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다시 여기 있는 것들 쪽으로 돌아온다. 창문 저쪽 편에는 정원이 있는데 내게는 오직 그걸 에워싼 담장들만보인다. 그리고 햇빛이 흘러내리는 저 나뭇잎들. 그보다 더 위쪽에도 또 나뭇잎들. 또 그 위에는 태양. 그러나 바깥쪽에 느껴지는 대기의 저 모든 기쁨과 세계 위에 퍼져 있는 저 모든즐거움 중에서 내가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방의 흰 커튼들 위에 어른거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들뿐이다. 그리고 방안으로 마른풀 냄새를 끈질기게 흘려보내고 있는 다섯 가닥의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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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기막힌 진실. 영화 구경을 가느라 내버려둔 여자, 아무도 귀 기울여 들어 주는이 없어진 노인, 아무런 속죄도 되지 못하는 죽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이 세상 가득한 저 모든 빛. 이 모든 것을다 함께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것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세 가지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그러나 각자에게는 저마다인 죽음. 하여간 그렇기는 해도 태양은 우리의 뼈마디들을 따뜻하게 덥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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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한 공자가 노자를 찾아와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옛 서책들을 공부해 그것들에 대해 훤히 알고 있습니다. 옛 태평성세의 법과 의례도 줄줄 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옛 철인왕哲人들의 지혜에서 벗어난 군주들이 어째서 필멸할 수밖에 없는지, 일흔두 명의 어리석은 패자들을 예로 들어 두루 논하는 글도 썼습니다. 그런데도 세상의 제후들 가운데 나의 이상을 따른 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일이 왜 이리도 어려운 겁니까? 사람들을 이성으로 설득한다는 게 너무 힘든 일이어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올바른 길로서의 유일무이한 도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그토록 꺼려서 그런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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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음악은 소리가 작고커다란 형상은 모양이 없다.
도는 숨어 있어서 이름이 없다.
도는 만물에 베풀고, 그로써 만물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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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했다. "까마귀와 까치는 둥지의 알에서 태어나고, 새끼물고기는 거품 속에서 태어납니다. 벌과 말벌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나타나죠. 그리고 자궁에서 태어나는 우리로 말할 것 같으면, 매순간을 온전히 살면서도 그것을 상실했다고 울부짖습니다. 나는 내주변의 만물 속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에 주의를 기울인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끊임없는 변화와 하나가 되지않고서 내가 어떻게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키길 바랄 수 있겠습니까?"
"축하하오." 노자가 말했다. "이제야 깨닫기 시작하셨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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