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의 사랑 문지 스펙트럼
뱅자맹 콩스탕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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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와 엘레노르,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를 수기 형식으로 엮은 뱅자맹 콩스탕의 소설. 고백체로 쓰여진 점이 매력적이었고 그렇기에 더욱 솔직한 감정이 느껴졌다.

엘레노르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는 순간, 사랑이 엘레노르에게 닿고 둘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 격정적인 둘의 사랑, 그리고 끝의 순간까지. 제목 그대로 아돌프의 사랑을 곧이 곧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인물에 대한 별다른 묘사 없이도 이런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니. 아돌프가 하는 사랑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더라도 그 감정에 대한 묘사만큼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사랑은 나에게인생의 전부였지만. 당신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책을 덮으면 나오는 문장이 깊게 와닿는다.

📎 우리가 약한 마음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기려면, 우선 마음속에 있는 관대함을 모두 때려 부수고, 충실함을 모두 찢어발기고, 고상하고 훌륭한 것을 모조리 희생해야 한다.

📎 만약에 몇몇 사람이 이 같은 일반적 운명에서 벗어난다고 하면, 그들은 필경 마음속에 남모르는 정신적 상처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대개의 웃음거리 속에는 죄악의 씨앗이 숨겨져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비웃지 못한다. 왜냐하면 비웃음이 솟구치던 마음의 웅덩이에는 모멸감이 대신 들어차고, 그 모멸감은 침묵한 상태로 그 자신을 누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언제나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우리 자신의 무력함이나 나약함 따위를 체면이나 자존심으로 가장시키는 버릇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부분,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관찰자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 환경이라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자신의 성격인 것입니다.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과는 그 관계를 끊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니지만, 자기 자신과는 관계를 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환경을 바꾼다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벗어나고 싶던 고통을 다른 환경 속에 옮겨다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자리를 옮기면서도 제 자신을 바로잡을 수 없다면, 그것은 오로지 뉘우침 위에 양심의 가책을 보태고 고뇌에 과오를 덧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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