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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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어찌 보면 상당히 무거우면서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16세기에 쓰여진 군주론은 지냔 500여 년간 인간철학 고전을 대표하는 도서로 자리 잡았다.

'군주'라는 직위를 가짐으로써 어떻게 하면 자신의 권력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효과적으로 다스릴지를 탐구하는 역할을 해주고 인간성을 비춰주는 도서이다.

군주론은 총 26장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각각의 장(章)에서는 세습군주가 뭔지, 혼합군주가 뭔지, 시민 군주국에 대해서, 군대의 중요성과 운용방법, 신의를 얻는 법과 미움을 피하는 법 등에 대해 말하며 각 장의 목차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책은 생각보다 그렇게 두껍지 않다.

처음, 중반, 끝으로 나누어 대략적으로 권력을 어떻게 얻는가, 어디서부터 권력은 행해져왔는가, 권력을 얻었다면 그것을 유지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마지막은 인간과 운명에 대해 논의하고 끝이 난다.

마키아벨리는 예전 왕조들처럼 대대로 물려받아 권위를 지키는 세습군주와 새로운 방법과 혁신적인 성과로 새롭게 권력을 차지한 신생군주라는 2가지 유형으로 군주를 나누었다.

각각의 유형들은 저마다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군주가 권력을 얻는 방법과 어떻게 활용할지를 초반부에 다룬다.

중반부에 가서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 할 군사력과 그것의 운용방안들에 대해 잠깐 기술하며, 마키아벨리는 군주로서 군사력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입장이다.

"평화는 타협과 존중이 아닌 압도적인 군사력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마키아벨리 또한 강력한 군사력만이 결국 본인의 위치와 권력을 지키고 시민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정의 질서유지와 민심 또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는 거 같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Fortuna(운명/행운)와 Virtu(노력)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있다.

Vir에서 나온 단어로 남성적인 용맹함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여러 예시를 들며 군주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말해주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마키아벨리는 운명에 맞서는, 정열적인 용맹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거 같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언뜻 보면 군주의 입장에서 정답을 제시해 주는 해답서의 역할을 한다고 보여지지만, 그 안의 내용들을 자세히 보면 꼭 군주뿐만이 아니라 '우리'라는 존재가 특정한(도전적인 상황이나 용기를 가져야 할 떄)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운명과 노력, 맹신과 공포 등 여러 주제와 예시들을 통해 여러 교훈들을 주며 결과적으로는 판단력과 그것을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거 같다.

이상을 좇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결정하고 군주로서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과정이 정의롭다고는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며,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는 때로는 차갑게 다가가야 하며 감정에 지배되면 안 된다는 것을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다.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군주론은 상당히 많은 삽화(그림, 사진 포함)와 각주와 주석에 상세한 배경과 해설도 있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반드시 한 번쯤 읽어볼 작품이며 마키아벨리의 다른 책 또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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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치호 미치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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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23년여 시간 동안 이별과 만남을 겪은 두 인물의 이야기.

7살, 15살, 29살 때 두 인물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게 된다.

유즈와 카논이라는 두 소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며, 한쪽은 부유한 집안, 한쪽은 가난한 집안으로 가정 형편은 반대였다.

어린 시절 서로 만났을 때, 나이가 들어 학생 시절에 만났을 때, 시간이 더 지나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오랜만에 만났을 때 등 이 두 소녀가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서로 잊지 않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각자의 시선으로 독립적으로 번갈아가며 표현하여 전개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책의 표지와 소설의 장르에서도 물씬 느껴지듯이 잔잔한 배경에 인물들의 심리와 내적 갈등 등을 주로 섬세하게 묘사하였고 이별과 재회에서 나오는 감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아직 꽤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드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책을 써 내려가고 일본 나오키상까지 받을 정도면 굉장한 필력을 가지고 있는 거 같고 이런 분야뿐만이 아니라 슬픈 장르나 일상물 같은 소설을 쓰셔도 충분히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시간과 사랑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20년이 더 지난 시간 동안 유즈와 카논은 서로를 잊지 않았으며 재회 할 때 나오는 사랑의 감정, 그동안 바뀐 현실 등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라는 책의 제목의 의미를 알아가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큰 여운이 있는 작품이며 운명과 사랑을 믿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거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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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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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의 흑산도 하늘길은 유배된 학자 손암 정약전(다산 정약용의 형)의 삶을 투영한 소설이지만, 그 안에 흑산도라는 동떨어진 공간, 다른 사람들과의 경계, 고독, 슬픔 등을 잘 묻어내고 있는 소설이다.

정약전은 1800년대 신유박해로 인해 신지도를 갔다가 우이도를 거쳐 최종 전라도에 있는 흑산도라는 섬으로 유배형을 받게 된다.

그곳은 자연적으로 경관은 좋았지만, 사회와 철저히 단절되어 있으므로 고독했고 그로 인해 불안감과 슬픔이 동시에 찾아오는 장소였다.

흑산도라는 섬은 전라도의 외딴섬으로 산, 바다, 자연 생물, 바다생물까지 풍부했고 물고기들과 갯벌이 펼쳐져 있다.

정약전의 저서로 잘 알려져 있는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해양물 서적이며 흑산도에 분포되어 있는 바다 생물들과 갑각류들에 대해서 담은 책으로 이곳에 분포되어 있는 물고기, 조개 등의 정보 등과 생태계, 맛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책이다.

유배라는 것은 나중에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지만 정약전은 이런 점을 극복하고 현지인의 증언과 관찰한 것을 토대로 이런 저서를 낸 것으로 보아 굉장히 신념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된다.

한승원 작가는 이러한 점을 통하여 인간은 아무리 유배라는 형벌에 처한 상황이더라도 자연을 통하여 고독과 슬픔 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으며 <자산어보>와 같은 기록을 남기는 등 자신만의 새로운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은 1800년도 당시 유교적 가치관이 가득했고 정약전은 천주교를 수용하면서 기존에 조선에 자리잡혀 있던 강력한 유교적 사상과 충돌했었다.

정약전의 천주교적 교리는 조선에서는 당연히 철저히 배제되었고 그 결과는 유배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는 유배를 가서도 좌절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본인만의 사상을 굳건히 하며 기록을 남기는 등 자신만의 의지를 유지해 살아가는 모습은 현시대 역사를 배우는 사람들과 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약간의 뭉클함을 주기도 한다.

'흑산도 하늘길'은 흑산도는 유배지로서 공간이라는 의미를 나타냄과 동시에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유배지에서 받았을 고립감과 슬픔 등의 고통을 나타내고, 하늘길은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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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들
안도 요시아키 지음, 오정화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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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중 특히 추리/스릴러 소설을 즐겨보고 작가들도 눈여겨봤지만 처음 뵙는 분이다.

조금 찾아보니 요시아키 작가는 일본의 주요 추리소설 관련 상들을 휩쓴 작가의 작품이었다.

추리소설에서 간혹 찾아볼 수 있는 타임슬립 소재를 사용하여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 소설이다.

시청 공무원 가즈오는 어느 날 호숫가로 유람선 가족여행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아들 케이스케가 자신은 전생에 '오이카와'라는 사람이었고 이 호수에서 살해당했다는 얘기를 풀어놓았다.

가즈오는 당연히 이 말을 믿기 쉽지 않았고 아들에게 나타나는 다른 이상 현상들을 이상하게 여긴 가즈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본 결과 오이카와는 실제로 있던 사람이기에 가즈오는 더더욱 혼란에 휩싸인다.

타임슬립을 통하여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지만 타임슬립도 사흘이라는 기간의 제약이 있었고, 그 안에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야 했다.

또다른 문제는 이 사건(오이카와의 죽음)을 막아낸다면 그는 과거에 죽지 않게 되고 그러면 현재 가즈오의 아들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즈오는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으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가즈오가 막으려고 했던 과거의 오이카와의 죽음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오이카와는 어떤 사람인가?, 왜 죽었나? 등 여러 질문들을 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사건에 대한 답이 나올 거 같지만 타임슬립을 여러 번 시도하면서 기존에 알던 사실들을 부정하고 새로운 사실을 맞이하여 혼란에 빠질 때, 가즈오가 과거의 죽음을 막을지 아니면 지금 잘 살고 있는 가족들을 지킬지 고민할 때 등 소설을 읽으며 독자도 제시된 질문들의 문제를 푸는 것처럼 느끼면서 몰입감을 더해준다.

단순한 타임슬립 스릴러가 아닌, 가즈오가 느끼는 선택적 고뇌와 인간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재 내 옆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고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타임슬립과 스릴러, 추리소설이라는 3박자의 결합, 선택의 기로, 선택의 딜레마, 마지막까지 전개되는 반전들은 소설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면서 몰입감을 빠지지 않게 해주는 재미있는 작품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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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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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작품은 나쓰가와 소스케 작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이다.

나쓰가와 소스케는 의학부를 졸업하고 내과 의사이기에 의료적인 이야기들도 몇몇 있지만 작품들은 대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과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이야기를 잘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고 나는 그런 점을 좋아한다.

주인공인 데쓰로는 대형병원에서 근무했었지만 대형병원 특유의 비정상적인 운영 시스템과 여동생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유로 인하여 대형병원을 나와서 시골의 한적한 동네병원으로 옮기게 된다.

대형병원은 1분 1초의 사투를 다투고 응급환자를 다루는 등 정신이 없는 곳이지만 데쓰로가 있는 병원은 한적하고 나이가 많은 환자들이 많이 온다는 특징이 있다.

그 특성에 따라 위암 말기의 환자, 뇌경색으로 인해 일상적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이 병원으로 오지만 그분들은 살려달라, 병을 낫게 해달라라는 요구사항은 하지 않는다.

이미 고치기에는 늦은 병 이여서일까, 환자로서는 그냥 편안하게 의사와 진찰을 하고 행복을 느끼기를 원하는 거같이 느껴진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어떠한 반전이나 박진감 넘치는 전개보다는 잔잔하게 독자로 하여금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게끔 구성이 되어있다.

환자들이 생명에 대한 욕구보다는 현재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까 하는 의문과 '죽음'이라는 운명을 기피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고 환자 각자만의 진찰을 통해 사연을 듣고 어느 정도의 철학적인 질문과 감동을 주기도 한다.

데쓰로의 진료실 안 책상에 있는 스피노자의 책들은 그가 환자들을 대할 때 환자들의 운명과 상황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로 남은 생에서 가치를 발견해나가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해주는 중요하면서도 티가 나지 않는 트리거 역할을 해주는 거 같다.

따뜻하면서 깊은 여운이 느껴지는 소설이었고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여운을 남기고 싶으면 읽는 것을 추천하는 소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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