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폭풍처럼, 식욕에 진다. 창자가 끊어지도록 진다. 나는 당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헤매며, 많은 밤 당에 취해 비틀거린다. 허리가 퍼진 지 오래이지만 수련을 하는 데 아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내 엄지발가락에는 길이가 이 센티쯤 되는 털들이 자란다. 뫠한 밤이나 쓰리쓰리한 밤.
•돼한 동시에 쓰리쓰리한 밤이면 나는 내 몸에서 나는 것들을 자로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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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진료소에 나는 수미보다 스물두 시간쯤 늦게 갔다. 보건소에서 전화를 받았을 땐 수미의 검사 결과가 나온 뒤였다.
진료소가 있는 종합병원은 내가 사십대가 되어 처음 공단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던 곳이었다. 단골 수강생이 어머니 장례를 치른곳이었고 수미가 팔이 부러졌을 때 며칠간 입원해 있던 곳이기도했다. 응급실 출입구 옆에 해바라기센터 응급지원실이 있었고 그옆엔 고압산소치료 센터가 있었다. 선별 진료소는 응급실과 센터들 사이 어디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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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름도 넘을 것 같던 느티나무가 있었다. 두부 찌꺼기처럼 비어져 나오던 수소의 고환이 있었고, 인공수정 교육 때마다 도축장에서 갖고 오던 암소의 자궁이 있었다. 땅속에 묻혀있을 가축들의 뼈와 어딘가로 헤엄쳐 갔을 산골 소년의 정충.
그리고 소년의 어떤 순간을 지켜보던 황색 소가 있었다.
테이블을 다 치운 주인은 노래가 끝나가는 휴대폰을 카운터로 갖다 놓았다. 직원은 방석을 정리하다가 노란색 스트로 몇개를 발견했고, 이리저리 돌려보다 쓰레기통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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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골에는 달빛이 한창이었다. 달빛은 마당 한가운데로 고스란히 내려와 제어할 수 없는 분노로 콧김을 뿜는 남자, 잇새로 알아들을 수 없는 신음을 내뱉으며 얼룩을 지우는 남자, 강상기를 비추었다. 나무껍질에 부딪친 물방울들이 달빛을 받으며 사방으로 튀었다.
봉우리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 거기서도 더 들어간 어떤 골짜기. 달이 뜬 밤에 나무에 물을 주는 남자. 구릉지에서 보면그 광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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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정찰기 RQ-105는 추락 직전 마지막 영상을 송신했다.
군 지휘소 지상 통제 장비 모니터에는 60도 각도로 기울어진낙엽밭이 담겨 있었다. 낙엽밭과 사선으로 맞닿은 하늘은 구름한 점 없이 깨끗했다. 잎을 다 떨군 맨가지만이 하늘 안으로 실금처럼 뻗어나가 있었다. 어디선가 빛이 새어 들어와 밭과 하늘에 물방울무늬를 만들었다. 기울어진 풍경 한쪽에 빈 벤치가있었다. 아직 누구도 앉았다 간 적이 없는 벤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산을 보며 놓여 있었다. 얼마인지 모를 시간이 지난뒤 그 위로 커다란 참나무 잎 하나가 날아와 앉았다. 나뭇잎은다시 바람에 실려 사각 정자 위로 내려앉았다. 둥근 해가 여러번 뜨고 졌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자 낙엽밭 위로는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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