 이중섭의 작품 앞에서 압도되었던 순간이 떠오르며 작품 앞으로 나를 데려간다. 수집품 한 점이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의 손을 거쳐 이건희의 손에 들어갔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역사를 지녔으며 수집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화가 있었는지까지 알 수 있다. 미술을 사랑하고, 삼성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에 한 번이라도 가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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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산만한 사람들을 위한 집중력 연습 - 실리콘밸리 최고 ADHD 임상 전문가의 산만함을 극복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
필 부아시에르 지음, 안진이 옮김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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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라는 병명이 대중화되면서 너도나도 ADHD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나 자신이 ADHD가 아닐까 의심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이 책은 ADHD에 대한 오해를 풀어줌과 동시에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특히 점수를 매겨 인지 유형을 진단하거나 작업기억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자각 테스트 등 책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또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연습과 팁, 그리고 요약을 통해 일상 속에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알려준다. 심리 테스트를 하는 것처럼 체크하며 읽는 것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했다. 집중력에 대한 글은 백 번 보아도 새롭게 느껴진다. 나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1장의 제목처럼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파악하고 나의 산만함을 해치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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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시네마틱 노블 2
전혜진 외 지음 / 허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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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속도로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지 모를 까마득한 먼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마음은 종을 초월하고 심지어 생물과 무생물마저 초월한다. 이 책에서 여섯 작가는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미래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SF소설에 기대하는 바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적당히 복잡하고 짜임새있는 세계관, 그리고 인간성을 기대한다. 세계관을 빌려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길 기대하는데 이 소설집은 누구나 술술 읽을 만큼만의 어려움을 지녔고, ‘사랑’을 주제로 엮은만큼 감정적인 부분까지 충족한다.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고 싶은 연말에 꼭 어울리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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