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포에 질려 발버둥 쳤다. 바닷물을 마시다 다시 수면으로떠올라 공기를 들이켰다. 그런데 물에 뜨려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손과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영을 할 수 있었던것이다. 어린 시절 정말로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해변에 갔고, 어머니가 모래찜질을 하는 동안 나는 그곳에서 헤엄치는 법을 배웠던 것이다. 순간 지금보다 젊고 상태가 좋은 어머니가 하얀색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정오의 태양 아래 검게 펼쳐진 모래사장에 앉아 정상적인 다리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로 가리고, 타는 듯이 뜨거운 모래 속에는 아픈 다리를 넣고 찜질하고 있는 광경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나는 경외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같은 날 파스콸레같은 어두운 매력이 있는 청년의 관심을 받았고, 새로운 학문을 향한문이 눈앞에 열린 데다, 얼마 전까지 같은 동네 더군다나 우리 집맞은편 건물에 살던 사람이 책을 출판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특히마지막 사실은 우리도 책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릴라가 옳았음을증명했다. 물론 릴라는 책 쓰기를 포기했지만 나라면, 파스콸레의사랑에 힘을 얻고 그 어렵다는 고등학교라는 곳에서 공부를 해낸다면도나토 아저씨처럼 혼자서 책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이 잘 풀리면 릴라가 구두그림과 구두공장으로 돈을 벌기전에 내가 먼저 부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선생님 댁에 가기로 했다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나는 이때까지선생님이 자기 집에 학생들을 모두 초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사실을 일깨워주려 했지만 릴라는 너무나 특별한 일이라 우리 부모님 가운데 누구도 학교까지 찾아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 나도 모르게 소리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개의치 않고 하지를 쫓아 달려갔으나 공이 된유령 개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공은 둔치를지나서 강물 위를 한달음에 가로지르더니, 건너편에 펼쳐진너른 잔디밭으로 굴러갔다. 잔디밭에 뛰어든 하지는 이리저리구르다가 공중으로 높이 솟구쳤고, 다시 쏜살같이 내려와 풀밭에 안겼다. 그 순간만큼은 탄천의 풍경이 오로지 하지만을위해 존재하는 듯했다. 초여름날 오후, 하지는 강물의 윤슬보다. 자라나는 푸른 잔디보다 더 반짝반짝 빛이 났다. 한참을풀밭에서 놀던 하지가 다시 강물 위를 굴러서 유령 개의 모습으로 내 곁에 돌아왔을 때, 나는 아낌없이 칭찬을 건넸다. 멋지다, 하지! 정말 잘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찾은 싱크홀은 다행히 그대로였다. 다만 못 보던 안내문 한 장이 붙어 있었는데, 싱크홀이 생겨난 원인을 조사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말은 지금까지 싱크홀이 생겨난 원인을모른다는 뜻이었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알 수 없는일들이 일어나는구나. 안내문을 읽고 나자 싱크홀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