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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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의 흑산도 하늘길은 유배된 학자 손암 정약전(다산 정약용의 형)의 삶을 투영한 소설이지만, 그 안에 흑산도라는 동떨어진 공간, 다른 사람들과의 경계, 고독, 슬픔 등을 잘 묻어내고 있는 소설이다.

정약전은 1800년대 신유박해로 인해 신지도를 갔다가 우이도를 거쳐 최종 전라도에 있는 흑산도라는 섬으로 유배형을 받게 된다.

그곳은 자연적으로 경관은 좋았지만, 사회와 철저히 단절되어 있으므로 고독했고 그로 인해 불안감과 슬픔이 동시에 찾아오는 장소였다.

흑산도라는 섬은 전라도의 외딴섬으로 산, 바다, 자연 생물, 바다생물까지 풍부했고 물고기들과 갯벌이 펼쳐져 있다.

정약전의 저서로 잘 알려져 있는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해양물 서적이며 흑산도에 분포되어 있는 바다 생물들과 갑각류들에 대해서 담은 책으로 이곳에 분포되어 있는 물고기, 조개 등의 정보 등과 생태계, 맛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책이다.

유배라는 것은 나중에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지만 정약전은 이런 점을 극복하고 현지인의 증언과 관찰한 것을 토대로 이런 저서를 낸 것으로 보아 굉장히 신념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된다.

한승원 작가는 이러한 점을 통하여 인간은 아무리 유배라는 형벌에 처한 상황이더라도 자연을 통하여 고독과 슬픔 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으며 <자산어보>와 같은 기록을 남기는 등 자신만의 새로운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은 1800년도 당시 유교적 가치관이 가득했고 정약전은 천주교를 수용하면서 기존에 조선에 자리잡혀 있던 강력한 유교적 사상과 충돌했었다.

정약전의 천주교적 교리는 조선에서는 당연히 철저히 배제되었고 그 결과는 유배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는 유배를 가서도 좌절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본인만의 사상을 굳건히 하며 기록을 남기는 등 자신만의 의지를 유지해 살아가는 모습은 현시대 역사를 배우는 사람들과 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약간의 뭉클함을 주기도 한다.

'흑산도 하늘길'은 흑산도는 유배지로서 공간이라는 의미를 나타냄과 동시에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유배지에서 받았을 고립감과 슬픔 등의 고통을 나타내고, 하늘길은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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