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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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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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자이언트 픽
이유리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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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라인업!
제목과 표지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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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언어가 될 때 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이소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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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조금 어려워 평소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문학과 지성사의 ‘채석장’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번에 나온 ‘채석장 그라운드’는 해외의 정치, 사회, 예술 에세이를 소개해온 ‘채석장’ 시리즈에 이어지는 것으로 국내 필자들의 에세이를 다양한 형식에 담아서 소개하는 시리즈이다. 다양한 출판사의 자리 잡힌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 ‘채석장 그라운드’도 좋아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다.

각 장의 중심 소재를 ‘X(곱하기)’로 연결하여 단순한 연결보다 각 주제가 교차되고 있음을 드러내며 이 주제들이 분리가 되어있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규정 지으며 연결되는 개념임을 보여준다. 보편X특수, 지식X권력, 나X너, 계급X여성, 자본X시간, 생산X소비 총 6장으로 되어 있으며 이 목차를 통해 저자는 솔직한 자기 이야기를 전개한다.

평소 ‘나는’, ‘내가’와 같이 시작하는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정보성을 띠는 글을 읽을 땐 객관적이고 검증된 결과만을 보고 싶은데 자기 중심적인 말을 신뢰성을 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의도적으로 ‘나’를 드러낸다. 이 글은 인간 보편의 생각이 아니고, 진리도 아니며 그저 자신의 주장과 생각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판의 여지를 열어두기 위함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나’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며 쓴 글이기에 읽고 받아들이기 편했다. 의도대로 쉽게 쓰인 이 글을 통해 지금과 다른 세상을 상상하며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고 함께할 누군가가 분명히 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나는 어떤 누구라도 소외된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면, 그런 관점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면, 질문하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디에 발 딛고 서 있는지, 내가 그로 인해 누군가의 고통에 무감한 것은 아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합당한지, 우리가 어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제기하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낼 수 있을지 치열하게 질문하고 치열하게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내가 가졌던 이런 마음, 나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존재들을 간단히 지워버리고 싶은 이 마음을 우리는 ‘혐오’라 부른다.

📎 나는 우리가 지식을 생각할 때, 그 지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그러한 지식이 어떠한 존재들을 없는 존재로 가려내어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는지에 대해서 사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찰이란 어떤 것이 옳고 그르냐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는 특정한 방식을 되돌아봄으로써, 내가 어떠한 맥락에서 권력자로서 지식과 영합하는지 사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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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을유사상고전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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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많은 출판사에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하지만 서점에 갔을 때 단연 눈에 띄면서도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전집은 을유문화사의 을유세계문학전집이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시리즈를 다 갖고 싶게 만드는 을유사상고전 중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을 좋은 기회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664쪽이라는 압도적인 페이지수에 책을 펼치기 전 살짝 겁이 났지만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말을 664쪽이나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행간과 자간도 비교적 좁아 지식이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양장이 아니라 오히려 보다 가볍게 다가갈 수 있었다.

10년 만에 나온 개정 증보판인만큼 기존의 책에서 대체적으로 일반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이 담긴 장을 중심으로 보충했다고 하는데, 과연 본래로서도 흥미로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더욱 돋보이는 보충 작업이었다.

제1부 행복론, 제2부 인생론, 마지막 참고 자료 색채론까지. 흥미로운 것들 투성이였는데 그 중 나의 관심사인 행복론이 가장 인상 깊었다. 우리는 약한 본성을 타고났기 때문에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존재를 지나치게 의식하지만 알고 보면 그것이 우리의 행복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그의 이론이 평소 나의 생각과 일치했다.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담긴 글을 읽을 때면 이 사람은 인간을 싫어하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이 664쪽의 두꺼운 책을 읽고 든 나의 결론은,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을 혐오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단 거다.

📎 따라서 자신의 내부에 비치는 것의 가치를 단순히 타인의 눈에 비치는 것과 비교해서 올바르게 평가하면 행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자에 속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생존 기간에 포함되는 모든 내용, 우리 존재의 내적인 내용, 즉 ‘인간을 이루는 것’과 ‘인간이 지닌 것’이라는 항목으로 앞서 고찰한 모든 자산이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장소는 바로 자신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타인에게 비치는 장소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의식이다. 즉 그것은 우리가 타인의 눈에 비치는 표상이며, 그와 아울러 그런 표상이 불러일으키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런 것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다시 말해 우리에 대한 타인의 태도가 그러한 표상에 의해 규정되는 한, 존재하는 것에 불과하다.

📎 청년기에는 자주 인간 세계에서 버림받은 느낌을 받는 반면, 노년기에는 인간 세계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는다. 전자의 불쾌한 느낌은 인간 세계를 잘 모르는 데 기인하고, 후자의 유쾌한 느낌은 인간 세계를 잘 아는 데 기인한다.

📎 현재는 객관적 현재와 주관적 현재라는 두 개의 절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객관적 현재만이 시간이라는 직관을 형식으로 지니고 있으므로, 끊임없이 굴러간다. 주관적 현재는 확고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언제나 동일하다. 우리가 진작 지나간 과거를 생생히 기억하는 것, 그리고 존재의 덧없음을 인식하면서도 우리의 불멸을 의식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 우리가 관계 맺으며 행하는 모든 일에서 우리는 다소간 끝이 다가오기를 바라고, 조급하게 끝내려고 하며, 끝이 나며 기뻐한다. 다만 전반적 끝, 모든 끝의 끝만큼은 대체로 되도록 멀리 있기를 바란다.

📎 인간 혐오자인 뮈송이 혼자서 웃고 있다가 혼자 있으면서 도대체 왜 웃고 있냐는 뜻밖의 질문을 받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바로 그 때문에 웃고 있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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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 문지 스펙트럼
뱅자맹 콩스탕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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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와 엘레노르,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수기 형식으로 엮은 뱅자맹 콩스탕의 소설. 고백체로 쓰여진 점이 매력적이었고 그렇기에 더욱 솔직한 감정이 느껴졌다.

엘레노르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는 순간, 사랑이 엘레노르에게 닿고 둘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 격정적인 둘의 사랑, 그리고 끝의 순간까지. 제목 그대로 아돌프의 사랑을 곧이 곧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인물에 대한 별다른 묘사 없이도 이런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니. 아돌프가 하는 사랑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더라도 그 감정에 대한 묘사만큼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사랑은 나에게인생의 전부였지만. 당신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책을 덮으면 나오는 문장이 깊게 와닿는다.

📎 우리가 약한 마음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기려면, 우선 마음속에 있는 관대함을 모두 때려 부수고, 충실함을 모두 찢어발기고, 고상하고 훌륭한 것을 모조리 희생해야 한다.

📎 만약에 몇몇 사람이 이 같은 일반적 운명에서 벗어난다고 하면, 그들은 필경 마음속에 남모르는 정신적 상처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대개의 웃음거리 속에는 죄악의 씨앗이 숨겨져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비웃지 못한다. 왜냐하면 비웃음이 솟구치던 마음의 웅덩이에는 모멸감이 대신 들어차고, 그 모멸감은 침묵한 상태로 그 자신을 누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언제나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우리 자신의 무력함이나 나약함 따위를 체면이나 자존심으로 가장시키는 버릇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부분,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관찰자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 환경이라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자신의 성격인 것입니다.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과는 그 관계를 끊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니지만, 자기 자신과는 관계를 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환경을 바꾼다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벗어나고 싶던 고통을 다른 환경 속에 옮겨다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자리를 옮기면서도 제 자신을 바로잡을 수 없다면, 그것은 오로지 뉘우침 위에 양심의 가책을 보태고 고뇌에 과오를 덧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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