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권의 책이 그것을 공개적으로 말해보라고, 이를테면나 스스로에게 허락했어요. 그 ‘이야기‘ 와 과감히 맞서도록나를 부추긴 것이죠. 소위 문학적이라고들 하는 그 어떤 텍스트도 나를 그런 식으로 종용하지는 못했답니다. 그 책은 부르디외와 파스롱의 상속인들 Les Héritiers」이었고, 나는 그해봄에 그 책을 발견했어요. 생각나는군요. 어느 날, 내가 살던안시의 어느 서점에서 내가 가르치던 중학교의 도서관에 비치할 문고판 책들을 찾다가, 문득 내 계획을 실현하지 못하는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어요. 내 판단에 그것은 그 순간 내가훑어보고 있던 몇몇 소설보다 훨씬 더 필연적이었어요. 그런믿음이 없다면, 글을 쓰겠다고 애쓸 필요가 없어요. 같은 해에나는 「빈 장롱을 쓰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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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 당신이 말하는 정치의식이란 좌파로 기울어진 의식입니다. 좌파와 우파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전자가 지상의모든 국민과 계급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 조건의 불평등 여기에 남성과 여성 사이의 불평등도 덧붙이겠어요-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죠. 좌파를 지지하는것은 개인이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면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뭔가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일이 단순히개인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우파 전망의 바탕에는 불평등과 강자의 법칙과 적자생존, 다시 말해 현재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자유주의 경제에서 작용하는 그 모든 것을 용인하는 입장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도처에서 볼 수 있듯이, 자유주의를 필연으로 제시하는 것은근본적으로 우파의 태도이자 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자유주의를 선택함으로써 프랑스의 좌파정부는 우경화되었고, 사회 현실에 대한 의식을 상실해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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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자신을 위해, 나 자신을 은밀한 감정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글을 썼고, 누군가에게 내 일기장을 보여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답니다. 이 충동적인 태도는, 다시 말해 미적판단에 대한 무관심은,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대한 거부는(내일기장은 언제나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져 있었죠!) 내가 출판을 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도 여전히 나의 내면일기 쓰기 속에 간직되었죠. 난 내 그러한 태도가 여전하다고 믿어요. 말하자면 어떤 독자를 ‘미리 염두에 두는‘ 일에는 별로관심이 없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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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란 그저 무언가 존재한다는 그 단순한 사실 하나에도 압도당하는 이들이다. 무한한 우주의 신비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깊게 의식하기에 이들은사물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항상 결론을 유보한다. 예술가가 남긴 편지나 인터뷰가 유독 뜨거운 독설과 격정으로 가득한 이유도 아마 이러한 무력감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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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술을 표현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현실에 상징을불러올 수 있다. 상징은 매 순간 다르게 나타나는 단 한 번뿐인 사건이다. 작품 속 상징이 오직 그 작품만의 고유한 사건이듯 우리가 작품과 마주하는 경험 역시 각자에게 유일무이한 사건이다. 그렇기에 얼마나 다채로운 해석과 감상을 낳느냐가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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